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립학교는 철저한 독립성에 바탕을 둔 독창적이고 융통성있는 교육이 강점이다. 프린스턴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이 도면을 그리고 있다.
미국에는 현재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4년제 사립대학이 1,541개에 이르고 있다. 학비가 훨씬 저렴한 주립대학이 즐비해 있는데도 이처럼 많은 사립대학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사립대학의 장점은 연방 및 주정부로부터 철저한 독립성을 갖고 있어 주립대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과 융통성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립대학들은 마치 소비자를 대하듯이 학생들의 구미에 맞춘 특이한 학기제, 커리큘럼, 교수 링크, 해외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자기만이 갖는 독특함을 자랑한다. 이처럼 학생 개개인을 배려하는 교육철학 덕분에 사립대학 신입생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장래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인 대학교 첫 일년동안 주립대학에서 받기 어려운 가이던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장점이다. 반면 UC계열과 같은 주립대학에서는 학생수용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첫 학기부터 콩나물 교실에서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주립대학에서 클래스 정원이 초과돼 필수반을 이수하지 못하는 것은 예사로 이 때문에 4년만에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대학의 교기. 라틴어로 진리를 뜻하는 ‘VE RI TAS’가 적혀 있다.
비싼대신 후한 장학금에
각종 재정보조금등 다양
UC버클리는 졸업률이 87%인데 하버드 졸업률은 98%인 점도 작은 클래스규모, 학생과 교수간의 관계, 보다 포괄적인 카운슬러 시스템 등 학생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사립대학의 능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졸업 후에도 명문 사립대학은 출신 학생의 진로에 있어서 값있는 자산으로 남는다. 특히 아이비리그 같은 명문대학의 동창회는 한국 동창회처럼 결속력이 있는데 ‘Old Boy Network’이라고 불리는 이같은 동창간 유대관계는 주립대학에서 찾기 힘들다. 예를 들면 대학 출신자가 모교에 기부하는 비율은 동창 결속을 보여주는 잣대중 하나인데 하버드 대학의 경우 모교 기부율이 47%인 반면 UC버클리는 15%에 불과하다.
사립대학은 특성이 다양한 만큼 지원대학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학생의 성적 및 과외활동 등에서 나타난 합격률, 전공과목, 취향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으므로 고등학교 카운슬러와 함께 신중하게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사립 학비 비교
한인 학부모들이 사립대학을 고려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엄청난 학비일 것이다.
예를 들면 하버드 대학은 연 학비가 등록금 3만2,097달러에 숙식비 9,578달러를 합쳐 무려 4만1,675달러에 이르고 있다. 반면 UC버클리는 가주 학생의 경우 등록금이 6,413달러로 숙식비 1만2,554달러를 합치면 1만8,967달러로 사립대학 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사립 명문대학 못지 않는 UC계열을 놔두고 굳이 사립대학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이처럼 재정적인 이유로 사립대학들을 고려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다. 특히 명문 사립대에 정상 입학할 수 있는 실력의 학생들은 학비가 비싼 만큼 후한 장학금 및 재정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과 UC 버클리의 예를 다시 들면, 지난해 하버드 대학생들의 50%가 재정형편에 따른 장학금 및 보조금을 받았다. 그리고 재정적인 필요가 충족된 케이스가 100%였다. 또 이들이 보조받은 평균 금액은 연 2만8,645달러로 이중 무상 보조액이 2만6,127달러, 융자액이 2,377달러였다. 반면 UC버클리는 보조금을 받은 학생비율이 47%로 오히려 적었고 재정적 필요가 충족된 케이스가 88%에 그쳤다. 평균 보조금액은 1만4,361달러였는데 이중 5,014달러는 다시 갚아야 하는 융자액이었다.
따라서 하버드 대학생이 부담해야 하는 학비는 무상 보조액을 제하고 융자금을 포함시킬 경우 연 1만5,548달러이고 버클리 대학생이 부담하는 금액은 평균 8,526달러이다.
