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C 되찾은 KCI측, 인적청산 등 향후 로드맵 급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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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소급이라는 절묘한 법원판결을 통해 가주국제문화대(IIC)를 되찾은 한인센터(KCI 원장 안혜미, 이사장 임중엽)가 인적 청산 등 향후 로드맵 가닥잡기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국제문화대(IU)로의 전환과정 자체가 정관위반이라며 IU이사회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2004년 9월18일 이전 상태로의 소급(즉 IIC이사회로 환원)을 명령하는 한편 IIC에 대한 KCI의 지배권을 인정하는 주수피리어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온 직후인 지난 4일 오후, KCI측은 긴급회의를 열어 고든 포스 변호사와 엘리엇 마일스 변호사로부터 판결의 의미 등에 대해 상세브리핑을 받는 한편 향후대책을 논의했다. KCI측은 또 주말 연휴에도 학교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CI측은 우수교수 확보, 대학 간 교환학점제 확대실시 등 학교정상화 플랜을 조만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인적 청산= 이번 판결로 IIC이사회 과반수 임명권 등 지배적 권리를 재확인받은 KCI측은 불법적인 분리독립을 추진함으로써 불필요한 분규를 빚게 만들고 결국 학교의
명예실추와 재산상 손해(소송 비용 등)까지 초래한 안충승 이사장과 구은희 교수에 대해서는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9/18/04 이전 상태로의 소급’ 판결에 따라 안충승 IU이사장은 IIC이사장이 되고 지난달 20일 해고된 구은희 IIC(본인주장 IU) 부학장의 신분은 IIC교수다. 그러나 이는 9/18/04 이후 모든 액션의 불법성을 강조하는 판결이지 두사람의 복권이 아니다. 시계추를 불법 이전 상태, 즉 KCI가 지배권을 행사하던 시기로 돌려놓고 두사람에 대한 임면권을KCI측에 넘겨줬을 뿐이다. 두사람으로선 법원이 아니라 그동안 험악하게 맞싸워온 KCI측에 신분을 내맡기는, 더욱 험악한 꼴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KCI측이 관용을 베풀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임중엽 KCI이사장(소송 과정에서 IU이사회에 맞서 임시IIC이사장 겸임)은 안 이사장에 대해서는 더 창피를 당하기 전에 리자인(resign,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구 교수에 대해서는 거론하고 싶지 않다며 아예 말도 꺼내지 말라고 선을 긋고 있을 정도다. 그는 지난달 20일 구 교수(당시 부학장)에게 해고를 통지하면서”당신은 (우리가) 중립을 지키고 강의와 학사행정에만 충실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1만불 때문에 인격을 판 사람”이라고 했던 장본인이다. 1만불을 거론한 것은 IU이사회가
올해 구 교수의 연봉을 1만달러 인상해주는 등 선심을 쓰면서 구 교수를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인 것을 지칭한 것이다. 실제로 구 교수는 중립을 지켰으면 교수직 유지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으나 지난달 11일 첫 공판 때 IU측에 유리한 진술서를 제출하는 등 IU측에 적극 가담해왔다.
한편, 김일평 코네티컷대 명예교수(최근까지 IU임시학장), 구 교수 남편 위재국 씨 등 지난해 9월18일 이후에 안 이사장 등이 영입한 이사들은 이번 판결로 모두 이사직을 박탈당한 상태여서 KCI측이 따로 퇴출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 또 IU측이 지난달 영입키로 했다고 발표한 키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대북담당관의 학장취임은 자연 무산됐다. 그는 IU학장 취임을 염두에 두고 최근 베이지역을 방문하는 등 나름대로 의욕을 보였었다.

◆안 이사장의 새 이사회 구성 지연에 대비한 비상대책= KCI측은 IU이사회에서 IIC이사회로 되돌려진 안 이사장의 대응에 따른 시나리오도 거의 완성했다. 첫째, 안 이사장이 순리대로 자진사퇴할 경우, 홀로 남게 되는 김혜인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게 하고 거기서 과반수 이사를 임명해 새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안 이사장이 자진사퇴도 하지 않고 이사회소집도 안하는 등 방법으로 새 이사회 구성을 지연시킬 경우, 법원에 법원명령(2주 예고기간을 둬 이사회 소집) 불이행을 알리고 이에 따른 대안명령을 받아낸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법원은 안 이사장에게 추가로 이사회
소집명령을 내릴 수도 있으나 그동안의 유사소송 판례에 비춰 안 이사장의 적법운영 의사 자체를 불신하고 곧바로 김 이사에게 이사회 소집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 김 이사는 그동안 IU로의 분리독립에 반대해온 유일한 이사로서 KCI측과 호흡을 같이해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연 없이 KCI측 구상대로 새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고, 새 이사회의 결의형식을 빌어 안 이사장과 구 교수의 해임을 확정짓게 된다.

◆추가소송 가능성= KCI측이 아직 최종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안 이사장 등의 향후태도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가소송 가능성이 열려있다. 우선, 안 이사장 등이 불법적인 분리독립을 추진함으로써 불필요한 소송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3, 4만달러(잠정집계)에 달하는 소송비용 부담을 안긴 만큼 당연히 이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환수비용에는 학교의 명예실추 및 학사행정 부분마비 등에 대한 보상책임까지 추가될 수 있다.
구 교수에 대한 조치는 일단 새 이사회의 해고재확인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그의 태도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그가 해고통지를 받고(10월20일) 해고무효 가처분신청마저 거부당한 상태(10월25일)에서 지난달 26일 IIC 명의
시티은행 계좌에서 약 1만7,000달러를 불법인출(27일 적발돼 31일 되돌려줌)한 것은 민사소송 정도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KCI측은 당사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추가소송 등 불미스런 지경까지 비화되기 전에 양식있는 처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구 교수의 경우 경력부풀리기 학사행정부실 IU측가담 등 비학자적 비중립적 처신으로 법적 도덕적 낙제판정을 받은 상황이어서 평통간사직은 물론 평위원직도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