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의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동양철학에 그 기초를 주고 있다. 동양에서 부나 권력 등 좋은 것은 한정되어져 있다. 현재 주어진 것들을 어떻게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느냐가 동양철학의 시작이다.
정해진 용량에서 누군가가 많이 가져가게 되면 결국 남은 사람들을 위한 배분량이 줄어들게 된다. 우리는 한 식탁에서 같이 나누어 먹는 식사를 했다. 누군가가 맛있는 반찬을 많이 집어 가면 남은 사람들은 적게 먹을 수밖에 없는 식사문화였다. 또 개개인의 기호는 철저히 무시되고 모두의 입에 맞을 수 있게 간이 맞추어지고 요리가 되어졌다. 한마디로 주는 대로 먹는 것에 길들여진 문화였다. 짜다든지 싱겁다든지 하는 말은 거의 할 수 없는 경직된 식사문화였다. 무엇이든 나누어 먹고 나누어 가지는 문화 속에서 자랐다. 그래서 권력이나 부의 정당성이 의심을 받게 되면 내 몫을 뺏긴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집에서든 식당에서든 아무런 선택도 없이 주는 대로 먹어야 했던 우리가 이 미국 땅에서의 겪는 첫 문화 충격은 음식이다. 한 목사님의 설교 테입에서 들은 한 토막. 한국에서 오신 손님을 미국 식당으로 모시고 간 목사님. 스테이크를 어떻게 구워올 것이냐는 식당 종업원의 질문에 그 손님 점잖게 대답하더란다. “Do your best.”
그렇다. 이들은 간단한 샌드위치 하나에도 우리에게 그리도 많은 선택권들을 준다. 다양한 손님들의 욕구에 부합키 위한 장삿술? 아니다. 각자의 독특한 개성과 다양함이 어릴 때부터 인정 받았고 존중되어진 사회에서 자라온 이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해야만 한다고 길들여진 탓이다.
남이 많이 먹든 적게 먹든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면 내가 먹을 접시는 이미 내 앞에 놓여져 있고 더 먹고 싶으면 더 가져 오면 되는 문화다. 내 입맛에 맞게 더 넣을 수 있는 조미료들도 식탁 위에 제공되어져 있다. 이 땅에서 남이 가진 권력이나 재물에 대해 내 것을 빼앗긴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다. 누구든 노력만 하면 가져올 수 있는 무한대의 재물이 음식이 권력이 쌓여져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혼돈이나 오해하고 있는 것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이다. 거의 같은 의미나 동의어로 생각하지만 이 두 단어에는 현격한 차이점이 있다.
개인주의란 자신의 개성과 독자성을 중시하여 굳건한 자아의식을 확립하고 있음을 일컫는다. 항상 긍정적인 자아의식을 견지하면서 나 자신을 존중하기에 타인들도 존중할 줄 아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기주의는 나 자신의 이익이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나 외의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남을 짓밟아서라도 내 것을 쟁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자기본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전혀 상반된 두 종류의 사람들이 집단을 이룰 때 단체의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표출되어지곤 한다. 개인주의자들은 개개인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전체 이익이 가장 보존될 수 있는 보편 타당한 합일점을 찾으려고 공동의 노력을 경주하게 되며 대개는 다수결로 해답을 찾게 되며 그 결과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승복하곤 한다. 반면 이기주의자들이 모인 단체에서는 종종 각자의 이해타산이 대립되고, 모든 것들이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되며, 자기 이익만을 주장하기에, 각자의 고집과 아집으로 평행선을 달리곤 한다.
이 세상은 더불어 사는 사회다. 서로 역할을 적절하게 나누고 공동의 노력을 할 수 있는 마음 씀씀이를 가진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너무 눈앞의 작은 이익에 사로 잡혀서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키워 볼 기회조차도 못 가지는 사람으로 키워서는 안 된다. 무분별한 애정으로 지나치게 허용적으로만 키워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해서 헌신한다든지 봉사할 생각은 전혀 없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들을 만들어 서는 안 된다. 예절이나 도덕은 부모들이 가르쳐야 한다. 공동체 사회를 지키기 위한 이기적 욕구의 절제를 통한 기본적인 질서의식과 규범들에 부모들의 솔선수범이 절실하다. 아이들의 독립심과 독특한 개성은 최대한 존중되어 지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필요성과 방법은 어려서부터 가르쳐져야 한다.
이주헌
<교육심리학 박사·행동수정전문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