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한인상권 형성, 한인 수 급증세…
▶ 먼델라인, 버논 힐스 등
요즘 집값이 많이 뛰고 있는 장소는? 요즘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요즘 한인들이 많이 모여드는 지역은? 이 세 가지 질문이 나올 때면 으레 등장하는 곳이 있다. 바로 버논 힐스와 먼델라인이다. 시카고 한인 타운인 로렌스 거리에서 94번 고속도로를 타고 30여 마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먼델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한인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곳의 한인 업소는 밀워키 길과 타운 라인 길이 만나는 지점을 중심으로 식당으로는 김가네, 나라비, 오사카 스시가 있고 미용실로는 헤어 ID, 마샬, 그리고 아이스크림 가게, 커피 전문점과 꽃가게 등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9에이커 부지에 초대형 한인 상가가 들어서면 이른바 제2의 골프밀 상권이 등장하는 셈이다.
학군 좋고 집값 낮으면서 빨리 오르는 편
이 지역이 소위 뜨고 있는 이유는 무얼까? 학군을 중요시하는 한인들은 시카고시로부터 20마일 반경권에 있는 최고의 학군인 노스브룩, 글렌뷰에 이미 많이 자리를 잡은 상태여서 이 곳의 집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이다. 시카고시로부터 북쪽으로 30마일 정도 떨어져 있어 좀더 먼 편이지만, 학군도 좋으면서 아직은 부동산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 곳이 바로 버논 힐스와 먼델라인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버논 힐스와 리버티 빌 하이스쿨을 비롯해 사립 명문고인 레익 포레스트 하이스쿨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이곳을 중심으로 이와 인접해 있는 리버티 빌, 라운드 레익에는 대규모 주택 단지가 새로 개발되고 있다. 거니 몰 근처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주씨는 거니 남쪽의 버논 힐스 인근 타운에 한인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주유소를 찾는 한인 고객도 증가했다며 최근의 한 한인 손님은 라운드 레익에 새로 들어선 150여 가구의 주택 단지에 20여 가구 정도가 한인이이서 한인 반상회를 조직하고 활발한 친목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말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새로 지어지는 집들을 포함해서 이 근방에는 부동산 가격이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앞으로 사람들이 더 모이면 모일수록 집값이 더 크게 오를 여지가 많은 셈이다.
한인들 많아질수록 상가 수요 높아져
지난 2003년에 버논 힐스와 먼델라인이 만나는 지역에 처음으로 한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한인 식당 ‘김가네’가 생겼다.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소영씨는 처음에는 골프를 치러 왔다가 들르는 한인 손님들을 염두에 두며 가게를 차렸는데 이 근방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많아지면서 한인 고객들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물론 이 식당의 음식 맛이 좋기 때문에 네이퍼 빌이나 미시간에서도 이 곳을 찾는 손님도 많은 편이다. 그는 11년 전부터 버논 힐스에 살고 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자녀들이 다니는 유치원 전체에 한인 어린이가 한 두명 이었지만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과 같은 반인 한인 학생들이 여러 명이다라고 말했다.
버논 힐스에서 7년째 일식당 ‘오스카 스시’를 운영하고 있는 오원영씨는 어차피 외국 손님을 대상으로 가게를 연 것이어서 처음에는 한인 고객들이 별로 없었지만 이제는 한인 손님들의 발걸음도 꽤 많아졌다고 말한다.
3개월 전에 버논 힐스에서 미용실 ‘헤어 ID’를 오픈 한 유영례씨는 이 동네에는 새로 지어 지는 집들이 많은데 시카고 바로 인근 지역에 비해 가격대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여기에 30대의 젊은 부부들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많이 자리잡고 있다며 손님 대부분이 이런 한인들이라고 전했다.
초대형 한인 상가 지어지면 거대 상권 탄생
시카고 인근 서버브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투자를 시도할 만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중형급 한인슈퍼마켓들은 재작년부터 이미 버논 힐스 지역에 새로운 지점을 여는 것을 검토해 오고 있다. 한 식료품점 대표는 버논 힐스에 새로운 지점을 내려는 생각은 2~3년 전부터 해왔고 여러 장소를 물색해 놨지만 아직은 임대료 협상단계라며 1만5천에서 2만 스퀘어피트 정도의 넓은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버논 힐스에서 한인 슈퍼를 이용하려면 버팔로 그로브까지 내려와야 해서 주민들이 장 보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이 지역에 있는 6천 스퀘어피트 정도의 미국 그로서리인 가든 프레시에는 오리엔탈 코너를 마련해서 쌀, 간장, 미역 등 한인들을 위한 식료품을 팔고 있다. 이 역시 한인 거주민이 많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터 은행도 북서버브에 한인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하며 지점 개설의 수익성을 따져 보고 있다. 김병탁 행장은 은행 지점 하나를 개설하려면 건물 임대료와 직원 봉급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앞으로 좀더 시간을 두고 검토를 할 생각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버논 힐스와 먼델라인 지역의 한인 상권이 확실하게 떠오르려면 그 중심을 이룰 수 있는 은행과 슈퍼마켓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는가 였다. 그런데 이번에 대형 한인 상가가 들어서면 여기에 은행과 대형 슈퍼마켓을 비롯해 여러 편의 시설이 생기면서 하나의 거대한 한인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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