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여행사 김병구 대표, 연매출 2천만달러
LA, 뉴욕 통틀어 전미주 한인 여행사중 도·소매 다 합쳐 발권량 1위. 연간 매출 2천만 달러. 시카고 한인타운 로렌스길에서 24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동서여행사의 현 모습이다. 동서여행사 대표 김병구씨는 2천스퀘어피트 상당의 사무실에서 직원 8명과 함께 전세계의 항공망을 잇는 항공권을 판매하며 이렇게 최고의 자리를 지켜 나가고 있다.
1949년생. 올해 56세인 김병구 대표는 1982년에 그는 부인과 직원 1명을 포함해 3명이서 여행사를 시작했다. 김병구 대표는 여행사는 초기 투자액이 많이 필요 없고 단지 몸과 맘으로 열심히 뛰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동서여행사는 문을 연 첫 해에는 1백만달러어치의 표도 못 팔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해 두해 지나면서 결국은 어느 항공사도 쉽게 보지 못하는 수준의 물량을 판매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일주일에 평균 40만달러 상당의 서울, 미국내 타주, 유럽행 등의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동서여행사가 지금의 이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다른 여행사에 비해 한시간 일찍 8시에 문을 여는 부지런함이다. 개점해서 이제까지 계속 이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김병구 대표는 미시간, 오하이오에 있는 동부시간대의 고객들은 8시에 열어야 그곳 시간으로는 9시라며 그래야 그곳 손님들이 아침에 우리 여행사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이런 성실함으로 인해 동서여행사는 시카고를 비롯한 일리노이주 고객이 20%이고 나머지는 일리노이 제외 미중서부 55%, 뉴욕, 플로리다, LA 같은 먼 지역 손님 25%를 포함해 거의 전미주 지역의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동서여행사는 앞서간다. 5년 전에 한인 여행사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웹사이트 구축하느라 고생도 하고 물질적으로 손해도 봤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영업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각종 문의가 접수되면 친절하게 이메일로 답장도 해주고 직원들 중에 불친절하게 대했던 사람들에 대한 불만이 접수돼서 서비스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동서여행사는 앞으로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
김병구 대표는 마케팅 전략에도 일가견이 있다. 손님들이 한번이라도 다시 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 동서여행사는 지금 7천여부의 달력을 고객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우리에게서 표를 구입하면서 다소 맘에 안 드는 점이 있었더라도 달력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고 다시 여행갈 일이 생기면 달력을 보다가 이리로 전화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항공티켓 커버, 볼펜, 열쇠 고리, 작은 여행 가방 등 동서여행사를 항상 기억하게 만드는 광고·홍보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여행 정보 잡지를 만들어 일년에 한 두 번씩 고객들에게 보내줘서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광고나 홍보를 통한 마케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당시에는 힘들지만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김병구씨의 지론이다.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 수준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대표는 항공사로부터 편익을 받아서 고객들에게 더 낮은 요금으로 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시카고 일대의 25개 정도의 한인 여행사들이 뭉쳐서 공동 구매량을 늘려서 그 파워를 인정받으면 더 많은 수익을 얻어내서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병구 대표가 한 두 명 단위로 부업식으로 안이하게 운영하는 여행사를 머릿속에 그려 왔다면 지금의 동서여행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직원들 봉급 주고 이윤이 남는 가운데 커가면서 계속 발전하는 여행사를 꿈꿔왔다. 동서여행사는 전액 회사 부담으로 직원들에게, 지난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는 뉴욕 2박3일, 노동절 연휴에는 LA로 2박3일 관광을 시켜줬다. 그곳으로 관광 가기 위해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저희 직원들이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해 준다면 그것도 중요한 고객 서비스 아니겠습니까?
성수기에는 10여명의 직원도 부족하나 비성수기에는 인력이 남아도는 것이 여행사 비즈니스의 특성이다. 비수기에 직원들이 놀 때에 주는 봉급을 아까워해서 직원을 많이 못쓰면 성수기에는 인력이 형편없이 모자라 전화 벨이 울려도 못 받을 수 있다. 김병구 대표는 왜 이렇게 해야 되는가? 10번이 넘게 전화 걸어도 안 받는 여행사에 누가 앞으로 표를 문의하겠는가? 손님에게 좋은 서비스하려면 대표가 수익을 덜 올리더라도 직원을 풍부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수기에 번 자금을 갖고 비수기에 쓸 수 있는 연중 계산을 할 수 있는 장기적인 시각이 있어야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서로가 필요해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비즈니스가 잘되려면 고객이 회사에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합니다. 손님에게 자신 있게 대하려면 손님의 필요를 충족시켜 줘서 손님이 이곳을 다시 찾을 만한 이유를 만들어 줘야합니다. 같은 품질의 물건을 남보다 더 싸게 팔거나, 남보다 더 친절하거나, 남보다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김병구 동서여행사 대표는 지금도 더 나은 항공권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급변하는 예약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고 새로운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시카고 여행업계에는 최근 10여년 동안 새로 생긴 여행사가 없고 오히려 몇개 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즉 여행업계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분야가 젊은 비즈니스맨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시카고에도 젊은 사람들이 하는 신개념의 여행사들이 태어나야 다른 여행사들이 더욱 정신차리고 공부할 자극을 얻을 것 같아서 그런 젊은이가 나타나면 나는 못해 봤는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고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무슨 비즈니스든지 시작할 때의 각오, 포부, 마음가짐을 10년 20년 뒤에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김병구 대표의 사업관이다.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멋있게 문 닫는 순간도 중요합니다. 최정상에서 물러나기 위해 마지막 그 순간까지 전진할 생각입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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