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솔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연방환경청이 제공하는 연비가 실제 연비보다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 공인 자동차 연비는 과연 믿을만한가?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정보지 ‘컨수머 리포츠’(CR) 최근호가 연방환경청(EPA)이 제공하는 차량 연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컨수머 리포츠, 303개 모델 테스트
환경청 제공 연비와 최고 50%나 달라
평가방식에 문제… 로컬서 더 큰 차이
CR는 그동안 2000-2006년형 303개 모델에 대한 연비를 테스트한 결과 적잖은 모델의 연비가 EPA 추산치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모델의 로컬도로 연비는 EPA에서 제시한 연비와 50%나 차이 났으며 인기 상한가의 하이브리드카도 대부분 메이커에서 내세운 연비에 미치지 못했다.
▲연비 평가 방식 문제
CR는 이 같은 EPA와 실제 조사한 연비의 간격에 대해 EPA의 테스트 방법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PA 연비 테스트 시스템은 지난 70년대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자 EPA는 지난 84년부터 로컬도로의 경우 10%, 고속도로의 경우 22% 정도의 연비를 줄여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CR측의 설명이다.
우선 EPA 연비의 경우 지난 20년간 크게 달라진 운전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교통체증이 심화되면서 도심은 물론 외곽지역조차 차량이 스톱 사인에 정차하는 경우가 급증했고 이에 따른 자동차의 공회전 시간도 늘었지만 EPA 테스트가 이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CR는 도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경우 ‘서다 가다’(stop and go)를 반복하는 마일리지가 연 운행 마일리지의 62%에 달하지만 EPA는 이를 55%로 간주하고 연비를 계산하고 있다.
그 사이 자동차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 81년 이래 승용차는 89%, 트럭은 99%나 마력이 향상됐으며 차체는 커지고 자동 트랜스미션, 에어 컨디션, 전륜 구동 시스템은 이제 일반화됐다. 이 같은 조건은 바로 개솔린 소모량을 늘리는 요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달린다고 가정하면 예전에 비해 개솔린 소모량은 마일당 10%가 더 든다.
▲로컬도로 연비차이 더 커
CR는 로컬, 고속도로, 혹은 로컬과 고속도로가 합쳐진 도로에서 전체적인 연비를 종합적으로 테스트했다. 이 결과 개솔린 모델의 경우 EPA가 제시한 평균 연비보다 9% 정도 낮았으며 디젤과 하이브리드카는 18%나 차이가 났다.
특히 연비 차이는 나중에 생산된 모델일수록 커졌다는 게 CR의 지적. 개솔린 차량의 경우 2000년형의 경우 CR과 EPA 테스트의 연비차는 6%였으나 2005-2006년형은 2배인 12%로 벌어졌다. 특히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테스트한 6개 모델의 EPA 연비가 모두 로컬 도로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EPA와 CR의 연비의 차이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고속도로보다는 로컬도로의 연비를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CR 발표에 따르면 로컬도로 연비의 경우 EPA가 제공한 연비보다 13%나 좋은 모델도 있었는가 하면 50%가 모자라는 차종도 있을 정도로 들쭉날쭉했다. 한 예로 지프 리버티 디젤 차량의 경우 EPA와 CR이 측정한 연비차는 50%에 달했으며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46%, 크라이슬러 300C, 셰볼레 트레일블레이저(EXT LT 4WD), 혼다 오딧세이 EX 등이 모두 40% 이상의 연비가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비만 믿고 샀다간 큰 일
자동차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메이커들이 내세운 연비를 믿을 수 없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혼다 엘리먼트를 구입한 뉴욕의 톰 무니노는 “회사측에서는 연비가 21mpg라고 했지만 주행해보니 14mpg밖에 안 되더라”며 “이는 명백한 과장 광고”라고 꼬집었다.
CR에 따르면 EPA 추산 연비와 같거나 나았던 모델은 2003년형 인피니티 FX35, 2004년형 크라이슬러 크로스파이어, 2000년형 혼다 S2000 컨버터블 등 전체 테스트 차량의 10%에 불과했다.
EPA 연비만 믿고 차를 구입한 고객이라면 적잖은 개솔린 추가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 한 예로 연 1만2,000마일을 주행하고 개솔린 가격은 제자리라고 가정할 때 5년간 회사측에서 제시한 연비보다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개솔린 비용은 닛산 퀘스트의 경우 1,316달러, 머큐리 그랜드마퀴스 LSE는 1,742달러, 다지 램 1500은 2,558달러라고 CR는 지적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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