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일보에 “어바인시 선거 관리국에 한인 자원 봉사자 참여 ‘최악’” 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10월과 11월 선거철을 맞아 투표소에 나가서 일할 한인 자원봉사자 수가 적고 특히나 어바인에서 더 하다는 내용이었다.
이민 역사가 깊어져 가면서 한인 유권자수가 늘어나고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권익 단체들의 로비활동 결과로 한인인구가 많은 지방에서는 선거 관련자료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오고 유권자 등록지와 선거관련 자료를 한국어로 받고 싶으냐는 질문 항목이 나온다.
이런 ‘혜택’을 주는 대신 연방정부에서 한인 커뮤니티에 기대하는 것이 따로 있다는 것은 일전에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에 근무하는 한인의 설명을 들을 때까지는 몰랐다. 그것은 투표장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 관리자를 두어야 한다는 연방정부의 ‘의무’ 조항이라고 한다.
문제는 충분한 숫자의 한인이 자원봉사를 하여서 투표소마다 배치될 수 있다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한인 자원자가 모자라 투표소에 다 배치를 못 할 때는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카운티가 받지 못 하게 되고 그러면 카운티 예산을 더 소모하게 되니까 결과적으로는 주민들의 세금이 올라가거나 타 분야의 예산을 소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니 카운티에서도 한인 자원자가 모자라서 세는 예산을 막아 보려 할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한국어로 번역되고 있는 자료를 그만두고 한인 담당관을 해고하면 되는 것이다. 애써 확보한 권익을 누릴만한 의무를 다 하지 못 할 때 그 댓가 또한 크다는 의미다.
나는 한인 자원봉사자가 적은 이유는 아직 우리 이민 역사가 짧고 경제적 기반이 덜 잡힌 데 있다고 본다. 좀더 분석하면 첫째는 은퇴등으로 자원봉사를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한인 중에는 언어가 문제이다. 이곳의 투표일은 항상 화요일이니 언어 문제가 없는 경우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하는 사람은 하루 일을 쉬며 자원 봉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어느곳에 어떤 자원봉사가 필요한가하는 정보의 부족이다. 너 나 할것없이 바쁜 세상에 선거철이 다가왔으니 영어 못하는 한인들을 위해 내가 봉사하겠다고 선거관리국에 전화해서 그 필요성을 알아 볼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는 것이다. 셋째는 한인은 봉사문화가 제대로 발전되지 못한 문화에서 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요즘은 한국에도 자원봉사운동이 활발히 펴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종종 읽으니, 나 보다 젊은 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인지 모르나 아직도 그리 많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이러한 봉사운동은 언론이 앞장서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한인커뮤니티의 언론들은 소식을 전하는 기본 역할 외에 한인 사회를 위한 안내와 선도, 더 나아가서는 지도적인 역할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나는 어바인에 모자라다는 자원봉사자수를 채워보려고 시 매니저에게 시청에서 일하는 직원 중에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하여서 투표일 봉사자로 내 보낼 수 있는지 곧 연락을 했고, 또한 내가 관계하던 어바인 교육구의 수퍼인텐던트에게 이메일을 보내 교육구 내의 고등학교 전체 시니어 학생 중 한국어를 하는 학생들을 동원하여 투표소에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날 자원봉사로 학교에 빠지는 학생은 결석으로 취급되지 않고 거번먼트 클래스나 유사한 과목을 하는 학생은 현지 실습으로 산 경험까지 얻고 자원 봉사비로 70달러까지 받는다니 어바인내 하이스쿨 재학중인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은 한번 권장 해 볼만한 일이다.
연락처는 담당자 구자윤씨에게 직접하면 된다. (714) 567-5141. 이 기회를 통해서 학생뿐만 아니라 가능한 분은 누구나 다 연락하여서 한인 자원봉사자가 흘러 넘치기를 기대해 본다. 이게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구의 책임입니까?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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