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사회는 14명 기관단체장들의 서명과 함께 한미TV 배명화 사장 앞으로 배달된 서명지 때문에 말들이 많다. 이 서명지가 과연 조광동 전 한미TV 부사장의 해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는지, 아니면 공정 보도 요청인지의 여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본보는 이 서명지 전문과 함께 당사자들과 그에 대한 각 인사들의 의견을 싣는다.
상황을 정리하면 지난 7월 29일과 8월 2일에 ‘왜곡 방송 시정 요청’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한미TV 배명화 사장 앞으로 발송된 바 있다.
편지는 작성될 당시 함께 있었던 14명 단체장들의 서명과 함께 26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와 한인회를 통해 배명화 한미TV 사장 앞으로 전달됐다. 서명에 참가했던 인사들의 명단은 김길남 전 미주총연 회장, 이경복 시카고한인회 부회장, 권덕근 전한인회장, 곽길동 전 한인회 이사장, 김선금 한인YWCA 회장, 유춘식 이북5도민 연합회 회장, 윤영식 전 이북 5도민 연합회 회장, 최동춘 한발협 재무, 김창림 함경도민회 회장, 임철빈 충청도민회 회장, 마정음 강원도민회 회장, 공석준 시카고 한인회 자문위원회 위원장, 진학수 평안도민회 회장 이다.
서명지가 쟁점화 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중앙일보에서 이와 관련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 신문은 21일자에 ‘김창범, 김길남씨 등 동포인사 14명 조광동씨 해직 압력 ‘의혹‘, 해고 전 한미TV 배사장에 서명지 등 발송’ 이란 제목의 기사와, 22일자에 ‘조씨 해직 “한인회 연루” 한미 TV 사주 앞 서명지 발송 주도, 일각서는 “명백한언론탄압” 성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번 편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인사들의 경우 음성메세지를 제외 하고 본보와 통화가 닿은 12명의 단체장 및 한인 중 3명이 외압인 것 같다, 3명은 시청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자유다, 나머지 1명은 노코멘트, 나머지 5명은 현재 돌아가고 있는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진학수평안도민회장, 최동춘 한발협 재무, 곽길동 한인회 이사장, 권덕근 전 한인회장, 유춘식 이북5도민연합회회장과는 24일 아침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서명당사자들 “공정 보도 건의”
김창범한발협 이사장-한인사회발전협의회 관계자 들을 중심으로 한 모임을 가졌는데 그 과정에서 요즘 한인사회가 혼란에 있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 원인이 어디 있느냐는 언론에 있다고 마음이 모아졌고 그 와중에서 여러 사람들이 한인회 선거와 관련 모방송국과 일간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더라. 이것을 건의해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곽길동 전한인회 이사장이 나가서 어디선가 종이와 펜을 가지고 왔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편지가 작성됐고 서명을 받게 됐다.
김길남 전 미주총연 회장- 편지 내용을 보면 해직 이라는 말은 전혀 없다. 압력은 당연히 없다. 편지 내용이 왜곡된 것 같다.
윤영식 전 이북 5도민 연합회 회장- 편지 내용 자체가 그 즉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전에 미리 준비 될 수가 없다. 한인 사회와 관련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가던 중 곽길동 씨가 제안해서 나온 것이다. 그 편지의 내용은 다 같이 작성한 것이다.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의견을 나타내고자 했을 뿐이다.
공석준 한인회 자문위원회 위원장- 해직을 목적으로 작성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우린 그저 모 언론들이 한인회 선거 등과 관련해 중립을 지키지 않는 것 같길래 그 부분에 대해 건의를 하고자 했을 뿐이다. 모든 것이 사전에 예정된 것이 아니고 모임 그 현장에서 이루어진 것 이다.
마정음 강원도민회 회장-한인사회 발전협의회 임원으로서 모임에 나갔다. 그 자리에서 한이회 선거와 관련 언론들에 대하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 자리에서 일부 언론들은 너무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 거론됐다. 조광동씨 해직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꺼낸 사람도 없었으며, 그저 우리들이 느낀 바를 그대로 전하고자 했을 뿐이다. 서명을 한 것은 한 사람의 뜻이 아니라 여러명의 뜻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한 의미 아니냐. 편지 작성 및 서명은 모임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 나이가 몇 살인데 다른 사람이 강요한다고 해서 우리가 따라 가겠느냐? 이번 문제와 관련해 일부 서명 참석 인사들과 함께 기자 회견이라도 해야 겠다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경복 한인회 부회장- 조광동씨 해직이라느니 사전 조작이라느니 하는 부분은 전혀 말이 안된다. 우리는 단지 언론으로서 공정하게 보도해 달라는 취지 밖에는 없었다. 우리가 해고를 원한다고 해서 언론사 대표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들어 주겠나? 조광동씨 해직과 관련에서는 관계가 없음을 다시 밝혀 둔다.
