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같은 지능지닌 똑똑한 우리아이 혹시…
17개월에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 3세 때 소나타를 작곡하는 아이, 5세 때 수학 공식을 만들어내는 아이. 흔히 영재는 이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라는 편견이 있다. 대단한 지적, 예술적 능력을 확인 받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영재는 누가 봐도 똑똑하고 재주가 뛰어나서 한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영재가 무엇이고, 어떤 능력이 있으며, 어떻게 그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지는 부모, 교육자, 심리학자 모두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문제다.
오는 12월2일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영재 교육자 및 부모를 위한협의회(Los Angeles City/County Gifted Education Conference for Educators and Parents)는 그런 영재를 발굴하고 교육하는 현 영재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의 중요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수많은 한인 학생들이 현재 교육구에서 실시하는 영재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 영재가 어떤 것이고, 제대로 교육이 실시되는 지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한인 자녀들의 영재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진정한 영재 개발에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영재 프로그램에 대한 한인 부모들의 좀더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라는 의도에서 영재가 과연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개발되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알아보았다.
IQ 150 넘으면
따로모아
맞춤교육 필요
■영재란 무엇인가
영재의 정의에 대해서는 분분한 의견이 존재한다. IQ가 130 이상인 아이, 학교에서 두 학년 이상 수준이 높은 아이, 어른과 같은 재능이 있는 천재성을 가진 아이, 등등. 그러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영재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한층 포괄적인 정의가 필요하다.
영재에 관한 정보 및 자료 제공 기관 호기스 영재교육 페이지(Hoagies Gifted Education Page)에서는 영재를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의 지능을 가진 아이’로 정의 내리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영재성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제일 먼저 IQ검사를 권유한다.
일반적으로 IQ점수 130~144를 일반 영재(moderately gifted), 145~159를 높은 영재(Highly Gifted), 160~179를 비범한 영재(exceptionally gifted), 그리고 180이상을 심원한 영재 (profoundly gifted)로 구분한다.
영재를 이와 같이 IQ 점수별로 구분하는 이유는 비범한 영재와 일반 영재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IQ 125에서 150 사이의 영재들은 일반 학교에 쉽게 적응하고 사회성이 뛰어난 성향을 보이는데 비해, 150이 넘는 영재들은 사회성도 부족하고 쉽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평생 자신이 영재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
영재 전문 교육자 및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고전으로 알려진 ‘영재 가이드’(Guiding the Gifted Child)와 ‘영재는 치타인가’(Is It a Cheetah)의 저자 스테파니 톨런은 비범한 영재를 치타에 비유하여, 일반 교실에 갇힌 영재는 시속 60마일 이상을 달려야 하는 치타를 우리에 가둔 것과 같은 형상을 보여, 영재성을 표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일반 아이들보다 더 지능이 낮아 보이게 된다고 주장한다.
많은 영재들이 수업시간을 지루해 하고 쉬는 시간이나 자유시간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적, 창조적 욕구가 남다른 영재들에게 일반 수업은 코끼리에게 작은 풀 한 쪽을 먹이는 것과 같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 따라서 그런 영재아들을 따로 모아 영재교육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고, 이 때, 영재교육은 단순히 일반 교육보다 속도가 빠르다거나 한두 학년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에 열리는 LA 교육구의 컨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영재교육의 문제점을 다시 짚어보기 위해 현행 영재교육에 대한 평가 및 향후 방향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스스로 영재성을 숨기는 영재들을 발굴해 지적, 창조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부모와 교육자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영재에 대한 잘못된 편견
영재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려면 우선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
장 보편적인 편견과 그에 대한 진실 여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영재는 노력으로 만들 수 있다.
영재를 자칫 엘리트와 오해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타인보다 우수한 엘리트는 후천적
인 노력으로 될 수 있어도, 영재는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만들어 질 수 없다.
2. 영재가 영재성을 개발하지 못하면 더 이상 영재가 아니다.
영재는 ‘Gifted’라는 표현 그대로 타고난 재능, 또는 지능을 가진 사람이다. 스스로 가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소위 사회적인 통념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영재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영재다.
3. 영재는 모차르트나 에디슨과 같이 한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야 한다.
특정 분야에서 빛을 발하는 음악 영재, 수학 영재 등이 물론 존재하지만, 모든 영재가 한 분야
에 국한되어 천재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영재는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영재를 ‘뛰어난 사람’이라고 단정짓는 편견보다는 ‘일
반인과 조금 다른 사람’으로 보는 편이 올바른 접근 방법이다.
4. 영재는 공부를 잘한다.
다수의 영재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영재가 숨어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지능이 높을수록, 그리고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경우에 의식, 또는 무의식중에 자신의 영재성을 숨기고 산다는 것. 이는, 어린 나이에 환
경에 적응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타인과 다른 자신의 성향을 억제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다고 한다.
