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봄에 새크라멘토에서, 그리고 가을에는 남가주에서 1년에 2번 열린다. 2박3일에 거쳐 진행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한마디로 가주 공화당 내에서는 가장 큰 축제라 할 수 있다. 모든 공화당주요 멤버들이 한자리에 만나 앞으로의 정치적인 계획을 세우고 또 공직의 후보들이 공화당 내에서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멤버들 중에는 대게 3종류로 나뉜다. 가주 공화당 중앙위원, 카운티 공화당 중앙위원, 그리고 일반 멤버들이다. 일반 멤버란 공화당으로 등록한 가주 주민이고, 카운티 공화당 중앙위원은 자신이 살고 있는 주 하원 지역구에서 주민의 투표로서 당선된 공화당 위원이며 가주 공화당 중앙위원은 당선된 지역 공화당 정치인들에 의해 임명된 사람들이다.
임명기간이 2년인 이들은 전당 대회 때 가슴에다 파란 배지를 달고 다닌다. 그리고 공화당 의장과 임원선거 및 당내에 모든 결정권에 한 표를 던지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한 이들은 가주 공화당 정책과 미래 계획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전주지사 그레이 데이비스를 소환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들이 대게 주 공화당 중앙위원들이었고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당선시키는데 큰 영향력을 미친것도 이들이다. 한마디로 이들이 가주의 공화당을 움직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1990년도 중반에 유권자 등록 자원 봉사자로 정치를 시작했다. 버뱅크에 있는 가주 공화당 본부에 전화를 해 봉사를 하겠다면 무급이므로 언제든지 받아준다. 열심히 봉사하는 와중에 카운티 중앙위원으로 출마해 보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리고 2000년 예비 선거 때 처음으로 주 하원 42지국에서 LA 카운티 중앙위원에 출마하게 되었다.
여기에 출마하기 위해 그 지역 주민들의 서명서가 필요했는데 아침 9시서부터 저녁까지 집집마다 돌아다녔다. 배가 고프면 주머니에 있는 마른 과일을 씹어 먹으며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으러 다녔고 그 와중에 문전박대도 모자라 개한테까지 물릴 뻔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 당시 나는 길거리에서 1 달러를 구걸하는 거지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1만 표가 넘는 표를 얻어 LA 카운티 중앙 위원으로 당선되었고 2년 뒤인 2002년에 주 공화당 중앙위원으로 임명되었으며 2004년 다시 재임명되었다. 이제는 공화당 전당 대회 때 항상 참여하여 코리언 아메리칸으로서 한 표의 투표권을 행사하고 온다. 가주 공화당 중앙위원들은 1,500명을 넘지만 아직도 한국계는 10명 정도이다.
요사이 우리는 정치참여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가장 손쉬운 정치참여로는 로컬 선거 때 발런티어로 참여하여 행동으로 미 주류 정치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권자 등록을 돕는다거나 전화 캠페인, 아니면 가가호호 유권자의 집을 방문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발런티어로 나서게 되면 재정적 부담도 없고 정치인들과의 실질적 접촉이 많아 그 효과도 크다.
또한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 선거 자금 등으로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기부보다는 코리언 아메리칸의 이름으로 여러 명이 함께 기부한다면 한인사회가 더 인정을 받을 수 있고 그만큼 정책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이 직접 공직에 출마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정치 참여는 우리의 투표권 행사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선거 때 마다 소중한 한 표를 던짐으로서 우리의 결집된 정치 파워를 주류사회에 보여주어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에는 말로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는 행동으로 정치 참여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우리보다 앞선 커뮤니티들은 행동으로 정치를 참여한다. 우리들이 말만 하고 있을 때 그들은 자기네 후보들을 당선시켜 미국에 더 깊은 뿌리를 내린다.
이 나라에서 한인들이 이방인으로 살 것인가 주인으로 살 것인가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찰스 한
한미 공화당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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