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미국에 살면서도 떠나온 조국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곳이 나를 태어나게 한 곳이요 나를 키워준 곳이기 때문이다. 31살에 들어와 56살이 되어 25년을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한 번도 나를 태어나게 해준 조국을 잊어버린 적이 없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공부하며 지내던 그 시절. 지금은 추억처럼 지나갔지만 주마등처럼 기억이 새롭다.3년간의 병영생활을 통해 자랑스럽게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를 했다. 모든 부모와 형제와 자매와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나는 의무적으로 군인의 길을 걸었다. 최전방에서 허리가 찰 정도의 눈길에서 3.8선을 앞에 두고 경계에 충실했던 그 시절. 그 때는 1970년대 초였다. 그 때 동상에 걸렸던 왼발 엄지발가락은 지금도 퍼렇게 멍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요즘 나를 태어나게 하고 나를 키워 준 조국 남한의 상황이 말이 아니다. 한 마디로 난장판이다. 그건 다름 아니라 참여정부로 들어선 노무현정권의 색깔이 불분명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극심한 혼란을 겪게 하고 있는 실정 때문이다. 빨간색에 가까운 참여정부의 색깔은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들까지 국가의 정체성을 걱정하게 하는 수준까지 올라있다. 노무현대통령을 비롯해 그를 보좌하고 있는 사람들이 인권변호사들과 소위 386 운동권 출신들이다. 대학 때 부터 반미를 외치던 사람들이다. 노무현씨는 대통령이라 그의 권력은 무소부지하다. 그리고 그의 주위에서 그를 보좌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비호를 받는 절대 권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이 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 그래서 나라가 이 모양이 돼가고 있나.
강정구, 장시기 같은 사람들이 노대통령과 천정배 법무부장관 및 정동영 통일부 장관 또는 열린우리당 간부 등의 비호를 받으며 나라를 새빨갛게 칠하지 못해 안달들이다. 하필이면 세상이 다 증명한 구태의 공산주의로 나라를 색칠하려 하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아 죽겠는 건 북한에서 배를 두드리고 있을 김정일이 뿐일 게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탓하기 전에 먼저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에게 화살은 돌아
가야 한다.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씨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처럼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 젊은이들의 몰표를 얻었다. 그것이 당선의 계기가 됐다. 듣기 좋은 참여정부가 시작돼 나라는 3년을 지내왔지만 서민들은 모두가 좌절과 허탈의 상태에서 자포자기로 사는 양태가 되어버렸다.
10월 21일 한국의 원로 중 한 사람인 김수환 추기경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6.25는 통일전쟁”등의 발언을 통한 국가의 정체성과 나라의 안위와 관련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담당자들은 나라가 적어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나라의 현재와 앞날을 심히 우려하는 발표를 했다. 김추기경은 “나라가 갈가리 찢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라가 진보와 보수, 개혁과 반개혁으로 갈라져 있어 걱정스럽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경제를 위해서라도 국력을 모으는 일”이라며 강정구교수의 발언에 대해서는 “인천상륙작전 때문에 북의 의도가 좌절됐다는 것을 아쉽다고 말하는 것은 조선인민공화국이 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대학교수라는 지성인이 김정일의 독재체제하에 있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강 교수 등이 그 때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았던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권지휘와 관련해 “강 교수 같은 사람의 인권을 보호한다고 청와대와 장관이 나서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간판만 대한민국이 지배하는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가진 그런 나라에 살고 있는 게 아닌지 분간하기 어렵다. 386세대로 불리는 지배세력만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다. 지금 나서서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을 수구보수로 몰고 분별없이 매도하고 있다”고 의분해 했다.대안은 있다. 그것은 기한이 따른다. 앞으로 2년여 동안 노무현정권은 연장된다. 그 때까지 만이라도 나라의 정체성만은 지탱되게 의식 있는 나라 안 국민들과 나라밖 국민들이 단결하여 빨간 물들이기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정권을 출발시켜야 한다. 아무리 안타까워한들, 칼자루를 잡고 있는 자를 당할 수는 없다. 칼날을 잡고 수없이 흔들어보아야 피만 떨어질 뿐이기 때문이다. 빨갛게 통일 되는 것 보다는 남북이 갈라 져 있는 것이 더 낫다. 강정구교수가 미워지는 것보다 말리는 시어미, 노무현정권의 빨간색깔이 미워짐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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