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API 성적, “한인 많으면 고득점” 속설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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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할 숙제이면서도 풀어낼 도리가 없는 숙제로 인식돼온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올해도 여전했다. 캘리포니아주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2005년 각급학교 학업성취지수(또는 학력지, API)에 따르면 ‘부자동네=명문학군’ 등식은 해소는커녕 더욱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역 등 북가주의 경우, 라파엣 월넛크릭 쿠퍼티노 팔로알토 등 전통적 명문학군의 강세가 계속된 가운데 ‘신교육 1번지’ 산라몬학군의 초강세는 한인 등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계의 꾸준한 유입으로 더욱 강화되는 추이를 보였다.
다만, 웨스트콘트라코스타학군이나 오클랜드학군 등 낙제점 이하 바닥권을 형성했던 일부 학군에서 API 점수가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내 해당지역 교육자들과 학부형들에게 다소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지역별 편차가 너무 커 전체 평균치가 의미없는 대표적인 곳이 샌프란시스코였다. 한인과 중국계가 많이 다니는 알라모초등의 경우 전체 학생들의 API평균점수가 860점으로 매우 높았으나 흑인 비중이 높은 마샬초등의 경우 633점으로 평균점수 차이만 230점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중고교도 비슷해 일부 특수학교를 제외하고도 점수편차가 200-400점에 이르렀다.
◆알라메다카운티=알라메다시티의 경우 한인과 중국계 등 아시아계와 백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지역과 아프리칸아메리칸(흑인) 및 히스패닉계 비중이 높은 학군의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해 927점이었던 베이팜초등은 올해 봄 실시된 테스트에서 20점이 오른 947점을 나타내 ‘교육의 부익부 현상’을 다시금 입증했고, 에디슨초등(907점) 에어하트초등(884점) 등도 고득점을 기록했다.
더블린학군의 경우 도거티초등(928점)을 비롯 관내 5개 초등학교의 평균성적이 주정부 목표치(800점)를 모두 초과했고, 캐스트로밸리학군 역시 대부분 800점을 넘어 ‘안정적 교육지대’임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플레젠튼학군 역시 초등학교에서 고교까지 관내 모든 학교들이 목표치를 훨씬 초과해 학부형 입장에서 자녀들을 어느 학교에 보내더라도 적어도 공부만큼은 안심이 된다는 속설을 입증했다. 프리몬트학군은 한인들에게 인기높은 미션산호세초등이 만점에 가까운 978점을 기록했으나 히스패닉 집중지역 학교들의 성적은 200점 이상 떨어지는 등 큰 편차를 보였다. 헤이워드학군, 뉴왁학군, 오클랜드학군, 샌리앤드로학군, 샌로렌조학고 등은 힐크레스트초등(931점) 링컨초등(852점) 등 오클랜드 내 피드몬트지역의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800점에 못미쳤다.
◆콘트라코스타카운티=교육은 역시 산라몬임이 거듭 입증됐다. 관내 18개 초등학교 가운데 무려 16개교가 900점을 넘었다. 나머지 2개교도 거의 900점에 육박, 다른 학군 같으면 최우수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같은 학력 초강세는 중고교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한인 등 교육형 유입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라파엣과 월넛크릭 일부지역이 포함되는 아칼라네즈고등학군 소속 4개 고교(아칼라네즈, 캠폴린도, 라스로마스, 미라몬티)는 물론 오린다 등 부자지역 학교들은 하나같이 목표치를 초과달성했다. 오린다학군의 4개 초등학교의 경우 최하 951점, 최고 970점으로 어지간한 우등생이라도 까딱 하면 꼴찌 되기 십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리치몬드 샌파블로 등 흑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웨스트콘트라코스타 학군이나 히스패닉계가 많은 콩코드(마운트디아블로학군 소속) 학교들은 대체로 바닥권인 500점대에서 700대 성적분포를 나타내는 등 ‘갈길이 멀었음’을 보여줬다.
◆산타클라라카운티 및 산마테오카운티=실리콘밸리의 IT 패밀리들과 한인 등이 많은 지역과 여타지역이 뚜렷이 구별됐다. 한인들에게 인기높은 쿠퍼티노학군은 20개 초등학교와 4개 중학교가 대부분 목표치는 물론 900점을 가볍게 넘는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산마테오카운티의 힐스보로시티학군 역시 4개학교가 하나같이 950점을 넘었고, 라스로미타스학군과의 2개교도 900점을 훨씬 초과했다. 멘로팍시티학군도 900점 안팎 초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농촌지역인 앨럼락학군, 베리에사학군, 등지에서는 800점을 넘는 학교를 손에 꼽을 정도였다.
◆새크라멘토카운티 및 몬트레이카운티 등 기타지역=도시와 농촌지역이 혼합된 새크라멘토, 몬트레이, 소모마 등지에서는 ‘고도 저촌(도시는 높고 농촌은 낮음)’ 현상에 전혀 변화가 없었다. 같은 학군에서도 도심 인근 부자동네와 변두리지역의 편차가 심했다. 소노마카운티의 경우 벨뷰학군(3개교)에서는 700점을 넘는 학교가 한곳도 없고, 같은 학군에서도 한블럭 차이로 200-300점 차이를 낸 학교가 수두룩했다. 새크라멘토카운티의 엘크그로브학군, 폴섬-코도바학군 등지에서는 한인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는 대체로 800점 이상을 나타내고 나머지 학교들은 목표치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몬트레이카운티에서는 전통적 명문 카멜학군의 강세(대부분 800점 이상)가 두드러진 가운데 배후 농촌지역 학군들은 600점대에 머물렀다.
<정태수 기자>
*학교별 API 점수를 인터넷으로 조회하려면 www.api.cde.ca.gov에 접속한 뒤 카운티별(알파벳 순) 학군별로 클릭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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