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 두 이름’ IIC(가주국제문화대)-IU(국제문화대) 분규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소재 주수피리어법원은 25일 IU이사회(이사장 안충승)측이 낸 구은희 부학장에 대한 IIC이사회(이사장 임중엽)의 해고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접수를 거부했다.
워렌 판사는 이날 오전 11시쯤 IU이사회의 의뢰를 받아 더 로더백로펌사 변호사가 구 부학장에 대한 지난 20일자 해고통지는 무효이며 따라서 그 효력을 정지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한 데 대해 “이 문제(IIC-IU 분규를 통칭)가 재판에 계류중이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선고공판이 이뤄질 것)이니 기다리라”며 접수를 받아주지 않았다.
접수거부가 곧 기각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KCI로부터의 분리독립파인 IU이사회로서는 이번 가처분신청을 통해 법적 정당성을 내외에 과시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 상당부분 타격을 입게 됐다. IU이사회는 원래 IIC이사회였으나 올해 2월 모체인 KCI의 동의없이 전격적으로 정관을 수정, 학교명칭을 IU로 고치는 한편 이사회명칭도 IU이사회로 개칭하고 IIC의 모체인 한인센터(KCI)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했었다.
구은희 부학장을 해고한 현재의 IIC이사회는 옛IIC이사회가 IU이사회로 떨어져나간 뒤 KCI측이 새로 구성한 것이다.
IU이사회는 구 부학장에 대한 해고통지가 이뤄진 지난 20일 본보 등 한인언론사에 ‘KCI측 학사행정 개입은 명백한 범법행위’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 “KCI측이 불법적으로 구성한 임의단체 IIC(이하 KCI측)가 지난 20일 국제문화대학 부학장 구은희 박사에게 해고통지를 하고 강제축출을 한 행동을 명백한 범법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처방안을 마련키로 했다”며 “이사회는 법적대리인(The Lauderback Law Firm)을 통해 해고통지 무효 가처분신을 24일 중에 제출키로 했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KCI측은 “구은희 교수가 IU 부학장을 하든 KU부학장을 하든 상관할 바 아니나 정관상 KCI의 부속기관으로 돼 있는 IIC에서는 떠나야 한다”며 구 교수의 교내진입 자체를 봉쇄하고 사물정리 등을 위해 진입코자 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연락해 직원 입회하에 하는 등 소정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IIC의 모체인 KCI(한인센터, 원장 안혜미)가 IIC에 대한 법적 권한을 주장하는 근거는 KCI가 1995년 IIC 설립할 당시부터 못박은 “가주국제문화대학은 한인센터에 전적으로 귀속된 기관(IIC is a wholly owned subsidiary of KCI)”이라는 규정이다. 또 2001년에 마련된 IIC이사회 정관 제1조3항에 따르면, “한인센터는 IIC이사회 과반수의 임명권을 가진다(KCI has the right to appoint the majority of IIC trustees)”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IIC이사회(이사장 안충승)가 올해 2월 전격적인 분리독립(IU로의 교명개칭도 이때 이뤄짐)을 감행하면서 이 규정들을 철저하게 위반했다는 것이 KCI측 주장이다. 당시 IIC이사회는 문제의 정관 1조3항을 삭제하는 한편 분리독립을 선언했었다. 현재는 IU이사회가 된 옛IIC이사회는정관개정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며 정관삭제 및 분리독립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IIC에서 IU로의 분리독립을 주도한 인사들이 한국이나 미 동부 등 외지인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가주 한인사회에서 “법적인 것은 몰라도 도의적으로 잘못됐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본보 25일자 A2면> 특히 KCI의 존재이유나 다름없는 WIA프로그램(한인 등 초기이민자들에 대한 무상 직업교육)을 통해 이민생활 정착에 도움을 받았다는 L씨(데일리시티 거주)는
“학교가 비록 좁고 평범한 집처럼 보여서 별게 아니구나 생각했지만 25년 전 이민을 왔을 때 10대1의 경쟁을 뚫고 한달에 600달러씩 받아가면서 타이핑(요즘은 주로 컴퓨터)도 배우고 영어교육도 받았고, 거기서 직장까지 알선해줘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며 “IU니 뭐니 폼만 번드르한 것에 한눈을 팔다 그게(WIA 지원금) 잘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또 현직단체장인 K씨는 “법률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우리가 내놓고 뭐라 말은 못하지만 어려울 때 여기 사람들이 그거(KCI 및 IIC) 살려보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했는데 작년에 어디에 가입되고 뭐 좋은 소식이 들리더니만(IIC의 서부대학연합회 준회원 가입을 지칭) 딴 데 사람들이 숟가락만 들고 나타나서 접수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기반이 확 잡힌 대학도 아니고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다던데, 집어먹으려면 최소한 이 근처에 와서 학교에 코빼기라도 좀 비추고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개탄.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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