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C 직원들, IU이사회 지시 불응
IIC-IU분규 관련 “민심은 IIC(KCI측)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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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희 국제문화대(IIC, 본인 및 IU이사회측 주장에 따르면 IU) 부학장에 대한 IIC이사회(이사장 임중엽)의 해고결정에 불복, IU이사회측이 25일 샌프란시스코 소재 주수피리어법원에 제출한 해고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접수기각(재판 이전에 접수를 받지 않음)된 가운데, 구 부학장이 26일 도산캠퍼스에서 실시하려던 강의도 무산됐다.
또 구 부학장이 IU이사회의 명령이라며 IIC직원(IU측 주장은 IU직원들)에게 도산캠퍼스로 이전근무할 것을 전달했으나 이 또한 직원들에 의해 거부됐다.
‘한 대학 두 이름’ 때문에 일반인들의 이해에 이중삼중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IIC-IU 분규와 관련된 안팎의 분위기는, 현재 재판에 계류중인 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IIC측(IIC의 모체인 KCI 포함)에 매우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편 IU이사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일련의 본보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적 논리적 모순이 적지 않은데다 본질을 흐리는 억지성 강변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IU 이사회의 저의를 더욱 의심케 하고 있다.
◆해고무효 가처분 신청기각에 대한 상반된 입장=IU이사회가 25일 법원에 낸 구은희 부학장 해고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주지 않은 것(접수기각)에 대해 IIC측과 IU측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중엽 이사장은 “(담당판사인) 워렌 판사가 ‘증거가 불충분하다. 조만간 (이미 재판에 계류중인 IIC-IU 소송에 대한) 룰링(판결)이 있을 것이니 기다리고 있으라’며 접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하며 “(본안소송)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판사 입장에서 그것(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닥터 구가 강의를 하게 되고 얼마 안있다 (본안소송에서) 우리가 이기게 되면 금방 다시 그만둬야 되는 상황이라서 그렇게 한 게 아닌가 싶다”는 말로 본안소송 승리까지 확신어린 예감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시급하게 작성한 듯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IU이사회가 25일 오후 본보 등 한인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오늘 법원에서는 곧 본 사건의 본질적이고 전체적인 결정이 내려지게 되므로 IU측에서 요청한 구 부학장 해고통지 무효 가처분신청은 일단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이 결정은 IU의 주장을 기각한 것이 아니라 조만간 본 사건의 총체적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므로 지금 임시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전체결정을 위해 잠시 기다려달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된다고 본다”고 자신들에 불리한 확대해석을 중언부언 경계했다.
◆구은희 부학장 이전수업 무산=초기이민자에 대한 직업교육 WIA프로그램 무산과 이에 대한 해명요구에 거듭 불응하다 지난 20일 IIC이사회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은 구은희 부학장은 학생들에게 전자우편(e-메일)을 보내 26일로 예정된 수업을 메인건물로부터 도보로 2-3분 거리에 있는 도산캠퍼스(ESL강의 등을 위해 사용해온 임대사무실)로 이전해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중엽 IIC이사장은 도산캠퍼스 역시 IIC 명의로 임대계약이 체결돼 있으므로 해고된 구 부학장이 강의실로 사용할 수 없고, 무단 독립해나간 IU가 사용하는 것은 더더욱 안된다는 입장이다.
