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이끄는 자원봉사 정신
참여하는 학부모 자녀 성적 높아
미국 주류사회 교육계에서 30년 동안 일하다보니 생각, 경험, 라이프 스타일, 교육수준, 인종, 경제적 사회적 위치가 다양한 학부모님들과 접하는 기회를 가집니다. 지난 13년 동안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다음과 같은 학부모님들과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 높은 교육을 받고 미국 정치와 사회에 돌아가는 이슈를 잘 알고 있는 정치적으로 세련된 영어권 학부모들
● 교육열은 높지만 미국 이민 생활하느라 몹시 바쁜 이민 1세 가정의 (한국인을 비롯한) 학부모들
● 싱글 맘으로 열심히 일하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거나, 애들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여러곳을 다니며 직장을 구하고 있는 다른 소수계 학부모들
● 백인이지만 영어를 제 2언어로 하고 유럽에서 이민와서 히스패닉이나 동양인 이민자들보다는 색다른 챌린지를 갖고 있는 러시아, 알미니언, 로매니언 등 동구라파 이민자 학부모들
● 한국계 학부모들 중 1.5세로 언어장벽은 별로 없지만 문화적으로 주류사회 학부모들과 잘 어울리지 않거나, 또는 자신들의 커리어 기반 잡느라 바빠서 학교 참여나 봉사에 1세 학부모보다 별로 나은 점이 없는 학부모들
● 자녀 학교의 프로그람이나 변화에 대해 근거없는 남의 소문을 듣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학부모들
등등 다양한 학부모님들이 저에게 계속 생각하고 배우는 기회를 줍니다. 한편 잊지 못할 모범적인 학부모들을 생각하면서 죠이스 엡스틴(Joyce Epstein)박사의 연구 “Family/School/Community Partnerships”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학부모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학교의 학생들 성적이 높다는 연구입니다. 아래에 예를 든 15명의 학부모 이외에도 물심양면으로 학교를 위해 애쓰는 학부모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지면 관계상 다 소개하지 못합니다.
1. 팀 아빠는 아내인 낸시와 함께 둘 다 변호사로 무척 바쁜데도 다알리아 꽃을 심은 학교 밖 코너의 조그만 정원을 돌봐 줍니다. 자녀들이 오래전에 저희 학교를 졸업해서 지금은 다 컸는데도 계속 학교 미화를 위해 주말이 되면 정성껏 손질을 수년간 해 오고 있습니다.
2. 윌리엄의 할머니는 의사로 은퇴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에 와서 양호 교사로 자원봉사해 줍니다. 그녀는 항상 웃으며 겸손하고 유머센스와 정신적 여유를 가진 할머니 닥터입니다.
3. 젊은 할머니 쥬얼은 고등학교 교감으로 은퇴하고 학교에 와서 자원봉사 합니다. 2월인 미국 흑인문화의 달에는 유명한 흑인민권 운동가까지 초대하여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도록 주선해 주었습니다.
4. 캐머런은 예술가로 글도 잘 써서, 영화배우 커크 더글러스(Kirk Douglas)가 학교 운동장 개선하라고 기부하는 Kirk Douglas Grant를 직접 저와 같이 써서 5만불을 받았고, 지금은 미술 교육을 위해 교사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5. 메리는 불어를 제 2언어로 배웠고 남편은 불란서 사람으로 영어에 액센트가 있으므로, 액센트있는 한국부모들의 영어에 무척 이해심을 가지고 한국 학부모들과 어울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6. 드니스는 스탠포드 대학교를 나왔고 집안도 L. A. Times를 소유한(지금은 L. A. Times가 Chicago Tribune에게 팔렸음) 갑부 집안인데도, 아주 겸손하여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고 학교를 위해 전심전력으로 도와주며, 제가 교장으로 첫 부임했을 때 PTA 회장으로 봉사하면서 저로 하여금 진정한 의미의 스쿨 발런티어리즘(School Volunteerism)을 배우게 해주었습니다.
7. 호프는 여름방학 때도 학교에 나와 나무나 풀이 죽지 않도록 물을 주고 운동장에 난 잡초를 뽑아 주었습니다. Back-to-School Day와 Open House 행사 바로 전 토요일에는 학교 미화를 위해 청소를 해 주었습니다.
8. 아니타는 자신의 집에 학부모를 불러 디너파티를 자주 하면서 더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참여하도록 리드하는 역할을 자주 하였습니다.
9. 폴은 UCLA 외과 전문의인데도 시간을 내어 학교를 도와주더니 몇 년 전에 전 가족이 뉴저지로 이사 갔지만 가끔 e-mail이 옵니다. 그쪽 학교와 저희 학교를 비교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알려줍니다.
10. 쥰은 한국 학부모로 타민족 학부모들과 잘 어울리고 한국 학부모와 비한국학부모 사이에 모범적인 liaison 노릇을 하였습니다, 영어는 다소 서툴지만 웃는 얼굴과 센스있는 재치로 항상 배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11. 스티브는 심리학자이며 LEARN 학교 개혁 트레이닝을 받을 때 학부모 대표로 제가 모시고 가서 함께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몇 년 전 안타깝게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으나 가끔 생각나는 진실한 학부모였습니다.
12. 졸업식 때 그동안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어 고맙다며 긴 편지를 써서 주고, 제가 학부모 대상 교육 세미나를 할 때는 꼭 참석하는 새뮤엘 엄마
13. 한국학부모 신디와 유태인 학부모 랜디는 매일 학교 시작 전(before school)과 마친 직후(after school)에 교통안전 자원봉사자(traffic safety volunteer)로 일해줍니다. 가끔 성급한 학부모들로부터 심한 욕까지 얻어먹지만 꾹 참고 모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꿋꿋하게 일해줍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다른 학부모 봉사자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14. 한국부모인 제임스 아빠는 개인 비즈니스 하느라 늘 바쁘지만 학생들이 잊어버리고 아무데나 둔 옷들을 일일이 Lost and Found 코너의 옷걸이에 걸어 챙겨줍니다. 보통 학교 봉사자는 엄마들이 많은데 아빠로서 개의치 않고 시간을 쪼개어 잠깐 학교 봉사하고 일하러 가십니다.
15. 데보라씨는 항상 웃고 모든 인종의 학부모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교사들의 과제 및 숙제 자료들을 copy해 줍니다. 다른 봉사자들도 모아서 교사를 위해 교실에서 사용하는 교재물을 등사해 줍니다.
미국사회의 장점 중의 하나는 자원봉사 정신(volunteerism)입니다. 자신이 가진 시간과 돈을 기부해서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도울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미국을 더 강하게 하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학부모님들이 한국학생들만 위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백인, 히스패닉, 흑인, 다른 동양인들의 자녀들을 위해서 봉사할 때 미국 교육 시스텀의 질을 높이게 되고, 다른 인종의 학부모들도 한국학부모들의 교육열과 미국주류사회 교육 커뮤니티에 대한 공헌을 더 인정해 줄 것입니다.
교육상담 문의: sko1212@aol.com 또는
DrSuzieOh@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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