김선금 YWCA 회장- 언론에는 자유가 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에게도 방송을 보고 느낀 부분이 있을 때 시정을 좀 해달라고 건의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냥 단지 일부 언론에서 중립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 것뿐이지 조광동씨 해고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았다. 사전모의는 당연히 없었다.
김창림 황해도민회장-모임에서 한인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 와중에서 언론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됐고, 일부 중립적이지 못한 언론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고 했을 뿐이다. 조광동씨 해직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
임철빈 충청도민회장- 솔직히 내 입장이 지금 난감하다. 난 사실 그 때 모임에 늦게 참석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몰랐다. 당시 작성된 편지를 읽어보지 못했다. 내용을 물었더니 주위 인사들이 ‘언론의 중립을 원하는 내용’ 이라고 설명을 했다. 그 전부터 나는 유춘식 회장이나, 윤영식 회장이 모 신문에 게재된 기사와 관련, 곤란을 겪었다는 말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난 그 이야기가 논의 됐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 부분에 관한 것이냐고 누구에게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난 서명을 했다. 그러나 지금 편지가 한미TV에 전해졌다는 이야기를 접하니 내 입장이 조금은 난감하다. 이 문제 때문에 여러 사람한테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김길영 한인회장-한인회가 사전에 주도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편지 봉투는 서명을 하신 쪽에서 한인회가 편지를 전해달라는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에 사용한 것이다. 그 자리에 모이셨던 분들은 커뮤니티 봉사를 통해 경험과 연륜을 쌓으신 분들인데 편지를 써달라고 한들 그렇게 하시겠나?
“외압과 관련있다”
이근무 전 한인무역인 협회 회장-그 편지가 조광동씨에게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작성되 것으로 보인다. 한미 방송에 진정할 목적으로 그랬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어떻게 됐던지 간에 한 개인을 공격한 것은 잘못됐다. 만약 본인들이 할 이야기가 있었다면 건의를 하는 것 보다는 방송사 측에 자신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방송시간을 할애해달라고 하는 편이 더 옳았지 않나 생각한다. 조광동 씨가 한미TV에서 코멘틀르 한것은 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공인으로서 했던 것이다. 개인 적인 위치에서 논평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편지에 서명하신 분들이 조금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강영희 여성회장-선거관리위원회에서 편지를 방송사에 전달한것은 잘못됐다고 모 일간지에 커멘트를 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가지 오해가 있는데, 난 대답을 할 당시 이번 편지 건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제 말을 인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 선관위에 관한 멘트는 질문에 답한 것 뿐이다. 그리고 선관위에서 만약 선거가 진행되는 도중에 편지를 전달했다면 한쪽 후보 편을 든 것이므로 문제가 되겠지만, 선거가 끝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이클 김(39세 자영업, 시카고 거주)-누구나 개인의 의견을 피력할 자유는 있다. 그런 점에서 14명 서명을 한 인사들이 방송사에 공정보도를 요청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편지가 전달된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인회와 관련해 한창 논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아니였나? 그리고 서명인 중에 절반 정도가 김길영 한인회장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인데, 설령 그 분들이 순수한 마음에 건의서를 보냈다고 한들 그렇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상황 아니냐? 상황 자체가 건의서가 목적이었다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J씨(익명요구, 서버브 거주)- 내 개인 적인 생각엔 외압인 것 같다. 사실 나도 그 모임에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었는데 나가지 않았다. 그 후 거기 다녀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분위기가 다소 딱딱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러첼 박(37 직장인, 시카고 거주)- 민주주의 사회니까 개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다. 편지에 서명한 분들도 본인들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느꼈다면 방송국 측에 충분히 건의할 수 있다. 그러나 시기가 안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선거와 관련해 커뮤니티가 다소 어두웠을 때다. 편지를 받아본 한미TV 방송국 사주의 입장에서 충분히 참고는 됐을 것이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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