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미국이 흔들리고 있다. 2001년의 9.11 테러공격으로 크게 흔들렸고 이라크 선제 공격으로 시련을 겪고 있으며 작년과 올해의 대형 허리케인으로 큰 상처를 받고 있다. 이런 어려운 미국의 상황 뒤에는 ‘못난 지도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있다.
2000년 처음 대통령 당선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말썽이 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선출에서 복잡한 법적 과정을 거쳐 보수성향이 다수였던 연방 대법원이 부시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려 대통령이 되었다(국민 전체의 투표 계산에서는 민주당의 고어 후보가 약 50만표나 앞섰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2001년 취임 후 부시가 취한 어리석은 중요한 정책과 그 결과다. 예를 보자 첫째, 이라크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하거나 9.11 공격의 배후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데도 이라크를 선제 공격했다. 영국을 제외한 강대국들과 대부분의 나라들이 반대함으로써, 미국은 국제사회의 냉대를 받게 되었다.
9월 말 현재 미군 피해는 1,900여명의 사망자에 약 1만명의 부상자다. 또 전쟁비용은 현재 약 2,000억달러에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다. 핵무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전쟁 명분도 핵무기 제거, 독재자 추방, 이라크 국민의 자유, 이라크의 민주정부, 아랍 세계의 민주화 등으로 계속 바뀌었다.
또 국방부는 선제공격 전에 전후의 이라크에 대한 분석과 대책 등이 없었다. 그간 이라크에는 저항세력들이 공격, 파괴, 살상행위가 계속되고 있으나 보안과 치안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치정부의 수립은 어려운 상황이고 이슬람 교파간의 갈등도 여전하다. 미국은 이라크 오일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고 전쟁으로 엄청난 기름만 낭비하고 있다. 빈 라덴은 잡지 못한 상황에서 2개월만에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주력부대를 빼내어 이라크 전쟁 준비에 사용했다. 빈 라덴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둘째, 부시의 세금삭감 정책은 부자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저소득 및 중산층에게는 혜택이 미미했다. 한편 세수가 줄어들어 지금 연방적자는 3,300억달러에 이르고 카트리나와 리타 태풍 피해복구에 들어갈 예산이 없어 큰 고민거리다.
셋째, 탄산개스 등 대기오염 산업공해 물질을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에 미국은 조인하지 않았다. 지구의 오늘과 미래를 계속 파괴하는 선진국이 되고 있다.
넷째, 부시는 북한에 대한 강경일변도 정책으로 북한을 국제사회에 이끌어내지 못하고 핵무기 개발의 시간적 여우만 더해 주었다.
다섯째, 뉴올리언스 일대의 약한 제방을 강화하도록 제출한 연방예산을 대폭 삭감, 이라크 전비로 빼돌렸다. 그 결과 카트리나 태풍 때 약한 제방 두 곳이 무너져 85%의 뉴올리언스 일대가 침수되었다. 또 정치자금을 잘해 주었다고 경험도 없고 무능한 사람을 재해관리청장으로 임명하여 카트리나 태풍이 왔을 때 재난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부시의 이러한 실책들은 그의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는 동시에 국가의 현재와 앞날의 이익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미국의 저력이 크기 때문에 몇 년 안에 이런 일로 나라의 근본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 같은 대통령이 자주 나타나 근본까지 위협하는 일들을 계속하면 몇 10년 안에 미국의 근간이 흔들릴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주된 원인은 계속되는 영토 전쟁과 피정복 민족들의 저항과 반격, 엄청난 군사비용, 무능한 왕들과 부패한 황실, 국민들의 사치, 향락 등이었다. 미국은 다행히 국민들이 지도자를 뽑는다. 대통령이나 정치 지도자를 뽑을 때 신중을 기하여 훌륭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거짓과 조작, 과대, 오도, 외양과시, 흑색선전, 근사하게 보이는 미사여구 등으로 가득 찬 선거 광고와 캠페인 술수에 속지 말자. 정확한 조사와 지식과 판단으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고 우리의 후세들이 살아갈 미국의 이익과 앞날에 합당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성형
애팔라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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