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다 있단 말예요~ 사줘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아이의 행동자체가 부모가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는 귀여운 나이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저학년까지는 부모들이 숙제를 제대로 했는지 학교에서 교사와 친구들과 별 문제는 없는지 일일이 신경 쓰다가 고학년이 되면 어느새 부모도 느긋해져 관심의 고삐를 푼다. 9~12세, 초등학교 고학년이자 중학교 저학년층에 이르는 프리틴들(preteens). 중간에 끼어서 가장 관심을 못 받고 있는 층이지만 이들은 부단히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확인하려고 부대끼고 있다. 이들에게 친구는 제2의 자아이며 그들을 인정해주는 절박한 존재들이다. 프리틴들, 그들을 잘 인도하려면 우선 그들의 문화부터 알아야 한다.
셀폰·iPod·스니커등
그들만의‘신분 코드’
“무조건 NO”하면 좌절감
적정한 욕구 들어줘야
“난 오드 볼(odd-ball)이예요. 셀폰이 없어서. ”
오드 볼이란 또래와 같지 않은 ‘이상한 아이’라는 구어체 단어이다.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는 전자 소품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그들이 듣는 음악의 무드에 대해 전혀 감이 없거나 혹은 요즘 누구나 다 하는 치아교정을 위한 브레이스를 하지 않은 아이들을 지칭한다.
“이제 겨우 열살인데 셀폰이 무슨 필요냐”며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첫 요청을 거절하곤 한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두번, 세번 계속 조른다. 또래들이 다 가지고 있으므로 오드 볼이 되기 싫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특별 브랜드 진만 찾고 음악은 콜드플레이(Coldplay) 것만 듣기 시작한다. 친구들이 듣는 쿨한 음악을 알고 있어야 대화가 통한다는 부언 설명을 곁들여 가면서. 프리틴들을 둔 각 가정에서 겪고 있는 일련의 이런 사태에 대해 ‘압력받고 있는 아이들 : 학교와 삶에서 자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The Pressured Child : Helping Your Child Achieves Sucess in School and in Life)의 저자 마이클 탐슨 박사는 “프리틴 시절에는 가족과 자신을 분리하려는 성향이 짙어진다”며 위에 지적한 내용들은 부모들에겐 별 대수롭지 않게 비칠지 모르지만 그들에겐 긴박하다고 말한다.
친구를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를 물어보는 연령이므로 ‘친구는 제2의 자아’이며 친구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인격을 발달시켜 나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프리틴 자녀의 욕구와 충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문가 조언을 들어본다.
■ 의상
신발이 여러개 있는데도 미차 바튼이 신었던 스니커같은 것을 또 사달라고 조른다. 전문가들은 일언지하에 거절하지 말고 그리 비싸지 않고 허용할 만한 스타일이라면 선심쓰듯 허락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래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는 신분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신발, 진, 스웨트셔츠 등이 모두 포함된다. 버짓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아이의 탐욕의 출구를 터주라는 것이다.
■ 전자 소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사줄 필요도 없고 사줄 수도 없다. 아무리 최신 제품을 사고 기뻐해도 6개월 후면 또 다른 기발한 제품이 나오므로 이 추세를 그대로 다 따를 수는 없다. 그러나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는 셀폰과 iPod와 포터블 DVD 플레이어가 내 자녀만 없다면 스포일시킬 염려 없이 한 개쯤은 사다가 안겨주는 것도 괜찮다.
대신 그냥 쉽게 사주는 것이 아니라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혹은 특별한 날 선물해 주면 같은 값이라도 물건의 밸류가 더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니면 이를 아이 스스로 장만할 수 있도록 한 달이나 두 달간 집안 잡일을 거들게 해서 용돈을 벌게 하는 방법도 있다.
■ 엔터테인먼트
갑자기 R등급 영화를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있다. “친구들도 다 봤다”는 것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그러나 폭력적이고 외설적이며 욕설과 자극적인 용어가 난무하는 영화는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이의 정신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 “친구들도 다 본다”라는 아이의 말은 거짓일 수도 있다.
대신 또래가 같이 봐도 좋은 CD를 고르게 한 다음 친구들과 같이 시청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으로 대체하라고 ‘거기서 뭐하고 있어? 청소년의 욕구가 커 갈수록 부모도 욕구 조절을 해야 한다’(What Are You Doing in There? Balencing Your Need to Know With Your Adolescent’s Need to Grow)의 저자 샬렌 기아네티는 조언하고 있다. 같은 영화를 보고 예기와 농담이 통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 친구 그룹
이맘 때 아이들은 인기 그룹, 너드 그룹, 비인기 그룹, 그저 그런 그룹 등으로 또래를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판단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몰려다니는 아이들의 성향과 인기도 등을 제 나름대로 비교 분석한 결과이다. 친구가 없다고 불평하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이 포함되고 싶은 그룹에 속해 있지 못하다는 불만의 표시이다.
이때 부모는 “어떤 친구를 가지고 싶은데?”라고 넌지시 물어보도록 한다. 아이는 재미있고 자신과 비밀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부모는 지금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충분히 그런 자격이 있다고 부추겨 주면 효과적이다. 사실 친구는 단짝 친구 한명만으로도 족하다. 단짝과 함께 또래 그룹을 넓혀 갈 수 있으므로.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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