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옛날짜장’ 분쟁을 뜯어보니…
옛날짜장 분쟁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내일도 모레도 끝나기는커녕 되레 커질 판이다. 세인들 평가를 빗대어 한마디라도 까딱 잘못 옮겼다간 누구 편이냐는 의심을 받기에 딱 좋을 정도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러므로 세인들 평가는 가급적 유보하고 양측의 주장을 중심으로 옛날짜장 분쟁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본다. 이해의 편의상 철저하게 발생순서별로 정리하되 쟁점이 되는 항목은 ►표시로 특별한 쟁점이 없는 단순 팩트는 ▷표시를 해둔다. 앞부분에 양측 주장의 핵심을 본인 주장 형식으로 실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옛날짜장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해온 이훈상씨측은 여러명의 투자자들과 점주들의 입장이 포함되나 이해에 특별한 혼선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한 ‘이씨측’이라 표기하고, 오클랜드 고려촌과 헤이워드 옛날짜장의 김형웅 사장은 ‘김씨측’으로 표기한다.
◆양측 입장
▶이씨측 : 옛날짜장이란 이름의 주인은 나다. 오클랜드점 매입때부터 옛날짜장 프랜차이즈화 계획을 알고 있었던 김씨가 프랜차이즈 가입도 거부하고 옛날짜장 상호변경도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상도덕 위반이다. 게다가 같은 이름으로 헤이워드점을 오픈한 것은 그 극치다. 오클랜드점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허락없이 동종식당을 내지 않기로 한 계약 위반이다. 김씨는 또 ABC 라이센스 이전용 이외에는 쓰지 않기로 약속한 2차계약서(김씨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성됨)를 법원에 제출해 공정한 판결을 방해했다. 온갖 비난을 감수하며 내가 오클랜드점 맞은편에 옛날짜장을 개업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었다.
▶김씨측 : 나는 처음 계약을 할 때부터 프랜차이즈계약을 거부했다. 그런데 올해 와서 또 그것으로 가입을 종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매매계약이므로 상호까지 구입한 것이다. 이씨측은 5년동안 알라메다 및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지역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2차)계약서에 규정돼 있다. 법원에서도 판결(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 맞은편에 오픈한 이씨측의 옛날짜장에 대한 폐쇄명령)이 났는데도 이씨측이 왜 그렇게 물고늘어지는지 모르겠다. 법원에서는 1차 계약서(이씨측이 합법성을 인정하는 오리지널 계약서)와 2차 계약서(주류판매 라이센스를 이전할 때 김씨 주도로 일부 조항을 바꿨다는 계약서)를 둘다 묶어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시간대별 점검
▷99년 10월7일 (이훈상씨, 오클랜드에 옛날짜장 1호점 개점) : 이훈상씨는 오클랜드 고려촌에 옛날짜장이란 이름으로 간이 중국식당을 차렸다. 차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옛날짜장 프랜차이즈화 구상을 굳히고 02년3월 샌프란시스코에 2호점을 냈다. 그는 체인점 확충을 위한 추가자금이 필요해 프렌차이즈 동업자를 구했다. 그때 찾아낸(김씨 동생의 소개로 알게된) 사람이 바로 오늘의 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 사장 김형웅씨다.
▶02년 5월13일 (이훈상씨, 김형웅씨에 오클랜드 1호점 매각) : 이씨는 김씨에게 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을 10만달러에 팔았다. 이씨는 프랜차이즈계약을 원했다. 김씨는 거부했다. 결국 계약서는 매매계약으로 정리됐다.
*분쟁의 불씨 (2차계약서 및 용도제한 합의서) : 이씨와 김씨는 5월13일 오리지널계약서(1차계약서)를 체결한 뒤 15일 지난 28일자로 별도의 계약서(2차계약서)에 사인하고, 추가로 “주류판매(ABC) 라이센스를 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2차 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알라메다카운티 행정서사(Notary Public) 이정현씨의 공증을 받았다.
2차계약서는 매입자인 김씨의 주도로 작성됐다. 이씨로서는 2차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었다. 2차계약서는 ABC용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었으므로 이씨는 김씨의 내용변경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 차이는 결국 분쟁의 불씨가 됐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첫 소송에서 이씨측은 1차계약서를 제출하고 김씨측은 2차계약서를 제출한 게 명암을 갈라놓았다(이씨측 주장). 이씨는 김씨가 ABC용 2차계약서를 들고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따라서 자신의 변호사에게 그런 게 있다는 말조차 안했으며, 법정에 가서야 그 사실을 안 변호사가 돌아와 화를 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정말 분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김씨가) 2차계약서를 제출하면서 그것을 ABC 라이센스 받는 용도로만 쓰기로 한 어그리먼트(합의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앞서 말한 대로 법원에서 1, 2차 계약서를 다 묶어서 보는 게 맞다고 했다고 전했다.
