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UC 지원이 마감되었습니다. 어찌하였든 간에 UC로 지원하는 12 학년생들은 이제 한시름을 놓고 지낼 수 있는 12월이 되었습니다. 물론 사립대 지원마감을 1월초로 다시금 앞두고 있는 많은 수험생들에게는 12월이 그저 녹녹하게 지나가지는 않겠습니다. 11월의 마지막 2주간은 막바지에 지원하는 많은 학생들을 돕느라 필자도 정신없이 보내었습니다. 입시지원철이 되면 학생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학교선정과 소위 Essay 라고 불리는 Personal Statement를 잘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수많은 학생들의 Essay 를 읽으며, 이런 저런 도움을 주다보면, 가끔은 좀 부족한 듯 한 영어로 씌어졌어도 훌륭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Essay들을 보게됩니다. 대개 그런 Essay는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 등이 적절히 표현되어 있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음”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숨어있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원서류들은 말 그대로 서류입니다. 주어진 칸에 넣어져야 할 내용들은 숫자, 과목명 등의 내용들로서 뽑는 이들이 알고 싶은 내용을 물으면, 답하는 이들이 답해야 하는 것들로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원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Essay는 빈 칸에 자신의 붓을 대어 이야기를 채워넣는, 그야말로 자신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다른 것들을 신청곡과 비유한다면 Essay는 자유곡 또는 자유장기자랑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을 이용해서 자신을 잘 표현하여 자신을 세일즈하는 것이지요.
Essay는 지원학생이라는 인간과 지원학생을 판단해야 할 판정관이라는 인간을 이어주는 단 하나의 장입니다. 읽는 이가 글쓴이를 이해하고 그가 하고자 한 이야기를 공감하는 경우에는 글 쓴이가 성공한 셈이 됩니다. 이 때 사소한 실수, 쉽게 고칠 수 있는 실수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만 필요 없이 읽는 이의 눈길을 끌기도 하고 글쓴이의 의도대로 읽는 이가 공감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실수는 없어야 하며, 가능하면 선생님들에게 보여 지적을 미리 받아 고쳐내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Essay는 글쓴이 인간의 모습이 잘 투영되어, 글 읽는 인간의 마음에 공명(resonance)을 일으키는 Essay입니다. 공명이란 악기의 한 소리가 다른 악기에 진동의 영향을 끼쳐 같은 파장을 가진 소리를 유도해내는 현상을 말하는 데 훌륭한 예술가의 공연 중에 감상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가슴벅찬 감동과 같은 것이지요. 이런 공명은 꼭 멋진 글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우리들이 일상에서 아이들의 이야기, 개그 (Gag), 값싼 멜로드라마에서도 공명을 경험하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키려면 자신의 마음으로 부터 이미 감동을 가진 내용을 꺼내 놓을 때에라야 가능합니다. 자그마한 경험, 사소한 느낌, 어리석은 목표도 자신에게 감동을 준 것이라면 더 이상 사소한 것들이 아니며 자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 그 마음은 거칠게 씌어진 글이라 할 지라도 읽는 이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킵니다. 결국 솔직한 글이라야 하며, 솔직하다는 것은 진솔하다는 뜻에다가 아직 마음 속에 담겨있지만 찾아내어 지지 않은 것을 제대로 찾아내는 과정을 거쳐 꺼내었다는 뜻도 함께 의미합니다.
간혹 대신 글을 써 받기 원하는 경우가 있는 데 자신의 도덕성에 손상을 가하면서까지 효과도 보지 못 할 일에 손을 대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학생이 이미 치른 SAT I Writing의 Essay샘플과 비교하여 학생이 쓴 글이 아니라는 판단을 입학사정관이 한다면 윤리적 결함자로 인식될 것이며 남이 쓴 글로 읽는 이의 마음에 공명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또한 당연합니다. 학생이 자신의 17여년 인생, 12년여의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을 수백자의 글로 써 내 놓는 것을 자신이 해 내어야 만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마땅히 자신의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할 것입니다. Essay의 도움은 문법적 결함이나 표현의 오류, 전개의 무리 등을 남들이 지적해 주어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훌륭한 Essay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차라리 다시 쓰는 것이 좋겠고 글이 잘 써지지 않으면 다른 날 다른 마음가짐으로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닥터양 (213)386-4411
양민
<닥터양교육센터 대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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