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실종.침수.열차탈선.정전.휴교 등
울산 14년래 하루 강우량 최다 570.5㎜
(전국종합=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태풍 ‘나비’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인해 포항,울산,경주,부산 등 동.남해안 지방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고 간 동.남해안 지방 곳곳에서는 이날 새벽까지 2명이 실종되고 4명이 부상한 것을 비롯 열차 탈선과 산사태, 침수, 정전사고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태풍의 위력이 다소 약해지면서 자정을 기해 부산.경남에 내려졌던 태풍경보가해제되고 오전 2시30분에는 경북지역의 태풍경보도 해제되는 등 지역마다 빗줄기와 바람이 잦아들면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울산지역은 1991년이래 14년만에 하루 평균치로는 최다 강우량인 570.5㎜의 비가 내리면서 시가지 도로가 대부분 침수돼 차량통행이 전면통제됐고 산사태로 축대와 성벽등의 붕괴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컸다.
▲ 강우량
이번 태풍으로 울산시 정자동이 자정 현재까지 570.5㎜, 경주 양북면 506.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경주 외동읍 402㎜, 감포읍 366.6㎜, 울산 312㎜, 경남 양산 311㎜, 포항 장기면 269.5㎜, 부산 기장군 242㎜, 수영만 253.5㎜, 해운대 253㎜, 울릉 서면 276㎜, 울진 180㎜, 영덕 17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집중호우로 6일 오후 8시30분 형산강 포항 대송지점의 수위가 2.33m에 달해 홍수경보가, 오후 7시10분에는 경주 안강지점의 수위가 5m4㎝에 이르러 홍수주의보가 각각 발령됐다.
기상청은 태풍이 자정을 고비로 7일 새벽부터 독도 남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우리나라가 태풍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실종 등 인명피해
오후 8시54분께 경주시 양남면 기구리 기구교 부근에서 외동에서 양남쪽으로 가던 체어맨승용차가 폭우로 도로가 갈라지면서 하천에 휘쓸려 떠내려 가 이 차에 타고 있던 이모(18)양이 실종됐다
오전 11시 16분께는 울산시 북구 양정동 율동천에서 70대 노인이 폭우로 불어난 하천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후 2시50분께 경남 사천시 동금동 D한의원 앞 도로에서 길을 걷던 서모(74)씨가 강풍으로 날아든 인근 조립식 건물의 지붕파편에 머리를 맞아 다치는 등 토사매몰, 빗길 교통사고 등으로 20여명이 부상했다.
▲ 강풍.폭우 피해
오후 3시께 포항시 북구 양덕등 시내버스 차고지 도로 입구가 물에 잠겨 포항 창포사거리와 죽파-시그너스호텔 등 시내 7개 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88대가 차고지에서 나오지 못해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에서도 오후 1시께 동구 범일2동 25시약국의 길이 3m짜리 간판이 떨어졌고 낮 12시께는 연제구 거제1동 청암빌딩 6층 대형간판이 강풍에 날아갔다.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옆 아파트신축 예정부지의 대형 철제 펜스가 떨어져 나갔고 올림픽 교차로 앞에 설치돼 있던 높이 10m짜리 APEC 홍보탑도 강풍에 넘어졌다.
울산시 남구-울주군 온산공단간 8차선 산업로는 물이 허리높이 만큼 차면서 1㎞ 구간이 완전히 통제된 것을 비롯해 연암 삼거리 등 시내 도로 30곳 이상이 침수돼 차량운행이 전면 또는 부분통제됐다.
특히 태풍 ‘나비’와 남해안 만조시간이 겹쳐 해일 피해가 우려됐던 경남 마산지역은 별다른 피해없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일주의보가 내려진 경남 거제시도 오후 만조기를 별 피해없이 넘기자 시민들이 안도했다.
▲ 산사태.화물열차 탈선.화물선 좌초
6일 오후 7시께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남창리 동해남부선 남창역에서 덕하역 사이(부산 기점 59.3㎞)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토사가 철로에 유입, 온산을 떠나 영주로 가던 제3374호 화물열차 2량이 탈선했으나 4시간여만에 복구됐다.
이 때문에 동해남부선 부전-울산을 운행할 예정이던 5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오후 6시40분께는 동해남부선 울산시 북구 호계-효문역 사이(부산기점 80.9㎞)에서 폭우로 철로 7m 가량이 유실된 뒤 30여분만에 복구를 마쳤다.
오전 10시20분께는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영일만 앞 묘박지에 정박해 있던 베트남 선적 화물선 롱센(5천470t급)호가 밧줄이 끊어지면서 1㎞ 떨어진 동해면 발산리 해안까지 밀려가 좌초됐지만 선장과 선원 등 22명은 무사했다.
울산시 중구 병영동 국가사적 제 320호 병영성도 호우로 8m 가량 무너졌다.
▲ 주민 대피
오후 6시께 부산 영도구 봉래동5가 가옥의 지붕이 반파돼 일가족 5명이 긴급대피하고 곳곳에서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거나 범람 위기에 처하면서 부산, 울산, 경주 , 포항, 영덕, 울릉, 거제 등지에서 모두 570여가구, 1천450여명의 주민이 긴급대피했다.
▲ 정전.전화불통 속출
오후 5시20분께 울산시 중구 성안동에서는 바람에 날려온 현수막이 변전기에 감기면서 이 일대 500여 가구가 1시간여 동안 정전됐고 남구 달동에서도 상가 간판이 떨어지면서 전선이 끊어져 주공아파트 4천여가구가 정전돼 50여분간 불편을 겪었다.
경북 경주에서도 산사태 등으로 540여가구가 정전되고 포항도 교회 십자가가 강풍으로 송전탑을 덮치면서 장성동과 두호동 일대 1천여가구가 정전됐다.
오후 3시55분께는 강동면 국당, 왕신리 일대 200가구와 감포읍 노동리 30가구도 1시간여간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등 정전사고가 잇따랐다.
또 포항과 경주지역 대부분 지역은 이날 오전부터 전화불통 사태마저 빚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 임시휴교
경남의 섬지역 5개 초등학교와 통영.거제.밀양 등의 43개 초.중학교, 부산지역 초등학교 34개교와 유치원 90개소, 경북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등 동해안 지역 42개 초.중.고가 태풍으로 이날 임시 휴교하거나 단축수업헸다.
▲ 하늘.바닷길 중단, 어선 대피
이번 태풍으로 김포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국내선과 인천공항-후쿠오카 국제선 등 100여편을 비롯 울산공항의 36편의 항공기와 여수.목포공항 항공기도 모두 결항됐다.
바닷길도 남해안 연안 여객선 및 도선 37개 노선과 전남지역 여객선과 부산연안 여객선 운항도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포항-울릉도 정기 여객선은 3일째 운항이 중단돼 포항과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 등 200여명의 발이 묶여 있다.
울산 앞바다에서 항해하거나 조업중이던 각종 선박 1천500여척도 방어진항과 장생포항, 온산항 등으로 대피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선박 건조회사에서는 건조중인 선박 수십척을 결박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수출 선적부두에 있던 자동차 1만여대를 내륙 쪽으로 이동시켰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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