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 우리 아기
기다리던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어느 정도 우울증을 거치게 된다. 자기 속으로 낳은 자식에 대해 평생 지고 가야 할 책임에 대한 중압감과 잃어버린 자유에 대한 상실감이다. 24시간 보살피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신생아. “아, 나는 이제 끝났다”고 아기로부터 돌아누우며 눈물짓는 엄마의 순간.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불침번을 서야 하는 긴 밤이다. 아기는 수시로 깨서 앙앙 울어대며 기저귀 갈아 달라, 젖 먹여 달라며 엄마의 손길을 기다린다.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남편을 꼬집어 깨워서 “아기는 나 혼자 낳았냐”고 투정을 부려 봐도 소용없다. 결국 신생아 돌보기는 엄마의 몫이니까. 아기의 잠버릇 어떻게 들이느냐에 따라 엄마의 육아일기 색채가 달라진다.
‘혼자 잠들게 놔두라’
‘달래주며 애정 전달’
전문가마다 의견달라
토이자러스사 대변인에 따르면 아기 잠 잘 자게 하는 신상품은 항상 쏟아져 나오며 언제나 날개 돋친 듯이 잘 팔려나간다. 크립, 가짜 젖꼭지, 흔들의자, 아기가 깬 것을 먼 곳에서도 알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 플리스 담요 등.
아기가 잠들면 온 세상이 평화롭고 아기가 앙앙 울어대며 보채면 온 세상이 시끄럽다. 신생아가 있는 집안의 화두는 단연 “새 아기 잘 먹고 잘 잡니까?”이듯이 아기들은 자면서 크고 자면서 포동포동 살이 올라 예뻐지고 자면서 아빠 엄마는 물론 세상을 조정한다.
세상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을 우리 아기, 세상의 좋은 것들과 교감하고 교통하도록 크려면 얼마만큼 자야 하고 어떻게 환경을 조성해야 새근새근 잘 자는 것일까 ?
여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열전은 뜨겁다.
1985년 아기 잠버릇들이기에 관한 책을 펴낸 이후 45번이나 재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리차드 페버 소아과 전문의(61)는 그동안 “잠들 시간이면 아기를 크립에 혼자 놔두고 울어도 관심을 보이지 말고 혼자 잠들게 하라”고 주장해 왔다가 최근 그의 이론을 다소 완화한 개정판을 내놓았다. 한편 페버 박사의 이론을 “그것은 동물을 훈련시키는 과정이지 인간을 기르는 과정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아기가 잠에서 깨서 울고 보챌 때마다 부모가 가서 안아주고 보살펴주며 애정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 윌리엄 시어즈 박사도 최근에는 “부모도 휴식이 필요하며 부모가 충분한 휴식을 취해 행복할 때 아기도 행복하다”고 신생아를 돌보는 부모가 정도껏 부리는 요령을 인정해 주고 나섰다.
이것 말고도 신생아 잠버릇들이기에 대한 공방은 더 있다.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독방 아기침대 크립에서 따로 재우는 것이 인성개발에 더 좋은 것인가부터 해서 침대의 폭신한 정도, 실내 조도의 밝기 등. 그만큼 아기 잠재우기는 부모에게 큰 과제이다.
흔들의자·크립·젖꼭지등
‘잠 스르르’ 도우미 요긴
소아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숙면은 뇌의 활동을 돕고 정보를 저장하는 동시에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아이들의 육체적 성장을 도우며 저항력을 길러 항균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따라서 아이들의 밤잠과 낮잠은 두뇌발달과 육체적 성장, 활력을 되찾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아이의 낮잠 재우기 프로가 되려면 다음 5가지 요령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1. 아이의 무드를 읽는다.
신생아는 1~2시간 깨어 있으면 자야 하고 조금 큰 아이도 졸리는 표정을 짓거나 무드가 다운되면 재우도록 한다.
2. 낮잠 시간은 아이의 생체리듬에 따른다.
어떤 아이는 45분씩 3번 자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90분씩 2번만 잔다. 모두 오케이다.
3. 정해진 시간에 재운다.
정기적으로 반복하면 서로 쉽다.
4.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재운다.
큰 아이 때문에 차안 카시트에서 아기를 재워야 하는 경우도 간혹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가능하면 아기 크립에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재우는 것이 좋다.
5. 조정도 필요하다.
조금 크면 오전 낮잠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이른 오후에 재우는 것도 괜찮다고 ‘아기 411’의 저자이자 의학박사인 아리 브라운은 알려준다.
12개월 넘어서면 12시간에 낮잠 한 번
■ 연령에 따른 아기의 수면시간
◆0~2개월
먹는 시간 빼놓고는 거의 잠으로 생을 때운다. 우유를 먹는 아기는 3~5시간 간격으로 깨고 모유를 먹는 아기는 2~3시간 간격으로 깬다. 최소 18시간은 잔다는 통계다.
◆2~12개월
14~15시간씩 잔다. 5개월 미만은 하루에 3번 정도의 낮잠을 자며 9~11개월까지는 75%의 아이들이 하루 2번 정도의 낮잠을 잔다. 3~6개월이 되면 대부분 밤에 깨지 않고 줄곧 자게 된다. 취침시간은 3~5개월까지는 하오 8시30분~9시30분이고 그 이후는 7시30분~8시30분이다.
◆1년~1년 반
하루 13~14시간 잔다. 매일밤 10~12시간은 자야 하며 이른 오후 한 번 낮잠을 잔다. 취침시간은 하오 7시30분~8시30분.
◆1년 반~3년
하루 12~14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낮잠이 아직도 필요하지만 낮잠 자기를 거부하면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방에서 혼자 그림책을 보는 혼자만의 한가로운 시간이 필요하다. 취침시간은 하오 7시30분~하오 8시30분.
◆3~6세
하루 11~13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며 취침시간은 위와 동일하다. 4세까지는 26%가 아직 낮잠을 자며 5세쯤 되면 낮잠을 자지 않는 추세다.
푹신한 베개·이불, 두꺼운 담요 피해야
■ 부모가 지켜야 할 ‘침대 수칙’
1993~2000년에 아기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자는 부모들의 숫자가 배로 증가했다고 전국 소아과의사협회가 밝혔다. 아기의 안전을 위해 부모가 지켜야 할 침대수칙은 다음과 같다.
◇해야 할 일
아기가 침대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사이에 끼이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매트리스가 헤드보드나 풋보드와 간격이나 틈새 없이 꼭 맞아떨어져야 한다. 상식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술을 마셨거나 잠들면 잘 깨지 않는 약을 먹었을 경우에는 아기와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는다. 아기 위에 굴러도 모르고 자면 아기가 다치거나 질식사할 우려가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일
아기와 한 침대를 사용할 경우 푹신한 베개, 이불, 두꺼운 담요 등은 좋지 않다. 아기가 숨막힐 염려가 있기 때문에. 아기와 유아형제를 나란히 재우는 것도 안 좋다. 유아들은 깊이 잠들기 때문에 아기 위에 굴러도 모른 채 잘 수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