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한인회 “바로잡아야 할 오류”
SF총영사관 “이간질로 인한 오해”
수면위로 떠오른 한인회-총영사관 갈등의 내막
제13회 한국의날 민속축제에 대한 후원금 문제를 매개로본격 표면화된 SF한인회와 SF총영사관의 ‘불편한 관계’가 29일 낮 3시간에 걸친 김홍익 한인회장-천인필 부총영사 간 직접대화를 고비로 일단 정면출동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김-천 대화는 문제의 완전해소가 아니라 일단잠복으로 봐야 옳을 것 같다. 이날 대화 자체가 타협점을 찾았다가보다 문제점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기 때문이다. 총영사관이 29일 오전 배포한 유감표명 및 해명성 보도자료 또한 일시적 진정제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현미경을 들이댈 경우 구구한 억측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인회와 총영사관 사이에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전례없는 ‘김’이 솟아나오는 것일까.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법 등 판이한 입장차이와 그렇게 된 과정을 진단한다.
▶사태에 대한 해석도 다르고 해법도 다르다 :
양측 관계를 꼬이게 한 원인과 표면화된 양상 등 일련의 사태를 두고 한인회측과 총영사관측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다. 한인회측은 ‘바로잡아야 할 오류’로 보는 반면, 총영사관측은 ‘외부의 이간질 등으로 인한 오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해법도 다르다. 한인회측은 기왕에 표면화된 만큼공개리에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벼르고 있다. 김 회장이 27일 임시이사회에서 한국의날 후원금 철회와 관련된 이헌규 교민담당영사의 발언을 전하며 유감을 표하고 29일 관련 공개질의서를 총영사관측에 전달하는 등 강수를 두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총영사관측은 양측 간에 실제로 갈등이 있는 게 아니라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인 만큼 조용하게 풀어나가면 된다는 입장이다.
▶갈등의 씨앗 평통 인선문제 :
제24대 SF한인회 집행부 취임초기 몇달동안 유지됐던 협력적 분위기에 파열음이 나기 시작한 것은 평통 인선문제였다. 김 회장은 정 총영사가 주도한 혁신인선 전반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과거에 각종물의를 일으켜 “들어가서는 안될 몇명”이 들어간 경위를 따졌다. 그게 화근이 됐다. 정 총영사가 해명과정에서 SF한인회를 ‘왕따’시키려는 듯한 발언을 해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총영사관의 SF한인회 왕따? :
총영사관의 사후해명과 부인에도 불구하고 평통갈등 이후 한인회 입장에서 총영사관이 한인회를 물먹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사건들이 자주 벌어졌다. 특히 더블린 경찰총격 한인2명 사망사건과 관련해 언론보도 이전에 외교경로를 통해 사건에 대해 알게 된 총영사관이 브리핑을 하면서 한인언론사 등에는 연락을 해주면서도 한인회는 건너뛰었다. 또 고 이대위 목사 천장추진과 관련해서도 한인회-총영사관 갈등이 깊어졌다. 김 회장이 천장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한인사회를 위해 자중해야 할 사람”이라고 꼽은 P 씨 등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 대해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불만을 표했음에도 총영사관이 천장추진위의 민원이라며 한인회에 의사타진 없이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이헌규 영사 등이 한인회와 관계가 불편한 몇몇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한인회 운영에 방해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한인회측 주장이다.
▶한국의날 후원금 철회로 부분폭발: 내연상태의 뇌관이 폭발한 것은 이미 알려진 대로 한국의날 민속축제에 대한 총영사관의 후원철회다. 한인회측은 이를 단순히 돈 몇푼 받고 안받고 문제가 아니라 한인회에 대한 총영사관의 경시태도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반발해왔다.
특히 흑자행사여서 안주기로 했다는 이 영사의 발언은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사태가 확산되자 총영사관측은 29일 ‘본국정부의 7월 지시’로 이유를 바꿨지만 이 또한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인회측 입장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하면 될 일을 엉뚱하게 흑자 운운한 것은 시쳇말로 ‘골지르는 행위’ 아니냐는 인식이다.
총영사관측은 이날 천 부총영사를 내세워 진화에 나섰지만 김 회장은 정 총영사와 이 영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한인회-총영사관 관계정상화 차원에서 강력대응 의지를 밝히는 한편 “총영사관의 정보보고 체계가 잘못됐거나 정보판단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끝내기(문제해결)의 시작이 될지 갈등증폭의 도화선이 될지는 앞으로 총영사관의 태도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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