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밭집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옛날 생각하면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만 봐도 흐뭇합니다”
LA 한복판에서 담백하고 구수한 고향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최근 새로 오픈한 솔밭집(대표 전덕종)에 들러보자. 8가와 아이롤로(Irolo)가 만나는 8가 파출소 옆에 위치한 이곳은 정겨운 이름만큼이나 반가운 토종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할머니 손맛처럼 투박하지만 혀끝에 오래도록 남는 다양한 메뉴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보리밥. 그냥 보리밥이 아닌 ‘솔밭집 스타일로 먹는 생열무 보리비빔밥’이다. 대전에서 10년간 보리밥 전문식당을 운영했던 전덕종 사장이 LA에서 처음 선보인 특별 메뉴인데 5.99달러라는 가격이 믿어지지 않는 맛이다.
솔밭집 스타일로 서브된 푸짐한 보리밥. 생열무, 꽁보리밥, 강된장, 등게장 소스 넣고 쓱싹 쓱싹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구수한 면발, 시원한 육수, 감칠맛 나는 소스가 어우러진 물 막국수. 양념에 비벼먹는 비빔막국수도 있다. 5.99달러.
솔밭집 특유 등게장에 비빈
꽁보리 열무비빔밥 일품
막국수 면도 직접 뽑아 구수
사실 보리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배고픈 시절 먹던 음식. 하지만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리밥에 대한 위상(?)이 확 달라졌다. 보리밥은 쌀밥보다
소화가 잘 되고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당뇨 및 변비 환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으로, 일상에서 먹을 수 있는 최고의 건강식으로 꼽힌다.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먹거리로, 젊은 세대들에게는 색다른 건강식 별미로 그만인 메뉴.
솔밭집에서 가장 자신 있게 권하는 보리밥은 나름대로 먹는 방법과 순서가 있다. 일단 갓 뜯어온 듯한 여린 열무와 향긋한 부추가 가득 담긴 커다란 볼에 따끈따끈 갓 지어낸 부드러운 보리밥을 붓고 구수한 강된장 두세 스푼 떠 넣은 다음 전사장이 직접 만든 고추장 소스(솔밭집에서는 ‘등게장 소스’라고 부르는데 충청도 사투리로 게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보리, 보릿겨, 호밀, 콩 등을 메주 띄우듯 띄워 만든 것을 고추장과 섞은 것인데, 일반 고추장보다 구수한 맛이 난다)를 넣고 쓱쓱 비빈다.
한 두 숟갈 떠먹어본 다음 입맛에 맞게 강된장이나 고추장 소스를 더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두 방울 살짝 떨어뜨리면 솔밭집 스타일 보리밥 완성!
골고루 비빈 열무보리밥 한 숟가락 가득 떠 넣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행복감, 야들야들한 생 열무와 구수한 된장이 어우러져 담백한 한끼 식사로 손색없다. 특히 일반 된장찌개보다 맛이 진한 강된장은 시골 스타일로 끓여내 걸쭉하면서도 구수하다.
색다른 맛의 보리밥을 위한 팁 하나. 나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찬으로 함께 서브되는 숙주나물이나 호박나물을 함께 넣고 비비면 즉석 나물비빔밥으로도 손색없다.
보리밥 다음으로 인기 있는 메뉴는 막국수인데 막국수 또한 보리밥 못지 않은 건강 음식. 특히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어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막국수에 들어있는 메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피를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도 맛이 좋아야 먹는 법. 맛있는 막국수는 면발에서 승부가 나는데 전분가루와 메밀을 섞어 만드는 면발에 메밀을 일정량 넣어야 특유의 구수한 맛이 나 맛있는 막국수가 완성된다고 한다.
“시중에서 파는 막국수 면발에는 메밀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것도 있어 그 맛이 나지 않아요. 우리는 메밀가루와 전분가루를 반죽해 면발도 직접 뽑아냅니다” 솔밭집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전사장의 설명이다. 솔밭집 막국수에는 메밀이 40%나 들어있어 구수한데다, 주문 받는 동시에 면발을 뽑아내기 때문에 신선하다. 종류는 냉면처럼 육수에 넣은 ‘물 막국수’와 매콤한 양념에 비빈 ‘비빔 막국수’ 두 가지가 있다.
보리밥과 막국수 외에도 감자탕, 청국장, 육개장, 닭도리탕, 삼계탕 등 우리의 맛을 절로 느낄 수 있는 향토 음식들과 엄마, 아빠 손에 이끌려온 아이들을 위한 떡볶이, 돈까스, 직접 빚어 만든 만두까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솔밭집 주소는 3328 W. 8th St. LA, CA 90005, 전화번호(213)252-8918
<글·사진 성민정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