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전 주미대사)이 대선 후보 쪽에 전달하지 않고 갖고 있던 삼성 돈 30억원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쪽이 아니라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 쪽에 건넬 예정이었던 것이며 김 후보는 이를 거절한 것이라고 한겨레신문의 14일(한국시간)자 보도했다.
다음은 해당기사 전문.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전 주미대사)이 대선 후보 쪽에 전달하지 않고 갖고 있던 삼성 돈 30억원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쪽이 아니라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 쪽에 건넬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3일 “당시 삼성 쪽이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을 통해 김대중 후보 쪽에 돈을 전달하려 했으나 김 후보 쪽이 이를 받지 않겠다고 해 건네지 못하고 갖고 있던 것으로 안다”며 “그해 11월 음성적인 정치자금 수수를 처벌하도록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자 김 후보 쪽이 돈 문제를 매우 조심하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쪽의 한 관계자도 “대검이 99년 보광그룹 탈세사건을 수사하던 중 홍 사장 관련 계좌에 있던 30억원의 조성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 쪽도 이때 홍 사장이 배달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던 한 인사는 “홍 사장이 이회창 후보 쪽에 또다른 돈을 전달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검 수사에서 확인된 30억원은 이 후보가 아니라 김대중 후보 쪽에 갈 돈이었다”며 “정치자금법 개정 때문에 김 후보가 주변에 공식 자금 이외에는 한 푼도 문제될 돈을 받지 말라고 엄명을 내려 홍 사장이 접촉 과정에서 돈 전달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과 홍 사장 쪽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홍 사장이 특별히 돈을 떼어먹으려 했다기보다는 전달이 여의치 않자 그냥 관리 계좌에 넣어두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홍씨 소환 일정에 대해 “날짜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되도록 빨리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해, 14~15일께 소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홍씨를 출국금지 조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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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씨 ‘비자금 배달부역’ 추궁
삼성 불법 대선자금 전달 사실 여부 확인
조선 녹취록과 거래 제안 받았나도 규명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12일 귀국함에 따라 삼성의 불법로비 의혹 등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이 홍씨를 상대로 확인해야 할 것은 우선 도청 녹취록 내용의 사실 여부다. 녹취록에는 홍씨가 1997년 대선 무렵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불법 정치자금을 여야 대통령 후보 쪽에 전달하고, 명절 때 검찰 간부들에게 직접 ‘떡값’을 전달하거나 동생인 홍석조(52) 광주고검장을 통해 현직 검사들에게 준 것으로 나와 있다.
또 99년 7~8월께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대화 등을 녹음한 녹취록의 목록을 들고 중앙일보 쪽을 찾아가 거래를 시도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 99년 홍씨가 삼성의 정치자금 가운데 30억원의 배달사고를 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홍씨를 조사한 뒤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홍씨가 녹취록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 검찰 수사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조사를 받은 이학수(59) 삼성 부회장 등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들도 모두 녹취록의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세풍 사건에서 이미 삼성 쪽 돈이 한나라당 쪽에 건네진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또 서상목(58)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조사에서는 홍씨가 녹취록에 나오는 대로 97년 대선 때 보광그룹 계열사인 광고기획사를 동원해 이회창 후보 쪽의 홍보 업무를 지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천용택 전 국정원장은 “홍씨가 당시 김대중 후보 쪽에 정치자금을 전달하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녹취록의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여러 단서와 정황이 있는 셈이다.
세풍 사건과 관련해 김인주(47) 삼성구조조정본부 차장은 이번 조사에서 “98년 ‘세풍’ 수사 때 드러난 60억원 가운데 10억원만 이회창 후보의 동생 이회성(60)씨한테 건넸고, 나머지 50억원은 숨진 박아무개 상무가 전달했다”고 ‘말이 없는’ 숨진 사람을 끌어들였다. 심지어 이회성씨는 “삼성 쪽으로부터 받은 돈은 30억원”이라며 “60억원을 받았다”는 세풍 수사 때의 진술을 스스로 뒤집기까지 했다. 그러나 액수와 주고받은 사람 등 구체적 내용에서 서로의 진술이 달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사실을 밝혀내는 것은 검찰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법조계 인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곧,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하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대목에 대해서는 대질조사를 하는 등 수사 의지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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