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복잡하고 거친 행동을 하며 긴장이 반복되고 질풍노도처럼 변덕스러운 사춘기가 지난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낳아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 꿈을 향해 질주하는 야심찬 젊음도 아니다. 대학은 6년만에 졸업하고 직업과 주거지를 자주 옮기며 이성친구도 가끔 바뀐다. 얼핏 보기에는 목표도 없이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의 완결성을 향한 생명운동을 하고 있는 세대. 사회학자와 심리학자, 교육자들은 18세~25세 아니 그 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싱글그룹을 트윅스터(twixters)라고 부르고 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중간치기라는 뜻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없었던 이 그룹은 현재 거대한 군상을 이루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에 갈등하는 부모세대를 향해 ‘우리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부모들이 바래왔던 것처럼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더디 자라는 요즘 애 어른들에 대해 타임지가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18~29세‘애어른 그룹’… 10년전의 X세대
직장·데이트상대 자주 바꾸고 결혼은 늦게
부모세대가 볼 때 어른이란 안정된 직장이 있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독립한 인간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전문에 언급한 트윅스터는 아이도 아니요,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20대의 피터 팬’ 애어른(kidults)들이다.
이들은 연령적으로 10대를 벗어난 지 오래지만 그렇다고 가정을 꾸리는 책임을 떠 안지도 않은 독특하고 튀는 라이프 스타일을 구가하고 있다. 10년전에 X세대라고 불렸던 이들은 예전 개념으로 보면 성인대열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들은 성인의 문지방 앞에서 서성이며 결혼이 주는 안착에 대한 책임과 굴레는 벗어 던지고 직장과 데이트 상대를 자주 바꾸고 파티에 자주 참석하며 ‘무책임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게으르거나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 이들을 무책임한 세대라고 표현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맞되 본질적으로는 틀렸다. 이들은 오히려 삶과 결혼에 대해 너무 진지하기 때문에 섣불리 행동을 하지 않고 어른으로의 유예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회학자, 심리학자, 경제학자, 교육학자들은 ‘성년 사춘기’(adultescence)라는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는 세대라고 지칭하며 이 그룹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대학 졸업장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
타임지가 18~29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세에 대학을 졸업하는 비율은 32%에 불과하고 평균 5년만에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대학 재정보조의 대부분이 무상원조인 그랜트였다. 요즘은 빌려주는 융자가 많아서 타임지 조사결과 대학 졸업생의 66%가 1만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고 10만달러이상 빚진자도 5%에 이른다.
대학 졸업장 취득에 학비와 시간이 전 세대보다 훨씬 많이 드는데도 대학 진학률은 1970년 이후 53%가 늘었다. 1990년대 말 이후 대학졸업장이 직업시장에서 그렇게 든든한 보수를 약속해 주지도 않는다. 따라서 대학 졸업 후에도 대학원이나 전문 학위 취득을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트윅스터가 늘고 있다.
■직장을 쉽게 옮긴다.
이 학교에서 저 학교로, 이 직장에서 저 직장으로 또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쉽게 옮기며 떠돌아 다니는 이들을 부모들은 집시라는 농담으로 되받고 있으며 사회학자들은 이들을 아직도 샌드 박스에서 놀고있는 애어른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래성을 쌓고 허무는 식으로 아직도 직업시장에서 모래성을 쌓으면서 실험중인 건축가들로.
이에 트윅스터들은 “호울 푸드 마켓에 가면 커피종류가 40개에 이르고 디렉TV의 채널은 205개이며 매치 닷 컴의 개인광고는 1,500만건에 이르며 몬스터 닷 컴에는 80만개의 직장이 일할 사람을 찾고 있다. 우리에게는 두드려보고 싶은 너무나 많은 문들이 있으며 사람도 많고 그만큼 경쟁도 심하다”고 말한다.
20~30년 전 블루컬러들이 메우던 직업을 요즘은 대졸자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학사학위 가진 웨이터들도 부지기수다. 미전국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1971~2002년 25~34세의 풀타임 소득은 17%가 하락했으며 20대 중반의 미국인 절반만이 가족을 부양할 수입이 된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가기를 원치 않으면 굿이어 공장에 취직해 결혼하고 집사고 애 낳던 시절은 지나갔다. 고교 졸업장으로는 최저임금만 주는 소매상만 전전해야 할 형편이다. 직업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트윅스터들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지만.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
결혼? 하기는 하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반응들이다.
부모세대의 흔한 이혼을 목격한 세대들이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친구가 새롭게 가족개념으로 들어오고 있다. 칵테일 파티, 디너 파티, 북 그룹등 싱글들을 위한 모임은 활발하다. 셀폰, 인스턴트 메시지, 텍스트 메시지 등으로 그들만의 사회적인 네트워킹은 단단하다.
부모와의 관계도 좋다. 18~29세 미국인의 절반이 매일 부모와 통화하고 있다.
■어떻게 도와줄까
장래에 대해
대화 자주 나누고
문제 해결력 길러주라
멜 레빈박사는 ‘준비가 되었건 안되었건 간에 인생은 흘러가고 있다’(Ready or Not, H ere Life Comes)라는 책에서 부모와 학교가 젊은이들이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들의 안착을 도와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 내용중 학부모 가이드는 다음과 같다.
◆자신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자녀가 11세나 12세부터 자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도록 대화를 유도한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함께 협동하는 기술이 부족하면 이를 메꾸도록 서로 시도해보고 잘하는 점이나 강점을 살려 장차 일과 연과시키는 훈련도 시작한다.
◆장래에 관해 자주 대화를 나눈다.
아이의 생활을 대학 입학 허가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아이디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등을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린다.
◆직업훈련을 시킨다.
학교에서는 공부하는 방법만 가르치기 때문에 일하는 방법은 집에서 가르쳐야 한다. 틴에이저에게 파트타임 일도 시키고 시간관리, 우선 순위 배정도 훈련시킨다.
◆레저에는 시간 제한을 둔다.
TV 시청, 컴퓨터 게임등은 수동적인 놀이이다. 이런 시간은 제한하고 사람과 어울려서 하는 놀이를 하는 것이 직업에 도움이 된다.
◆문제 해결력을 길러야 한다.
스트레스, 소외감, 압박감등을 해결 할 수 있어야 한다. 비판적으로 사고 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필요하면 자신을 죽이고 상대와 협력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일상생활에 이를 적용하도록 매일 토론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과잉보호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 형편이 된다고 해서 호화판 여름휴가에, 사달라는 것은 모두 안기는 물질세례는 곤란하다. 20대 자녀가 성인이 되는 것을 보류하고 꾸물거리고 있다고 해서 부모가 그의 생활을 대신 설계해 줄 수 없다. 필요하다면 부모 집도 제공하고 때론 선물도 주고 커리어 자문관도 대줄 수 있지만 성인 자녀의 입장이나 감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계속 친밀한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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