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통합 챔피언
조 루이스·알리 시대의 영광은 ‘옛날’
4개 복싱 기구 ‘그렇고 그런’ 챔피언들
헤비급 챔피언이 누군지 아는 사람? 이 질문에 손을 번쩍 들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것은 ABC만큼 쉽지가 않다. WBC, WBA, IBF 또는 WBO등. 익숙한 이름도 있고 아주 생소한 철자도 있다. 헷갈리는 이들 복싱 기구들마다 챔피언을 하나씩 옹립하고 경기를 가져대니 누가 챔피언인지 알기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잭 뎀프시나 조 루이스, 로키 마르시아노, 무하마드 알리란 이름이 흥분과 설렘을 주던 위대한 헤비급의 시대는 갔다. 챔피언 하면 복싱이고 복싱하면 헤비급이던 시절은 아득한 옛날의 기억으로만 남아있다. 지상에서 가장 주먹 센 사나이가 갖는 영광과 존엄은 온데 간데 없고, 그저 그렇고 그런 4명의 인물들이 보유하고 있는 챔피언 벨트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2003년 레녹스 루이스 이후 우리는 이의 없는 최강자를 갖지 못하고 있다. 현 헤비급 챔피언 자리는 비탈리 클리시코(WBC), 크리스 비어드(IBF), 잔 루이즈(WBA), 레이먼 브루스터(WBO)등 4인이 분점하고 있다.
마이크 타이슨 이후 ‘주먹왕’ 부재
복싱 살려야 ‘왕중왕 토너먼트’ 움직임
명트레이너 엠마누엘 스투어트는 20여년전 마이크 타이슨이 헤비급 통합을 이루기 전처럼 헤비급이 혼잡스럽다며 레녹스 루이스를 마지막으로 헤비급을 압도하는 최강자가 없다고 말한다.
헤비급이 이처럼 전락한 이유로 스투어트는 아마추어 복싱에 대한 자금 지원 부족을 지적한다. 헤비급 복서로 클 수 있는 듬직한 덩치를 가진 재목들이 아마 복싱에 대한 자금 지원이 풍부했던 옛날과는 달리 크게 줄었기 때문에 농구나 풋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프로모터와 매니저들이 자기 선수를 챔피언으로 보유하고만 싶지 센 상대와 붙이는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도 가세한다. 강한 상대와 싸워 타이틀을 잃는 비용을 감수할 바엔 작지만 확실한 파이 한조각을 먹겠다는 계산을 한다.
헤비급 상위 랭커 제임스 토니를 보유하고 있는 프로모터 댄 구센은 “파이 한조각이라도 먹겠다는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래서는 헤비급 복싱이 죽는 것 아닌가. 원론적인 이야기로 소일할 때가 아니다. 이젠 헤비급의 진정한 챔피언을 가려내야 할 시점이다”라고 톤을 높인다.
진정한 챔피언? 누가 몰라서 안했나. 하지만 더 이상의 밥그릇싸움은 시장 자체를 고사시킬 뿐이라는데 ‘업계’의 인식도 일치하게 됐다.
때가 무르익었음인가, 복싱계의 더러운 큰손 단 킹이 그럴싸한 제안을 하나 던졌다. 마이크 타이슨을 마지막으로 한번도 가져 보지 못한 통합 챔피언을 위한 토너먼트를 갖자는 것.
킹은 클리시코를 제외한 3명의 챔피언과 탑 랭커 하심 라흐만과 계약을 갖고 있어 헤비급 강자 토너먼트를 성사시키기에 최적격이다.
킹의 제안에 댄 구센도 쌍수로 환영이다. “상위에 랭크된 모든 강자들을 토너먼트에 참가시켜 내년 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진정한 헤비급 최강자를 갖자”고 말한다.
복싱계의 양대 지주인 밥 애럼은 좀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중들이 보기에는 챔피언은 비탈리 클리시코다. 나머지는 그냥 헤비급 상위 랭커정도가 아닌가”라고 말한다. 이미 챔피언이 있는데 무슨 토너먼트냐는 것이다.
애럼의 말대로 클리시코를 챔피언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적어도 크리스 비어드에게는 어림없는 말이다. 비탈리 클리시코를 10라운드 TKO로 잠재운 바 있으니 자신이야말로 챔피언으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도 큰소리칠 형편은 안된다. 비탈리의 친동생인 블라디미르 클리시코에 판정패한 바 있을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팬들은 그에게서 헤비급으로서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아직은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인 단 킹의 제의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헤비급이 그만큼 추락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킹은 미들급 챔피언들의 4강전으로 미들급을 불타는 전장으로 부상시킨 노하우가 있어 헤비급 토너먼트에 거는 기대는 부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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