이처럼 계산을 마치고 보면 하버드 대학은 UC 버클리보다 더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2만2,708달러가 아니고 7,022달러인 것이다. 특히 프린스턴, 하버드 등 여러 명문대학들은 경제적으로 다양한 환경의 학생들을 영입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 저소득층 학생들은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경우 45%가 평균 9,640달러를 빚진 것으로 나타났다. UC 버클리 졸업생들은 49%가 빚을 졌으며 평균 채무액이 1만3,277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명문대학이 아닌 사립대학은 학비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비교적 이름있는 페퍼다인 대학의 경우에도 59%의 졸업생이 빚을 졌으며 평균 빚이 무려 2만9,148달러에 이르렀다.
주요 사립대학들
■아이비리그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펜실베니아, 컬럼비아, 코넬, 브라운, 다트무스 등 8개 동부 명문대학을 흔히 아이비리그로 총칭한다. 이들 대학간의 스포츠 연맹에서 비롯된 이 명칭은 행정상 아무 의미가 없으나 미국 최고명문을 가리키는 상징이 됐다.
▲하버드(매사추세츠) - 미국 최초의 대학교로 명문대학의 대명사로 통한다. 어느 대학보다 많은 대통령을 배출했고 신입생의 25%가 내셔널 메릿 장학생이다. www.college.harvard.edu ; college@fas.harvard.edu
▲프린스턴(뉴저지) - 아이비 대학 중에 대학원보다 학부생의 교육을 특히 강조하는 것이 특징. 교수대 학생 비율이 1:5 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 학비 전액을 융자할 필요 없이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로 해결하도록 보장해주고 있다. www.princeton.edu ; uaoffice@princeton.edu
▲예일(코네티컷) - 영국 대학 제도를 모방한 기숙사 중심의 레지덴셜 칼리지로 구성돼 학생들간 친밀한 단체생활을 조장한다. 가장 많은 CEO들과 기업 중역들을 배출한 대학으로 특히 인문, 사회과학 분야가 뛰어나다. www.yale.edu ; undergraduate.admissions@yale.edu
▲펜실배니아 - 미국 최초의 종합대학으로 다른 아이비 대학보다 응용성과 실제적인 교육을 강조한다. 특히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경영대학인 와튼 스쿨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www.upenn.edu ; info@admissions.ugao.upenn.edu
▲컬럼비아(뉴욕)- 뉴욕 맨해턴에 위치한 대도시 대학. 영어, 역사, 정치학 등의 전공분야가 가장 인기 있다. 웹주소 www.columbia.edu ; 이메일 주소 ugrad-admiss@columbia.edu
▲코넬(뉴욕) - 호수를 내려다보는 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대학이라는 명성이 있다. 캠퍼스 내에 뉴욕주립대학이 공존하고 있는 것도 이색적. www.cornell.edu ; admissions@cornell.edu
콩나물 교실인 주립대학에 비해 명문 사립대는 교수 한 사람당 학생도 현저히 적다.
■기타 사립대학들
▲스탠포드(캘리포니아) - 미시시피강 서쪽에 있는 대학 중에 공과대학인 칼텍을 제외하고 US뉴스 랭킹에서 전국 20위에 든 유일한 일반 사립대학이다. 가족으로부터 수 천마일 떨어진 동부의 혹독한 기후를 꺼리는 가주 우등생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 재학생의 3분의1이 해외에서 1학기나 1년간 공부하고 돌아온다. www.stanford.edu ; admission@stanford.edu
▲칼텍 (캘리포니아) - 대학생수가 900명에 불과한 소규모 공과대학으로 교수대 학부학생 비율이 전국 최저인 1:3이다. 신입생들의 SAT 평균점수는 전국에서 최고. www.caltech.edu ; ugadmissions@caltech.edu
▲USC (캘리포니아) - 근래 평판이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신입생들에게 의대 진학을 보장하는 8년제 BA/MD 의과대학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 www.usc.edu ; admitusc@usc.edu
▲MIT (매사추세츠) - 세계적으로 알려진 공과대학으로 인문분야 평판도 뛰어나 점차 종합대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10여개 공학분야는 물론 건축학, 경제학, 경영학 등도 전국 최고 수준. www.mit.edu ; admissions@mit.edu
▲듀크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 남부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명문대학으로 특히 의과대학과 법과대학이 뛰어나다. http://www.duke.edu ; undergrad-admissions@duk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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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아 기자>
jw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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