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고 일주일도 더 지났다. 본격적인 학업이 진행되면서 매일 주어지는 과제물 또는 숙제에 대한 부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학생 자신은 물론, 자녀의 가정학습을 지도해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도 과제물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럼 귀찮은(?) 숙제는 왜 해야 하는 것인지, 부모는 어떻게 숙제를 도와줘야 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본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녀의 숙제를 지도하기에 앞서 숙제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녀들에게 `숙제하라’는 잔소리를 할 이유조차 없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숙제를 제출해 주는 데에는 여러 가지 교육적인 이유가 있다.
숙제를 통해 교실에서 배운 학과목 내용을 복습하고 응용해 보기, 다음 수업을 위한 예습하기, 도서관이나 웹사이트 등 다양한 교육자원 활용 방법 익히기, 해당 과목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 탐구하기, 새로운 지식과 기술 응용으로 학습 범위 확대하기, 리포트 제출이나 과학 프로젝트 등 그간 배운 여러 가지 학습 능력을 하나로 결집하는 능력 기르기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일 주어진 과제물을 완수하면서 학생들은 좋은 학업습관을 기를 수 있고 긍정적인 학습태도를 키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갖게 하고 자기자신을 단련하는 요령과 책임감도 기를 수 있다. 숙제를 하면서 학생들은 시간 관리 능력도 배우고 시한에 맞춰 주어진 일을 끝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도 된다. 또한 숙제는 학교와 가정을 서로 연결하는 대화 창구 역할도 한다. 부모가 자녀의 숙제를 정기적으로 돌봐주면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학습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학교나 교사의 지침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도 얻는 통로가 된다. 부모들에게는 자녀교육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숙제를 잘해 가는 학생일수록 평균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수없이 발표된 바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떤 방법으로 자녀의 숙제를 도와주고 지도할 수 있을까? 부모는 자녀가 오늘 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또한 자녀가 숙제를 하다가 질문이 있거나 부모 도움을 필요로 할 때를 위해 가능한 자녀와 가까운 공간에 머물러 있어주는 것이 좋다. 숙제가 끝나면 부모가 한번쯤 검토해주는 것이 좋으며 교사의 확인을 받은 숙제도 재확인해 교사의 의견을 읽어보도록 한다.
또한 자녀의 학업습관을 잘 살펴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숙제를 잘 했을 때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고 숙제를 하는데 큰 문제가 있거나 주어진 숙제의 내용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면 교사와 상의해 대안을 찾도록 한다.
자녀 연령에 따라 숙제 시간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도 요령이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1~3학년은 하루 2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4~6학년은 20분에서 40분, 7~9학년은 일반적으로 하루 2시간 가량 공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숙제를 할 때에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가족의 일상생활 리듬에 맞춰 시간을 정하도록 하고 요일별로 오후 특별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면 일정에 따라 요일별 시간
표를 작성해 따르도록 한다.
학생에 따라서는 하교 직후를 선호하기도 하고 저녁식사를 하기 직전이나 이후 시간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단, 너무 늦은 저녁시간은 피곤해서 집중력과 능률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또한 숙제는 지정된 장소나 공간에서 하도록 한다. 공부방이 따로 마련돼 있다면 조명을 밝게
해주고 필요한 학용품은 찾기 쉬운 가까운 장소에 보관해둔다. 공부방이 별도 마련돼 있지 않더라도 식탁이나 거실 한 켠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지정된 장소에서 항상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해준다.
자녀가 집에서 숙제를 하거나 공부할 때 텔레비전 전원과 전화벨 소리는 잠시 꺼두도록 한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있을 경우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어린 동생이 있다면 다른 방에서 놀도록 한다. 집 공간이 좁아서 힘든 경우라면 인근 공립도서관에서 숙제를 하도록 하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참고 문헌, 사전, 지우개, 연필, 종이, 클립, 지도, 계산기, 연필깎이, 가위, 자 등 필요한 학용품은 공부하는 장소에서 손을 뻗어 닿을만한 거리에 보관해두도록 한다. 쓸데없이 왔다갔다 이동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함이다. 숙제를 할 때 컴퓨터나 타이프라이터를 사용해도 되는지 여부는 학교 정책을 먼저 확인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부모가 읽는 책에 대해 자녀와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직장에서 부모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도 좋다. 자녀와 더불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교육게임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숙제를 지도하면서 자녀의 교육에 시간을 할애할 때에는 보다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한다.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부모와 떨어져 자녀가 혼자 알아서 숙제에 필요한 문헌을 찾게 하기보다는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택한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게 하고 학교 행사나 학부모-교사 컨퍼런스에도 부모가 참석함으로서 자녀의 교육에 관심이 있음을 자녀가 알 수 있게 나타내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의 학급 친구들이나 그들의 부모와 친분 관계를 쌓는 것도 자녀의 소셜 네트웍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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