고교 시니어들은 각자의 생각에 시달려 녹초가 되는 대학 지원서 작성기간이지만 부모들은 돈 문제에 대한 압박감으로 잠자리를 설치는 계절이다. 비싼 10대들. 많이 먹고 값비싼 브랜드 옷만 찾더니 이젠 또 대학 학비로 거금의 청구서를 들이밀 태세다. 매년 인플레이션을 앞지르며 치솟는 대학 학비도 학비지만 일단 대학 문에 지원서를 들이밀기까지 부모들이 투자해야 하는 돈의 액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입학 경쟁률은 해마다 치열해지고 입학과정은 점차 복잡해져 미국에서 태어난 주류사회 부모들까지도 전문가의 도움을 찾고 있는 마당이니 이민자인 한인 학부모들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겠다. 대학 입학 지원서 작성 전까지 과연 얼마나 드는 것일까? 월스트릿 저널이 항목별로 분류했다.
SAT준비반·사설 카운슬러·개인 튜더·특별활동 비용 등
고교생 자녀 대학들어갈 때까지 드는 비용 갈수록‘눈덩이’
대학 입학 지원서 작성 전까지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재정부담은 SAT 준비반, 사설 카운슬러, 개인 튜더, 재정 상담비용,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탐방 비용에 각종 악기 수강 등 특별활동 교습비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장학금 정보나 재정보조 정보는 웹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얻을 수 있는데도 갈급한 부모들은 수백달러씩을 주고 엉터리 재정 상담기관을 찾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연방교육부, 법무부, 연방무역 커미션이 지난 5월 합동으로 보고한 조사서에 따르면 장학금과 재정보조 상담에 대한 불평이 2003년에는 670건이었으나 2004년에는 4,486건으로 치솟았다. 이는 사기성 재정보조 상담기관이 많이 늘어난 탓이기도 하지만 학부모들이 갈급한 심정에 찾아갔다가 실망하고 돌아오는 사례가 많은 탓이기도 하다.
또 학부모들이 너무 서두르는 것도 문제다. 투자란 적절한 시기에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마음이 급한 학부모들은 너무 일찍 자녀들을 대입준비로 내몰기 때문에 들인 돈에 비해 효과가 적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뉴욕의 교육 전문가이자 작가인 아담 로빈슨에 따르면, 대학 탐방은 적어도 11학년 때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며 10학년에 PSAT나 SAT 준비시험을 치러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때는 SAT 연습책자 한두 권 사는 것으로 그쳐야지 본격적인 SAT 준비반에 등록시키는 것은 돈 낭비라고 그는 일러주고 있다.
대학 탐방을 위해서는 비행기 값, 호텔 값, 개스 값 등 소홀치 않은 돈이 드는데 별로 가고 싶지도 않거나 입학될 가능성도 없는 대학을 위해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대학 탐방은 12학년 봄방학 때 입학 통지서가 온 학교 중에 선택권을 좁혀야 할 때 또는 웨이팅 리스트에 올라있을 때 진지함을 보여주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 금전상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설 카운슬러 비용
공립고교 카운슬러 한 명당 배치된 학생은 평균 315명이다. 이는 미 전국 칼리지 어드미션 카운슬링협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의 3배이다. 당연히 학부모나 학생들은 공립학교 카운슬러의 서비스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이에 중산층이나 중상류층 학부모들은 10학년 때부터 시니어 대학 입학지원서 작성까지 사설 카운슬러를 고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한 달에 한번씩 만나다가 지원서 작성이 가까워 오면 주단위로 만나서 학생의 대학진로 결정을 도와준다. 여기에는 성적에 관한 조언, 적성 검사, 지원하고 싶은 대학 찾기 등 종합 서비스가 포함되며 전화, 전자 메일로 소통하기도 하고 맞대면을 하기도 한다. 비용은 지역과 카운슬러의 경험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시간당 115달러인 경우도 있고 2년반 동안 패키지로 2,700∼3,200달러이며 연간 1,500달러인 경우도 있지만 총 5,000달러를 넘으면 경계해야 한다고 월스트릿 저널은 보도하고 있다.
■SAT 준비반
워싱턴포스트사의 지부인 카플란사에서는 36시간, 8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강의와 SAT 모의시험 등이 포함되며 대부분 899달러이며 뉴욕 지역은 999달러이다. 뉴욕에 본사가 있는 프린스턴 리뷰사도 5∼6주에 걸친 복습코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비용은 900∼1,000달러이다. 이들은 이 코스를 거치고 나면 과목당 평균 60∼80점(800점 만점)이 향상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코스를 택할 때 스포츠나 예능교습 시간과 겹쳐 개인 튜더가 필요한 경우 비용은 더 올라간다. 개인교습은 20시간의 경우 1,899달러이며 32시간짜리는 4,199달러까지 올라간다. 이는 패키지 딜이고 완전한 개인 교습은 시간당 70∼300달러까지 비용이 들기도 한다. 이에 프린스턴 리뷰는 내년 봄부터 세미 프라이빗 튜더링을 개설할 예정인데 이는 전통적인 클래스는 한반에 10명씩이지만 이 클래스는 교사 한 명당 3명의 학생이 할당되며 30세션에 비용은 2,500달러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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