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정글에서 찾은 신비의 암치료약, 비단풀
나는 여러 해 전에 일생을 암 치료법 연구에 바친 어느 외국에 사는 동포한테서 남미의 콜롬비아에 모든 암을 귀신같이 고칠 수 있는 신비로운 약초가 있다는 말을 듣고 돈 1천만 원을 마련하여 이름도 모르고 생김새도 알 수 없는 풀을 찾아서 콜롬비아로 날아갔다. 마약 왕국이라는 콜롬비아는 외국인들이 여행하기에 매우 위험한 나라였다. 그래서 덜 위험하다는 페루로 갔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약초를 찾으러 왔다고 했더니 만나는 사람마다 ‘셀바’로 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스페인 말로 셀바는 정글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셀바로 가야지.
리마에서 안데스 산맥을 버스로 넘어 아마존강 상류에 있는 작은 도시인 푸깔파로 갔다가 거기서 배를 타고 브라질의 마나우스로 갔다. 마나우스에서 50년도 더 된 고물 비행기를 전세 내어 외국인이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정글 속의 작은 마을로 들어갔다. 지도에도 없는 마을이었다.거기서 약초에 지식이 많은 인디오 주술사를 안내원으로 고용하여 독충과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정글을 탐험했다. 열흘 동안을 셀바에서 지내면서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기이한 일들을 여러 차례 겪은 끝에 마침내 그 신비의 암치료약을 찾아냈다 놀랍게도 그것은 밀림 한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주민들의 마당 한가운데서 자라고 있는, 원주민들도 이름을 모르고 약으로도 쓰지 않는 조그마한 풀이었다.
나는 원주민들을 시켜 그 신비의 약초를 수백 킬로그램 채취하여 말렸다. 큰 여행 가방 두 개에 가득 넣고 큰 자루에도 담아 마나우스로 가져와서 정부 관리한테 반출허가서를 얻은 다음 일부를 화물로 부치고 일부는 여행 가방에 넣어 몇 번이나 공항 경찰과 세관에서 체포당하고 압수당할 뻔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서울로 가져왔다.
명약은 발밑에 있다
과연 그 신비의 약초는 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나는 비단풀로 암 환자 몇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다시 아마존 정글로 가서 그 신비로운 약초를 많이 채취해서 갖고 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여행경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여러 달이 지나고 한여름철이 되었다. 그런 어느 날, 나는 서울 종로 한복판에 있는 사무실에서 더위와 업무에 지쳐 잠시 휴식을 취하러 마당에 내려와 무심코 화단을 관찰하다가 깜짝 놀랐다. 시멘트가 갈라진 틈에 죽을 고생을 해서 아마존 정글에서 가져 온 약초와 꼭 같이 생긴 풀이 자라고 있지 않은가! 잎모양도 같
고 줄기를 끊으면 흰 즙이 나오는 것도 같고 먹어서 쓴맛이 나는 것도 꼭 같았다. 이럴 수가! 자세히 보니 그 풀은 마당 곳곳에 건물 관리인이 게을러서 풀을 뽑아주지 않은 곳마다 자라고 있었다. 그 신비의 약초는 내가 전부터 그 이름을 알고 있었음에도 전혀 약초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까닭에 눈 밖에 있던 풀이었다.
그렇다. 그 신비의 약초는 아마존 정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흔히 있는 잡초였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온 세상 사람이 사는 곳에는 지구 어느 곳이나 널려 있는 풀이었다.
나는 신비의 영약을 발밑에 두고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아마존 밀림을 헤매다 온 것이었다. 나는 무릎을 쳤다. 진리는 언제나 눈앞에 있고 선약은 언제나 발밑에 있다. 약은 늘 거기에 있되 다만 사람의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할 뿐이다. 나는 눈 뜬 장님이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아마존 정글 속에서 찾아낸 그 신비의 약초가 바로 비단풀이다. 과연 비단풀은 비싼 수업료가 조금도 아깝지 않을 만큼 신통한 약효를 지닌 식물이다. 지구를 열 바퀴 돌더라도 다시 그런 약초를 찾아낼 수 있다면 나는 더 비싼 수업료도 아끼지 않으리라.
천대받는 풀이지만 귀한 약효
비단풀(학명 Euphorbia humitusa)은 이름 그대로 땅바닥을 비단처럼 곱게 덮는 풀이다. 땅바닥을 기면서 자란다 하여 땅빈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 세계의 온대와 열대지방에 흔하게 자란다. 뉴욕의 맨하탄이나 프랑스의 빠리 한복판, 서울 한복판 같은 곳에서도 잔디밭이나 시멘트 바닥이 갈라진 틈, 보도 블록 틈을 비집고 자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잎과 줄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눈여겨 보지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십중팔구는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쉽다.
비단풀은 이름만 비단이지 천덕꾸러기다. 잘 다진 시골 마당 같은데서도 무성하게 자라서 땅을 덮는 까닭에 사람들이 몹시 귀찮게 여기는 풀이다. 그러나 발로 짓밟고, 뽑아 없애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불사조와 같은 생명력을 지닌 풀이다. 이 불사조와 같은 생명력 속에 신비로운 약효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비단풀이여, 세상에서 가장 쬐그만 풀의 모진 목숨이여. 그러나 이 풀의 질긴 목숨처럼 그 약효는 천금보다 귀하다.비단풀은 대극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언뜻 보면 쇠비름을 닮았으나 쇠비름보다 훨씬 작다. 풀밭이나 마당, 길옆에 흔히 자라지만 작아서 별로 눈에 뜨이지 않는다. 줄기는 땅바닥을 기면서 자라고 줄기나 잎에 상처를 내면 흰 즙이 나온다.
비단풀은 낫이나 칼에 베이거나 긁힌 상처에 그 생즙을 바르면 신기하다 싶을 만큼 곪지 않고 잘 낫는다.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소 먹이로 쓸 풀을 베다가 손가락을 다치면 비단풀을 뜯어 하얀 즙을 처에 바른다. 처음에는 쓰리고 따갑지만 좀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고 상처가 아문다. 상처를 입었을 때 응급치료약으로 귀중하게 쓸 수 있다. 비단풀은 사마귀를 떼는 데에도 가장 효험이 뛰어난 약초로 알려져 있다. 중남미 사람들은 피부에 사마귀가 생기면 이 풀을 짓찧어 붙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마귀가 떨어진다. 그래서 남미에서는 이 풀을 사마귀풀이라고도 부른다. 비단풀은 항암작용과 해독작용, 항균작용, 진정작용 등이 뛰어나서 갖가지 암, 염증, 천식, 당뇨병, 심장병, 신장질환, 악성두통, 정신불안증 등에 두루 널리 쓸 수 있다.
비단풀은 열을 내리게 하고 독을 풀며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피가 나는 것을 멈추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몸 안에 있는 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 있다. 세균성 설사, 장염, 혈변, 자궁출혈, 외상으로 인한 출혈, 황달, 젖이 잘 안 나오는 데, 종기, 종창, 타박상으로 붓고 아픈 것 등을 치료한다. 종기와 악창, 위가 거북하고 배에 가스가 치는 것,
두통, 비염, 치질에도 효과가 좋다. <문의 845-782-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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