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 문화회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15만 한인동포 벽돌쌓기운동’을 전개한지 만 1년이 되였다.
바로 작년 이맘때 동포들의 열렬한 호응과 벅찬 가슴을 안고 시작된 ‘벽돌쌓기운동’은 한인회로부터 독립된 ‘건축위원회’가 구성되고, 장기남씨를 위원장으로 뽑은 후 현재까지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1년이 지난 현재, 모금 실적을 뒤돌아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심정이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짐작하는 대로 안팎의 악재가 작용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부적인 이유로 첫째는 한인회장 선거 후유증으로 인한 동포사회의 갈등과 분란을 꼽을 수 있으며, 이것은 한인회 주도의 회관 건립운동에 찬물을 끼얹은 촉매재가 되었다. 다시 말하면 한인회를 보는 동포들의 시선이 곱지 않게 변한 것이 모금 운동에 장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장기남 회장 홀로 고군분투하는 건립 추진위원회의 허약성도 간과 할 수 없다고 본다. 한배를 타고 회관이 마련될 때까지 함께 갈 줄 알았던 건추회는 지금 부회장, 감사, 재무, 등 핵심 이사들이 잇따라 사임했다. 어떤 이유에서건 7명 정도가 떠나 향후 사업추진에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외부적인 요인으로 카타리나 허리케인 등 올해 빈발한 재해 때문에 모금이 분산된 것도 악재라면 악재라고 하겠다.
또 고사리 손으로부터 연로자 들의 소셜 시큐리티 성금에 이르기까지 벽돌쌓기에 많은 동포들의 눈물겨운 정성이 답지했으나, 재력가나 올드 타이머들의 호응이 미약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가운데, 문화회관 건립 추진회가 최근 시카고 교외 마운트 프로스펙트 소재 루터란 교회 부지를 6백여 만 달러에 사겠다고 구매 신청을 제출했다. 이날 이것을 결정한 이사회는 15명의 이사 중 5명이 출석하고 5명이 위임을 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한인사회의 반응은 건추회가 왜 갑자기 조급해졌느냐?는 점과, 이것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것이다. 더구나 모금운동이 침체되어 있고, 건추회 조직의 보강이 시급한 시기에 서둘러서 ‘오퍼’를 하고, ‘투어’를 해야만 하느냐는 지적이다.
이 마당에 과연 600만 달러 짜리 건물 구매가 가능한지? 실현 가능성부터 따져보자.
그동안 조성한 기금은 모두 38만 달러에 불과하다. 약정 액 50만 달러가 다 들어온다 해도 100만 달러가 채 안 된다. 그런데, 어떻게 600만 달러 짜리 건물을 사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500만 달러를 융자해서 이것을 15년 동안에 상환할 경우, 지불액은 매달 3만 3천 달러나 된다고 한다. 다운 페이먼트 금액조차 충분치 못한 우리 실정으로는 현실적으로 벅차다고 하겠다. 보도된 바와 같이 장 회장의 복안대로 M-파워사와의 4천 명의 전화요금 10% 적립 프로그램과 렌트비 책정은 희망사항이 될 수는 있어도 현재로서는 막연한 계산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한국 정부에 기대를 걸 수도 없다. 지난번 멕시코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 해외동포 지원사업과 관련, 국민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으며, 현지 동포들의 노력과 실적이 우선 중요하며 정부로서는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고려 할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가 동원 할 수 있는 자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동포사회의 호응에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장 회장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동안 장기남 회장은 소아를 버리고 대아를 위해 희생적인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식당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웨이터도 마다 않은 열정을 보였다. 개인 사업을 내 팽개치고 거의 풀타임으로 문화회관 건립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말보다 실천이 앞서 스스로 10만 달러의 거액 기증에 모범적으로 앞장섰으며 온 가족이 자기 일들처럼 함께 뛰었다. 작금의 사태는 그를 외롭고 힘들게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가진 것 없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을 추진한다면 무모한 일이다. 바라건대 건추회는 루터란 교회에만 집착말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의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카고 시내에는 가능성이 없는지 더 살펴보기를 부탁한다. 따라서 지금이 동포사회의 중지를 모을 중요한 시기이다. 건추회 재정비는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루터란 교회 구매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청회는 사후에 할 일이 아니라 사전에 하도록 하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