◆직원들, IU이사회 결정 안따라=구은희 부학장은 또 26일 오전 2시43분 IIC직원들(IU측 주장은 IU직원들)에게 IU이사회의 결정사항을 전하는 전자우편을 보내 “앞으로 모든 학사일정은 도산캠퍼스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모든 대학원 과목수업과 한국어 수업 모두 도산캠퍼스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IU staff들은 모두 도산캠퍼스로 출근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통지했다. 그는 또 “IU이사회에서는 여러분들에 대한 봉급을 지급할 것이고
(현재 여러분의 salary check 싸인 권자는 저를 비롯한 IU이사진입니다) 만약 불응하는 staff들은 해고하고 새로이 직원을 고용하라는 IU이사회 안충승 이사장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IU이사회를 믿고 따르는 직원들에게는 IU이사회에서 법적으로 보호를 해드릴 것이며,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게는 IU이사회에서는 어떤 법적인 책임도 질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 바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직원들은 26일 오전 현재 IU이사회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기존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직원은 풀타임이 3명이고 인스트럭터를 포함한 파트타임 직원까지 합치면 20여명에 이른다. 한 직원은 이날 오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도산캠퍼스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여기(메인건물) 있지 거기 왜 가느냐”며 “우리는 아무도 안갈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최근 본보의 연쇄보도로 알려진 IIC-IU분규와 관련해 직원들이 IIC측에 동정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본보 보도에 대한 IU이사회의 입장표명=
IU는 2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KCI-IIC의 분열이 홍순경 이사와 신연자 전 학장의 개인감정으로 비롯된 것이라고 돌린 뒤, IU로의 분리독립 결정이 이뤄진 올해 2월 2차례의 IIC이사회를 KCI측이 “이사회장 무단점거 및 인신공격”으로 방해하고, 별도로 불법적인 IIC이사회를 발족 및 불법적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IU이사회는 또 지난 24일자 본보 A3면에 게재된 “구은희 부학장 문제점 투성이” 기사와 관련하여 항목별로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흐리는 변명과 모순이 많아 반박자료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예를 들어, ▶구 부학장이 교육학박사(EdD)와 일반박사(PhD)를 혼용한 것과 관련해 본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사자 본인이 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데 대해, IU이사회 보도자료는 본보 기사가 학위의 수준차이를 지적한 것처럼 곁가지 반론을 편뒤 “구 부학장은 오히려 EdD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PhD 혼용에 대해서는 “웹매스터가 무심코 실수로 Ph.D로 표기한 것이지 구 부학장이 요구한 바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강사경력을 교수경력으로 부풀렸다는 본보의 지적에 대해서는, 칼스테이트롱비치의 아시안-아메리칸학과에서 강사(lecturer)로 가르쳤으며, 라시에라대학교에서는 비록 contract에는 다른 교수들과의 형평성에 의해서 contract teacher로 되어 있었지만, 과 내에서는 Professor Koo로 불려졌고, 사무실 문에도 Professor Koo라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는 등 본보 보도를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 모를 해명을 했다.
▶WIA 프로그램 무산 등 학사행정 부실에 관한 지적에 대해서는, “(공적자금 지원중단을 초래한 결정적 이유가 된 WIA 이수자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구 부학장이 소홀해서가 아니라 미국 경기가 전체적으로 나쁜데다가 IU에서 공부하는 WIA 프로그램 학생 중 중국학생들이 취업에 대해서는 노력하지 않고 무료로 공부하면서 그 혜택만 받으려 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한 전체적인 행정은 구 부학장이 맡고 있었지만 취업담당자가 있었고 낮은 취업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미 사직한 상태다”라고 이미 떠난 직원과 학생에게 책임을 미루는 자세를 보였다.
▶학내문제는 꼬여있는데 평통 간사로 활동하는 등 외부활동에는 열성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교 홍보 등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을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IU 이사회에서도 외부활동 자제를 주문한 바 있다”는 등 앞뒤가 잘 맞지 않는 해명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평통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통일아카데미에 대해서는 “구 부학장의 성과”라고 주장했다.
▶구 부학장이 한글학회와 국제교육진흥원(교육부 산하) 등 공인기관과 단체가 있음에도 자신이 만든 사설 한국어교육학연구단체 집현전 등을 내세워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금을 거두려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현전의 거창한 취지를 되풀이하며 “이사회로서는 반길 일이며 더욱 격려할 일”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보도자료는 끝으로▶구은희 부학장이 IIC에서 이룬 업적이라는 항목을 둬 한국어교육과 국제세미나발표 등 그동안의 활동을 나열하며 “구 부학장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아주 긍정적이며 촉망받는 한국어교육학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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