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은근히 식성이 까다롭다. 주는 대로 먹으면 될 것이지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할 때도 치즈는 스위스로, 빵은 오트밀을 넣은 것으로, 마요네즈는 빼고 머스타드만 넣어서… 등등 말들이 많다. 먹을 것은 지천에 깔려 있는데 먹어야 말이지.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늘 고기만 찾고 야채를 좋아하는 아이는 으레 야채와 과일만 찾으니 균형 있는 식사란 물 건너간지 오래다.
이럴 때 부모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영양보충제인 비타민이다. 더구나 요즘 비타민은 아이들이 보기에 전혀 거부감이 안 느껴질 정도로 검볼이나 거미 베어 모양으로 된 것이 있으며 심지어 혀에 대기만 해도 살살 녹는 줄 모양으로 된 것도 나와 있다. 마치 캔디 같아서 아이들이 유혹을 참기 힘들 지경이다. 과연 아이들에게 비타민은 ‘영양 보험’인가? 위험성은 없는가? 부모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비타민에 대한 질문을 전문가의 응답으로 들어본다.
성장기 아동에게 칼슘은 필수이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어릴 때 충분한 칼슘을 섭취해 놓아야 골밀도가 높아져 후에 나이 들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유, 치즈, 요구르트 등에 칼슘이 풍부하다.
“비타민·영양제 먹여야 하나요” 전문가 Q & A
■ 우리 아이는 식성이 까다롭습니다. 골고루 잘 먹지 않는다는 의미이지요. 그런데도 종합 비타민 없이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될까요 ?
-의사들 중에는 편식을 하는 아이에게는 종합비타민을 먹이라고 권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섭취하고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아이가 다소 편식을 한다고 해도 위생적이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매일 식탁에 올려놓는 가정은 비타민에 그리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몇 주 정도 꼭 먹어야 할 것을 안 먹었다고 해서 그리 큰일 날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한 주일 이상 야채와 과일을 전혀 손도 대지 않는다면 담당 소아과 의사에게 종합 비타민이 필요한지 상의해 볼 수 있습니다. (리틀락 아칸소 어린이병원 영양연구소장 자넷 길크리스티 박사)
■ 아이에게 종합 비타민은 꼭 필요합니까 ?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어린이들은 일상 식사를 통해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과일, 야채, 곡류 등에서 섭취하는 영양소는 섬유소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양보충제보다 훨씬 좋습니다. 영양보충제보다 음식을 통해 좋은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의 식품영양학과장 카니 디크만)
■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영양보충제를 줘도 위험한 것은 아니겠지요 ?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성인용 종합비타민이나 영양보충제를 준다면 유익함보다는 해로움이 더 큽니다. 지용성 비타민인 A, D, E 등을 과다 복용하면 몸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서 독성을 유발합니다. 수용성 비타민인 C도 정량이 넘게 복용하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날 수도 있습니다.
지아민, 리보플라빈을 비롯한 몇몇 비타민과 무기질은 서로 흡수를 방해해서 영양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들의 종합비타민 복용은 하루 권장량(recommended daily value)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 아이에게 비타민을 주기로 결정했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합니까 ?
-패키지 뒤에 써 있는 연령에 맞는 정량을 꼭 지켜야 합니다. 4세 미만인 경우 비타민 알을 절반으로 잘라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의 지시 없이 철분이 섞인 비타민을 먹여서는 안 됩니다. 과잉 철분은 해로울 뿐만 아니라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습니다. 영양소가 강화된 우유나 시리얼, 주스 등을 이미 먹고 있다면 추가의 영양보충제 복용시 조심해야 합니다. 아기의 경우 아기용 우유를 먹고 있는데 또 종합비타민을 먹이면 음식 앨러지가 생기기 쉽다는 최근 보고서가 있습니다. 비타민은 절대로 아이 마음대로 집어먹게 하지 말고 부모가 일반 약 먹이듯이 정량만 줘야 합니다.
신생아엔 비타민 D 강화 우유
이유식땐 철분함유 음식 섭취
8세이상엔 엑스트라 칼슘 도움
페어런츠지 고문이며 소아과 의사인 아리 브라운은 다음 3가지 경우엔 비타민이나 영양이 강화된 음식을 먹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신생아
생후 두달까지는 곱사병 예방을 위해 비타민 D를 먹여야 한다. 미 소아과의사협회에 따르면 하루 정량은 200IU(international unit)이다. 비타민 D가 강화된 신생아용 우유를 하루에 16온스 이상 마시면 무난하다. 오버 더 카운터로 파는 ‘트라이 비 솔’같은 비타민 D는 반 방울 또는 0.5ml만 섭취하면 된다.
◆모유를 먹는 아이들이 이유식을 시작할 때
모유에는 철분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도 아기들은 6개월간 생존할 수 있는 충분한 철분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6개월 후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철분이 강화된 음식을 먹여야 빈혈을 방지할 수 있다.
◆8세 이상
사내아이와 여자아이 모두 칼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이이다. 특히 여자아이는 이때 충분히 칼슘을 섭취해 줘야 골밀도가 단단해 나중에 늙어서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다. 그러나 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에서 지난 7년간 연구한 끝에 성장기에 엑스트라 칼슘을 복용해 놓은 소녀들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뼈밀도가 훨씬 높고 뼈가 튼튼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창 자라는 나이이므로 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 칼슘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8온스 우유에는 300mg의 칼슘이 들어있다. 8세 이상은 하루 800mg, 9세 이상은 하루 1,300mg의 칼슘이 필요하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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