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수습 본격화…美국민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미국 국민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불러온재앙의 2차 충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일부에선 1만명 예상도 나오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뉴올리언스에서 시신 수습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끔찍한 장면들이 언론보도와 입소문을 통해 전달될 것에 대비, 온 나라가 앞으로 닥칠 일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 시신을 수습하려 하는데...상상을 절할 만큼 끔찍할 것이라고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이 미 TV방송에 나와말하는 것도 미 국민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키기 위한 것이다.
외신들은 주검들이 운하에 떠다니거나 도로와 중앙 분리대에 방치돼 있고, 다락방에 갇혀 있는가 하면, 떠내려 가지 않도록 교통표시판이나 전신주에 묶여 있거나,휠체어에 앉은 채 숨진 시신 등 도처에 시체들이라고 전했다.
뉴올리언스에서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죽음의 끔찍한 모습들이 더 선명하게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NBC 방송에 출연, 사망자가 1만명이라 해도터무니없는 숫자는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신 수습 = 생존자 구조 우선 원칙에 따라 1주일 동안이나 방치된 채 부패해온 시신 수습 작전이 5일(현지시간) 본격 시작됐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냉동 시설을 갖춘 시신 수습용 트럭들이 뉴올리언스 시가를 구르고, 이를 따르는 군인, 경찰, 비상구조 요원들은 거리 구석 등에 방치되거나물에 떠다니는 시신을 거두고 가가호호를 수색했다.
루이지애나 주도 배턴 루지 남쪽 시골 마을 세인트 가브리엘엔 1천구 수용 규모의 시체임시 안치소가 마련됐다.
지난 2001년 9.11 테러공격 참사후 시신수습과 DNA분석 등을 통해 희생자 신원확인 활동을 벌였던 것과 같은 법의학팀(DMORT)도 4개팀 구성돼 심하게 부패한 시신의 신원확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민 20여개주 분산= 뉴올리언스 카트리나 이재민들이 자신들을 ‘난민’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우리는 미국 시민이라고 반발한다는 미 언론보도가 있었으나,수십만명의 이재민이 사실상 국내 난민 상태다.
텍사스 주지사가 이미 23만명의 이재민을 받아들여 포화상태라며 다른 주들의구호동참을 호소한 가운데 20여개주가 경기장, 군기지 등에 이재민을 받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항에는 이곳 이재민 수용소에 임시 거처할이재민 1진이 도착했다.
이들 이재민이 미 전국에 분산 수용될 경우 카트리나의 상처와 그에 따른 정치적 논란 역시 함께 확산될 전망이다.
미 교통부는 이날 미 본토 역사상 최대의 공수작전을 통해 뉴올리언스 지역에서1만명 이상의 이재민을 후송했다고 발표하고 이같은 공수 작전은 앞으로도 계속될것이라고 밝혔다.
▲입닥치고 사람 보내라= NBC에 출연한 한 목사는 이 건물 비상관리 책임자는 어머니가 양로원에 갇혀 있었는데 매일 아들에게 전화를 해 ‘나 구하러 올거지’라고물었다. 관리인은 ‘예 엄마, 누군가 갈거예요’라고 말했다. ‘화요일에 갈 거예요’ ‘수요일에 갈 거예요’ ‘목요일에 갈 거예요’라고 전화가 올 때마다 말했지만, 그 어머니는 금요일 밤 익사했다. 장관이 약속하고 모두 약속했는데 아무도 안왔다. 그놈의 기자회견만 하면 뭐하나. 제발 입닥치고 사람을 보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흐느껴 충격을 주었다.
특히 뉴올리언스 경찰과 소방대원 등은 카트리나 내습전부터 가족도 돌보지 못하고 24시간 구조.구호 활동에 매달린 끝에 이제는 마비상태가 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중 경찰관 2명은 지난 3일 부인을 잃은 충격 등으로 자살하기도 하는 등 경찰관과 소방대원 다수가 정신적 공황 상태라고 뉴올리언스 시 관계자들은 말했다.
▲삶은 계속된다 = 이런 가운데도 재즈의 도시답게 이날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에선 20여명이 모여 전통적인 노동절 게이 축제인 데카당 퍼레이드를 벌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거리의 음악가인 23세의 매트 메놀드는 맥고 모자에 기타를 등에 걸친 채 여기는 뉴올리언스요. 우리는 축제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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