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로스트’와 ‘그레이 아나토미’는 이제 한인들에게 잘 알려졌지만 다른 인기 TV시리즈물에서도 한인이 등장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거나 시청률이 높은 주요 TV 시리즈물에서 한인들이 어떻게 묘사되고 있나를 이들 드라마의 DVD로 근거로 간추린다.
홧김에 한국소년 입양
친척에게 “샀다” 소개
● 못말리는 패밀리
지난해 에미상 최우수 코미디상을 수상한 ‘못말리는 패밀리’(Arrested Family)는 부동산회사를 소유한 블루스 가족을 그린 FOX 코미디 시리즈.
주인공 마이클의 어머니 루실은 14번째 에피소드(2004년 3월7일 방영)에서 얼간이 아들 버스터에 대한 홧김에 한국 소년을 입양한다. 50년대 전쟁 고아 같은 옷차림을 한 안녕이 루실의 집에 도착한다. 루실은 마이클에게 “꼬마 한국애가 왔는데 뭘 할지 모르겠다. 아마 남아인 것 같은데 그 아이를 분간하려면 벗겨야 돼”하며 곤혹스러워 한다.
그는 ‘안녕’이라는 말밖에 하지 않아 이름이 안녕이라고 지어진다. 루실은 안녕에게 아직 자리잡지 말라며 신발을 신고 있으라고 말하지만 결국 버스터가 질투하는 것을 보고 입양을 결정한다. 버스터는 조카들에게 안녕을 소개할 때 루실이 그를 “샀다”고 표현한다. 안녕은 지금까지 10개 에피소드에 걸쳐 정기출연자로 나온다.
▲ FOX 코미디 시리즈 ‘못말리는 패밀리’에서는 주인공이 일시적인 변덕으로 한국 소년을 입양한다.
한인 소녀매춘부 수사
청년들은 친척집 털어
● 쉴드
램파트 경찰서 스캔들에서 영감을 받은 FX 캐이블 드라마 ‘쉴드’(The Shield)는 부패 경찰관들의 선악이 모호한 세계를 적나라하게 그려 2003년 골든그로브 최우수 TV드라마를 수상하고 올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주 한인타운을 무대로 삼아 범죄소굴이라는 이미지를 불러 일으킨다. 6번째 에피소드(2002년 4월16일)에서는 연쇄살인 피해자가 한인 소녀 매춘부로 수사과정에서 한인 소녀들이 손님들 앞에서 추행 당하는 비밀장소가 적발되고 미성년자 매춘조직이 단속된다.
이어 11번째 에피소드(2002년 5월21일)에서는 한인 가정에 강도가 들어 할머니가 살해되고 할아버지는 발에 못이 박힌 채 발견된다. 은행에 저금하지 않고 집에 숨겨둔 재산의 소재를 밝히지 않으려다 그렇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자살한다. 수사관들이 피해자의 딸이 일하는 미용실에 들어서자 업소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수사관들을 말똥말똥 쳐다본다. 물론 아무도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피해자의 딸은 흑인 형사 클로뎃이 위로하는 뜻에서 손을 만지자 이를 떨치고 백인 형사하고만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이어 다른 한인 집에서 유사 강도사건이 발생하는데 피해자는 아들에게 경찰과 대화하지 말라고 나무란다. 결국 한인 청소년들이 친척집을 강탈한 것으로 드러난다.
케이블 FX 드라마 ‘쉴드’에서 강도 피해자가 경찰과 협력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케이블 FX 드라마 ‘쉴드’의 한 에피소드는 한인 소녀들을 착취하는 포르노 조직을 다뤘다.
목졸릴때 쾌감 느끼는
성도착 한인남자 등장
● 하우스
‘하우스’(House)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 가는 환자들의 병인을 추적하는 의학드라마로 올해 에미상 드라마 각본상을 수상했다.
약 1,200만명이 시청한 20번째 에피소드(2005년 5월10일)에서는 깜짝 히트 영화 ‘해롤드와 쿠마’의 주연으로 잘 알려진 한국계 배우 존 조가 목이 졸릴 때 성적 쾌감을 느끼는 성도착자로 나온다. 이름이 하비 박인 환자는 수술을 거부한 후 의식을 잃는다. 의료팀은 수술 승인을 받기 위해 그의 부모인 회계사 부부를 연락하지만 부부는 용건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변태 아들에 대한 수치감 때문에 인연을 끊어버린 것이다.
주인공 하우스는 하비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해 병원으로 불러오는데 부부는 그래도 수술을 승인하지 않는다. 하우스는 수술을 허락하지 않으면 아들을 죽게 했다는 내용의 전단을 펜실베니아에 있는 모든 네일샵과 만두집에 붙여 더 큰 치욕을 주겠다고 위협해 허락을 받아낸다.
마피아 유혹에 넘어가
한인주인 사정없이 폭행
● 소프라노
뉴욕타임스가 ‘지난 25년중 미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선언한 ‘소프라노’(The Sopranos)는 우울증을 앓는 마피아 두목을 다룬 HBO 케이블 드라마로 지난해에도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상을 수상했다.
58번째 에피소드(2004년 4월11일)에서 김선영이라는 세탁소 주인이 노조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이 감옥에서 출소한 토니 비를 고용한다. 김은 토니 비가 운전하던 세탁소 트럭이 분실되자 그를 의심하고 권총을 보이며 위협한다. 김은 그러나 토니가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고 일을 열심히 하면 마사지 가게를 열어주겠다고 파트너십을 제의한다. 토니는 마피아 친구들에게 “그 사람들에게 자영업은 종교와 같다”고 설명하며 김이 자기를 파트너십에 포함시켜준 것을 고맙게 여긴다. 그러나 토니는 마피아 친구들의 유혹과 스트레스에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일만 시키는 김에 불만을 품어 그를 사정없이 폭행한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