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뉴스위크 특집호는 첫 흑인 여성 억만장자인 오프라 윈프리를 커버로 내세우고 여성 지도자 특집을 다루며 미국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20명의 여성들의 삶과 교훈을 소개하였다. 또 30년 전이나 10년 전에 비해 여성 지도자들이 기업 및 각 분야에서 높은 지위로 급상승하면서 이로 인한 직장의 문화의 변화 및 여성 지도자와 남성 지도자의 차이에 관한 이슈를 다루었다.
그 곳에 소개된 20명의 미국 여성 지도자들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 가운데 뽑혔다. 나이는 40대 후반부터 70대까지 다양하며, 직업 또한 패션 디자이너, 미국무부 홍보담당 차관, 의무군단 준장, 천문학자, TV 경영인, 비영리기관 CEO, 음악 지위자, 대학교 총장 및 미주류 기업들의 회장, 사장, CEO 등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여성 지도자, 성공한 여성들의 세미나는 요새 미국의 젊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대학원생들, 특히 여성들에게 공통적인 최고의 관심사이다. 뉴스위크지에서도 언급되었고, 미 전국 뉴스에서도 보고되었듯이 일하는 엄마 밑에서 자란 미국 최고 학부의 엘리트 여대생들의 대부분이 전문적인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집안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소원이라고 발표되어 사회가 들썩거렸다.
지난 30년 전 여성의 지위 향상을 급진적으로 밀어온 노력이 이제 막 그 효과를 보려고 하는데그늘 밑에 자란 미래의 여성 지도자들이 모든 수고를 헛되이 만들고 지난 30년간의 노력을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뉴스위크에서 뽑힌 최고의 영향력 있는 20명의 여성 지도자들의 스토리를 읽어봐도 현 젊은 여성들이 궁금해하는, 어떻게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잡아 잘 해낼 수 있을까에 관하여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그들이 준 충고들도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이미 다 나왔던 이야기들뿐이다.
뉴스위크 여성지도자 특집호엔 여성 직원들에게 가장 ‘친절한 문화’가 있는 제록스 서류 매니지먼트 회사(매출 157억달러)가 특별 소개되었다. 제록스 회사는 미 주류 포천 500대 기업 중에 여성 CEO를 둔 9개 회사 중 하나이며, 32명의 기업체 간부 중 8명이 여성이고, 800명 정도의 중간급 매니저 중 30%가 여성이라고 한다. 뉴스위크의 호들갑스러운 특집에 비해, 여성 CEO의 숫자는 아직도 포천 500대 기업 중 0.02%에 해당하고 있다.
높은 지위의 30%나 여성이 있는 ‘친절한 문화’의 제록스 회사가 다른 기업들과 어떻게 다른가? 예를 들면, 여성 직원들이 아이를 소아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회의시간 조정 제의를 서슴없이 할 수 있으며 대개의 직원들이 아이들 육아 문제로 아침 7시30분 회의를 자유롭게 거절할 수 있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부럽다. 나 자신도 새벽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회의 참석자의 3분의2는 남자이고 여성 멤버는 독신여성이거나 아이들이 다 성장한 기혼여성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극소수 멤버들이 육아문제로 회의 시간을 바꾸자는 제안을 내놓는 것은 아직은 그다지 현명한 것이 아닌 듯하다.
성공한 여성들이 많은 제록스 회사의 기사를 더 자세히 읽어보면 많은 여성들이 자녀를 둔 경우가 많은데 어느 직장이나 출세와 같이 따라오는 조건으로 일주일에 40시간 일하는 것이 아니라 70시간 일하는 것이 기준이며 끊이지 않은 출장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한 매니저는 애들이 학교다닐 때 5일 주중에 4일 출장을 다녀오게 되면 자연히 많은 걱정이 생기게 된다고 고백한다.
제록스 회사의 출세한 여성들의 아이들은 누가 보고 있는가? 제록스 회사의 높은 간부 여성들의 경우 남편들이 본인의 일을 줄이거나 혹은 직장을 관두고 가정을 유지한다고 한다. 우리 한인 커뮤니티 부모들의 열성스런 교육열로 미국에서 자란 여성들도 이제는 미 주류사회 곳곳에 들어가 있다.
“출세와 더 높은 수입”들을 자녀들에게 원하겠지만 여성이나 남성 또한 같이 직면해야 하는 문제가 출세의 고수입과 비례하는 긴 노동시간과 지속되는 출장이다. 또 많은 경우 타주나 타 도시로 전근을 가기도 한다.
너무 높은 곳으로만 올라가기 전에 “인생의 질”을 본인들을 위해서, 또 가정을 가지기로 결심했으면 부모로서의 책임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케이 송
USC 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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