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사를 돌아볼 때 경제·사회적 발전은 한인 모두에게 자부심을 가져다주었다. 이런 한인사회의 발전은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정보와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유산 상속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인회계사나 변호사이다. 필자는 유산 상속법(estate planning and probate law)과 비영리 단체법(nonprofit organization law), 관련 세법(other related tax law)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사망자 자산 10만1,000달러 넘으면
법정관할 상속절차... 사전계획 필요

베벌리힐스의 주류 사회 고객들을 상대로 미국 법률회사에서 일하다 한인 사회로 옮겨 한인들을 위해 뛰며 지난 몇 년간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했다. 그 중 몇 가지만 들자면, 첫째 많은 한인이 상속 계획은 돈 있는 사람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속 계획이란 결코 돈 있는 사람만을 위한 게 아니다.
현재 가주 상속법은 사망자의 자산(net value)이 10만1,000달러가 넘으면 몇몇 예외를 빼고 사망자의 재산은 유언장 유무를 떠나 법정 관할 하에 상속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한인은 10만1,000달러 이상은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상속을 잘 계획해야만 한다.
재산이 있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면서 소유한 부를 다음 세대에 넘겨줄까를 연구한다. 또 필자와 같은 전문가와 만나 사전에 준비도 한다. 그래서 부자는 사망해도 재산 분배가 체계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중산층 아래는 아무런 준비 없이 사망한다. 남은 가족들은 금전, 시간, 정서적으로 많은 피해를 본다. 죽음 자체만으로 남겨진 가족은 힘든데 경제적인 부담까지 더해진다.
그래서 상속 계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속 계획을 미루거나 등한시하는 이런 현상은 미국 주류 사회보다 한인 사회에서 더 많이 본다. 이런 고정관념을 빨리 깨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주류 사회 고객들은 보통 가정을 가지고 자녀가 생기면 유산상속 계획을 시작한다. 한인 고객들은 상속 계획을 50∼60대까지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중국 사회에서는 유언장 쓰는 것을 꺼려해 대체로 법정 상속을 많이 한다. 우리 문화도 부분적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기피한다.
젊은 부부들이 상속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누가 자녀를 양육할 수 있나 하는 가디언십(guardianship) 선정 ▲생존 배우자(surviving spouse)가 재혼할 경우 사망 배우자(deceased spouse)의 재산이 제3자(예를 들면 생존 배우자가 새로 결혼한 사람)가 아니라 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분배되도록 안전장치 마련 등이다.
우리 문화는 사회를 개인이 아니라 가족 중심으로 본다. 많은 한인들이 전문가와 상의 없이 생전에 혹은 사망 직전에 자신의 재산을 써서 자녀들의 이름으로 재산을 사거나, 자신의 명의를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것을 본다.
심하게는 사망 직전에 큇클레임(quitclaim)을 통해서 집의 소유권을 넘기던가, 죽어 가는 분의 손을 잡고 대충 사인해 재산 소유권 이전서에 사인하는 것이 간간이 있다.
변호사와 사전 상의를 통해 계획을 하면 이렇게 하지 않고도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한인들은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높게 보거나 남들도 하니 나도 문제없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현재 한인들의 부의 수준과 그 축적 속도를 볼 때 지금까지 행한 이런 관행과 사고 방식은 변해야 한다. 이런 변화를 위해 필자는 ▲앞으로 프로베이트(probate)란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는가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란 무엇이며 어떠한 이점이 있는가 ▲상속세와 증여세 관련 계획 ▲채권자로부터 보호를 받으려면 어떠한 사전 계획을 해야 하는가를 자세히 알려드리고자 한다.


박 영 선 변호사

(213)955-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