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은 틀림없다. “또 이르시되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큰 지진과 기근과 온역이 있겠고 또 무서운 일과 하늘로서 큰 징조들이 있으리라”(누가복음 21:10)는 말씀은 20세기 전 예수께서 마지막 때의 징조에 대한 제자들의 질문에 답하신 내용 중 일부이다. 온역이 무엇인가? 희생자들을 양산하는 전염병들 중에서도 불치의 종류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부도덕한 성생활 때문에 전염되거나 수혈 때문에 걸릴 수 있는 AIDS가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죽었으며 HIV 보균자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서는 한창 일할 나이에 있는 30, 40대의 부모들이 다 죽어 열 한 살, 열 두 살 짜리 소년, 소녀 가장들이 어린 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눈물겨운 정경이 부락마다 흔하다는 보도다.
AIDS야 동성애와 기타 부도덕한 성생활을 멀리하고 수혈을 피하면 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독감)의 위험은 다르다. 그것은 Pandemic 이라서 범세계적 공포의 대상일 수 있다. PAN이란 영어 접두어는 희랍어에서 온 것으로 ‘모든’ 도는 ‘전부’라는 의미이고 전염병이란 epidemic과 합성되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병’을 의미하는 pandemic 이란 단어가 된 것이다.
지난 화요일 부시 대통령은 조류독감의 인간 대 인간 전염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예산으로 71억 달러를 요청했다. 아직은 미국에 상륙하지 않았지만 작년부터 중국 등지의 아시아 나라들을 휩쓴 조류독감으로 수천만 마리의 닭과 오리들이 때 이른 죽음을 당했고 사람들에게도 전염되어 현재까지는 100명 미만의 희생자들이 생겨났다. 그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만약 변형되어 사람들에게 쉽사리 퍼지면서 사람들 사이에도 닭들 사이처럼 전염될 수 있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내의 사망자만도 150만에 육박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있기 때문에 부시는 28억 달러를 인플루엔자 예방약 개발에 투입할 것을 제안했으며 15억 달러는 인플루엔자 예방주사약을 구입하도록 책정된 것이다. 그러면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스패니시 인플루엔자(서반아 독감)이다.
세계 제1차대전 종전 직전인 1918년에 발발되어 1919년까지 약 1년 반 동안 세계를 휩쓴 서반아 독감 때문에 죽은 사람의 수는 2천만 내지 4천만이라니까 인류 역사상 최악의 온역이었다. 처음에는 그것을 보통 감기 정도로 생각했었지만 결과는 무시무시했었다는 것이 그 온역을 살아남은 사람들의 회고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이 독감에 걸렸었다니까 문자 그대로 범세계적인 재난이었다. 또 이 독감은 주로 어린이들이나 노인들이 희생되는 보통 독감과는 전혀 다르게 20대 내지 40대 사람들에게 치명적이었다. 역사책이나 의학서적에 의하면 미국사람들 중 28%가 스패니시 인플루엔자가 걸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망자 수는 무려 67만5,000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1차대전에서 죽은 미국 군인들 수보다 10배가 더 된다는 통계이다. 유럽에서 전사한 미국 군인들 중 반수 이상이 도한 서반아 독감의 희생자들이었다.
이 독감의 영향이 얼마나 지독했던지 미국인의 평균수명이 10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서적에 의하면 1918년의 15세부터 34세 사이 사람들의 사망률은 다른 해에 비해 20배나 높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별의별 이야기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저녁 카드놀이를 하던 네 명의 여자들 중 밤사이에 세 명이 독감으로 죽었다는 일화도 있다. 또 직장으로 출근하다가 갑자기 발병해 몇 시간 내에 죽은 사람들 이야기도 있다. 숨쉬기가 어려워 피거품을 내뿜으면서 죽은 환자들을 본 의사들의 경험담도 적지 않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조류독감의 미국 상륙 및 인간 감염 가능성에 대해 만반의 대비를 갖추려는 정책은 잘 하는 일이다. 미국 어떤 의학 연구가가 몇 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1차대전 때 독감으로 죽은 미군 병사의 피 샘플에서 스패니시 인플루엔자의 바이러스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것을 사용하여 방역제를 연구 개발한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일까. 그러나 만약 그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바깥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떤 가공할 현상이 전개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정말 말세적인 공황의 시절에 살고 있음은 틀림없다.
<남선우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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