또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지능이 높은 영재일수록 일반 교육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오히
려 공부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영재들의 지적 욕구는 사물의 작은 그림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
고 그 큰 그림의 일부분보다는 끝까지 깊게 파고들어 모든 것을 알아야 충족되는데, 일반 초중
등 교육은 모든 지식과 정보를 작은 조각으로 만들어 조금씩 반복해서 익히게 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재들에게는 무의미한 시간 낭비가 되는 것.
5, 영재는 사회성이 떨어진다.
6세 아이의 몸에 9~10세의 지능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영재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는 현상을 이해하기 쉽다. 또한 영재들에게 친구는 단순한 놀이상대 이상,
자신과 비슷한 수준에서 지적 자극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누는 대상이다. 따라서 영재들도 자
신과 비슷한 다른 영재들과 함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교육환경에서 생활하면 충분히 행
복한 사회생활을 즐기면서 만족스런 삶을 누릴 수 있다.
6. 영재는 가만히 둬도 성공한다.
학습장애 및 영재 교육 전문가 린다 실버맨 박사가 20년간 연구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영재아
들의 6분의1 가량이 학습장애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라고 할지라도 영재에 대한 교육방법은 학습장애아들에 대한 특수 교육과 마찬가지로 이해
되어야 한다. 학습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일반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재 아이들도 일반 학교에 그냥 두어서는 절대로 영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재의 특징
영재에 대한 모든 연구조사, 기록 등을 살펴보아도 다음에 소개하는 펄벅(Pearl Buck)의 문구만
큼 영재아의 성향을 정확히 표현한 경우는 찾을 수 없다.
“그에게 만짐은 펀치와 같고, 작은 소리 하나는 엄청난 소음과 같으며, 작은 불행은 비극, 작은
기쁨은 무아지경의 황홀, 친구는 연인, 연인은 신, 그리고 실패는 죽음과 같다.”
이와 같이 영재는 감정의 깊이와 긴장도가 일반인과 비교할 수도 없이 높다. 인간의 감정을 1
에서 10으로 표현한다면, 보통 아이들이 1로 느끼는 감정을 영재들은 8 또는 9로 느끼는 것이
다. 그래서 IQ 검사를 하지 않고도 부모가 영재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아이의 특성, 특히 다
른 아이들과 다른 특징에 있다. 만약 자신의 아이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영재의 특징과 많은 공
통점을 가지고 있다면 일단 영재 전문 심리학자를 찾아 IQ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영재
확인을 위한 IQ 검사는 4~8세에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이런 어린이가 영재
- 앉기, 걷기, 말하기 등 성장, 발달이 평균치보다 빠르다.
- 갓난아기 때 잠이 없고, 빛이나 소리에 민감하다.
- 유난히 활발하다.
- 감정 기폭이 심하고 예민하다.
- 어려서부터 부끄러움, 패배감 등의 감정을 느끼고, 쉽게 상처받는다.
- 말을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빨리 하거나, 반대로 완벽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을 때까지 기
다려 아주 늦게 한다.
- 어린 나이에 글을 읽는다.
- 반복을 싫어하고 실증을 쉽게 낸다.
- 기억력이 좋다.
- 집중력이 높다.
- 좋아하는 일이나 새로운 일에 빠지면 몇 시간, 며칠이라도 열중한다.
-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좋아한다.
-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기 좋아하고, 퍼즐이나 미로 등의 놀이를 잘한다.
- 완벽주의다.
-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스스로 비판적이다.
- 정의감이 강하다.
- 상상력이 뛰어나다.
- 호기심이 강하다.
- 관찰력이 뛰어나다.
- 미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다.
- 유머 감각이 있다.
-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다.
- 1부터 5까지 순서대로 하는 일이 있을 때 1~4를 생략하고 곧장 5를 하거나, 3-2-4-1-5 식으
로 다른 사람과 다르게 한다.
-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특히 어른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 신, 죽음, 전쟁, 환경문제 등 또래 아이들이 상상도 않는 이슈에 관심을 보인다.
전문가 논문 웹사이트
영재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들의 논문은 다음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Hoagies Gifted Education Page : Hoagiesgifted.org
▷National Research Center for Gifted and talented : gifted.uconn.edu
▷Gifted Development Center : gifteddevelopment.com
▷Council for Exceptional Children : cec.sped.org
▷Gifted Resource Center : educationaladvancement.org
▷Helping Gifted Children : helendowland.terminus.net.au
LA교육구 주최 컨퍼런스에 대한 문의는 LAUSD Gifted & Talented Programs (213)241-6500, sfpc.lausd.k12.ca.us/GATE/stud-par-3.html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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