*1, 2차 계약서상 가장 두드러진 차이 (위와 중복): 1차계약서에는 김씨가 이씨의 허락없이 다른 지역에서 동종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을 열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2차계약서에는 이씨가 계약일로부터 5년동안 알라에다와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에서 동종영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03년 4월 : 이훈상씨측은 쿠퍼티노 스티븐스크릭가에 옛날짜장 분점을 냈다.
▷04년 8월 : 이훈상씨측은 산타클라라 엘카미노리얼에 새로 분점을 오픈했다.
▷05년 1월 : 이훈상씨측은 새크라멘토 폴섬가에 5호점을 개점했다.
▶05년 5월과 6월 (김형웅씨, 재계약 거부 및 독자적 헤이워드점 오픈) : 이훈상씨측은 오클랜드점에 대한 3년계약이 만료(5월13일자)되기 한달전쯤 김형웅씨에게 프랜차이즈망 가입을 전제로 한 계약서를 제시했다. 이씨는 김씨가 당연히 가입할 것으로 생각했다. 김씨의 의중은 달랐다. 김씨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한달가량 흘렀다. 김씨가 헤이워드점을 내겠다고 했다. 조금 지나 언론광고가 시작됐다.
확답을 못받은 상태에서 이씨는 직접 현장(당시 한스토푸)으로 가서 김씨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고 면 빼는 기계(800달러 상당)를 개업선물로 주었다. 언론광고를 보거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지레 이씨측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으로 짐작하고 확인 겸 축하말을 건네오면 이씨는 어차피 가입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렇다” “고맙다” “많이 팔아달라”고 답례를 했다고 한다. 이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김씨는 바로 그런 점들을 들어 “헤이워드는 합의 보고 한 것이다. 이훈상씨가 그때 (헤이워드점에) 왔다갔다 했다”고 했다. 이씨의 주장은 정반대라고 하자 김씨는 “그것은 보기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햇다.
기존계약이 기한만료(5월13일)로 효력을 상실했다(1차계약서상 유효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년이 아니라 ‘리스계약이 끝날 때까지’ ). 김씨는 프랜차이즈 불참을 통보했다. 이씨측은 재고를 요청했다. 김씨는 거듭 거부했다.
▷05년 7월 : 이씨측은 옛날짜장 홈페이지(www.zazangworld.com)를 개설했다.
▶05년8월 (김씨의 옛날짜장에 대한 이씨의 영업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 이씨측은 김형웅씨가 옛날짜장 상호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영업하고 있다며 오클랜드 소재 알라메다카운티 수피리어법원에 김형웅씨 소유 옛날짜장에 대한 영업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스티븐 브릭 담당판사는 8월2일 양측 변호인을 출석시켜 진술을 들은 뒤 12일자로 이씨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씨측은 그러나 그 이전에 김씨가 이씨측과 똑같은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긴급명령(TRO)을 요청해 승인받았다. 김씨는 이씨측 로고사용을 중단하고 새 로고를 만들었다.
▷05년 8월 : 이씨측은 프리몬트 스테이트가에 새 가맹점을 오픈했다.
▶05년 9월, 10월 (오클랜드에 2개의 옛날짜장 등장, 상도덕 논란, 법원의 폐쇄명령) : 이씨측은 김씨에게 오클랜드에 옛날짜장을 오픈하겠다며 프랜차이즈 가입을 거듭 종용했다. 김씨는 거부했다. 이씨측은 10월초 텔레그래프가를 사이에 두고 고려촌 옛날짜장과 가까운 곳에 옛날짜장을 오픈하고 영업에 돌입했다. 일반인들 사이에 상도덕 논란이 빚어졌다.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씨측에 불리한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김씨는 법에 호소했다. 법원은 10월31일 이곳에 대한 긴급폐쇄명령을 내렸다. 확정판결은 14일 열린다.
◆앞으로의 대응
▶이씨측 : 상도덕에 대해서는, 전후사정에 대한 이해없이 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 바로 근처에 옛날짜장을 개업한 것만 놓고 일방적으로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는 입장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과정이 설명되면 자신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리란 기대섞인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소송문제도 김씨측이 2차계약서를 ABC 라이센스 이전용 이외의 용도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별도의 합의서 등을 제출하는 등 보다 치밀하게 대응해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씨측 : 법적으로도 이겼고 상도덕 측면에서도 이겼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씨측이 고려촌 맞은편에 옛날짜장을 개업할 당시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펴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언론이든 어디든 되도록 거론이 안됐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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