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년간 USC에서 일해온 나는 올해 처음으로 학부모의 입장이 되었다. 지난 주에 외동딸 제시카가 USC 기숙사로 이사를 간 것이다. 내 사무실은 기숙사에서 몇 블럭 떨어진 곳에 있으나 다른 모든 대학 신입생 부모들이 겪어야 하는 걱정, 불안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처음 대학 신입생으로 자녀를 떠나보내는 학부형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부모와 자녀간의 계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부모나 자녀가 서로 많은 변화를 겪을 때라 조그만 일에도 심하게 마음을 다치고 오해하기 쉬워서 서로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사롭게는 일주일에 몇 번 전화통화를 하는가에서 시작해서, 한 학기에 집에는 얼마나 왔다 갈 것인가도 미리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특히, 멀리 타주의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엔 자녀들이 아무리 자주 보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부모들도 많을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주 집에 오는 것보다 부디 기숙사 생활과 대학 생활에 무사히 적응하기를 바라야 한다.
어떤 신입생 여학생은 룸메이트와 너무나 안 맞고 집을 너무 그리워하여 도저히 적응을 못하고 울기만 해서 동부에 있는 부모들이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하기도 하고, 마침 USC 직원인 친한 친구 부부가 주말마다 데리고 다니며 저녁도 사주고 하는 경우도 보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무사히 대학 교육을 마치고 졸업할 수 있는가 이다. 요새 미국 대학은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졸업하기도 무척 힘들다. USC 경우, 평균 4.0 GPA가 모인 신입생들의 경쟁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매 학기마다 낙오자들이 떠날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전학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대학에 갔어도 부모와 자녀 간에 서로 기대하는 성적에 대해서도 대화가 있어야 한다.
세상 사는데 어떤 경우나 돈에 관계되는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다. 미국 사립학교 등록비와 기숙사 및 생활비가 거의 1년에 5만불이 드니까 4년이면 20만불 상당의 투자이다. 부모들이 전비용을 다 감당할 것인지, 아니면 부모가 학비만 내고 기숙사 및 생활비는 자녀들이 책임을 질 것인지, 혹은 부모가 반을 내고 나머지는 장학금과 일을 하면서 보충할 것인지에 관하여서 부모와 자녀 간에 미리 합의를 보아야 한다.
주위에서 자녀가 동부의 사립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부모가 처음에는 신나했는데, 서로 잘 볼 수도 없고, 전체 비용을 내보니 도저히 아니다 싶어서 UC 계열로 전학하는 경우도 보았다.
전국 어디든지 미국 대학생활에서 악명 높은 술, 마약, 섹스의 유혹들을 어떻게 대비하는지, 술을 마시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등에 관하여 자녀들과 대화하기를 부모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USC 아시안 학생 보조센터 제프 무라카미 사무국장에 의하면, 1세 동양계 부모는 동양 문화적으로 학교에서 자녀들을 책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대학은 자녀들을 일일이 챙겨주는 곳이 아니다. 기숙사에 들어와서 자는지 안 자는지 아무도 상관 안하며, 학생이 수업에 계속 안 나오더라도 아주 좋은 교수가 아니면 학교 당국에 알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무척 중요한 것은, FERPA (연방 교육권리 및 사생활 조례, Buckley Amendment로 간주되곤 함) 법조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FERPA는 대학의 학생들의 교육 기록의 사적 보호를 보장해주는 연방 법이다. 이 법에 따라, 학교 당국은 학생들의 교육 자료 정보들을 부모들에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학생으로부터의 서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학생 교육 자료 중 보호되는 자료로는 재정 자료, 과목과 성적, 학업 정보 및 건강 자료가 해당된다. 자녀의 허락 없이는 부모들이 자녀의 성적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학교에 등록을 했는지 퇴학을 당했는지도 절대 알 수가 없다. 또한 한번 사인을 했다고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언제라도 취소할 수 있다. 자녀를 강압하거나 겁을 줘서 사인을 받는 것 보다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케이 송
USC 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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