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CC타임스 소피아 카즈미 기자, 배성준 변호사, 김지영 씨, 오양림 씨.
CC타임스지도 26일 심층인터뷰
유족입장 반영 27일자에 기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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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여학생이 노상강도를 당했을 때 강도보다 여학생의 행실을 트집잡는 사람, 대낮에 누군가 도둑을 맞았을 때 도둑보다 집주인의 무신경 문단속을 탓하는 사람, 사소한 시비가 대판 싸움으로 번져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지경이 됐는데도 엄청난 결과보다 발단 자체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피해자가 무모했느니 원인을 제공했으니 하는 사람….
지난 11일 밤 더블린에서 발생한 경찰총격 한인2명 사망사건, 그리고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두고도 이처럼 본질을 흐리(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어렵사리 마련한 새 집 정리를 막 끝낸 그날 밤 술자리 소동이 빌미가 돼 오빠와 남편을 잃어버린 김지영 씨,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남편과 함께 미국구경을 다녀온 부러운 여자에서 졸지에 경찰의 총격에 남편을 잃은 불행한 여자가 되어 돌아가게 된 오양림 씨는 여전히 충격과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와서 총을…. 개 한테도 그렇게는 안할 거에요. 이거는 개죽음도 아니고,?너무 억울하게 당했기 때문에 경찰들만 보면은….
사건 보름째인 지난 26일 오후 3시쯤부터 약2시간동안 숙소(캐스트로밸리 C호텔)에서 가진 본보 및 콘트라코스타타임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울먹이며 겨우 말을 잇는 동안 오 씨는 넋 잃은 표정으로 벽만 바라보았다.
CC타임스 소피아 카즈미 기자가 경찰로부터 들은 정당방위 주장을 들려주며 사건당시 상황을 재정리해달라고 하자 김 씨는 하기 싫어요. 대답을 하다보면 까무러칠 것 같아서라고 고개를 저은 뒤 숨을 가다듬고는 경찰의 사후행태에 대해서도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밤에) 쓰러져 응급실에 갔는데 경찰들이 와서 ‘지금은 집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 호텔에서 이틀 있어야 된다’고…두 사람이 어떻게 된 건지 말도 안해주고 무조건 호텔로 가 있으라고…말 안해주면 내가 죽는다 그랬더니 빆으로 나갔다 들어와서는?누군지 말도 안해주고 ‘한 사람은 죽고 한사람은 중태’라고 하고 가버리고.?그 다음날(13일) 호텔에서 (직원이 방으로) 올라와서 체크아웃 하라고 해서 누가 그러더냐니까 ‘경찰이 그렇게 지시를 했다’면서 더 있게 되면 니네들이 돈을 내야 된다고…
생사 여부조차 알려주지 않고 서둘러 정당방위론을 폈던 경찰은 유족측이 배성준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고 배 변호사가 경찰부당행위 등 인권전문 존 버리스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본격 소송준비에 나서고 SF한인회와 EB한인봉사회 등 한인단체가 폴리스워치·아시안 로 얼라이언스 등 크로스커뮤니티 인권단체와 연대해 조직적 공정수사 압박캠페인에 나선지 한참 뒤(24일 오후)에야 더블린시청에서 유족들을 만나 조의와 위로의 뜻을 표했다.고인들의 말다툼 경위 등 본질을 흐리는 흥미본위 궁금증을 접어놓고 공조대응이 필요한 이유도 이것이다.????
엊저녁(25일 꿈)에 남편이 나타나서 나를 안고…당신이 죽은 줄 알았더니 하면서 만지면서 당신 죽은 게 꿈이었구나 하고 이렇게 보니까, 아주 잠이 들어 있더라고요. 뭐라고 말도 못하고 지금도 꿈만 같고…라며 울먹이던 김 씨는 비즈니스 때문에 바쁘고 새 집 정리한다고 바쁘고 해서 어디 놀러 한번 못가서, 오빠랑 올케가 영어 한마디 못하니까, 10월이나 언제 그랜드캐년이라도 갔다와서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이제 올케 혼자 어떻게 보내느냐고 또 오열했다. 인천에서 사글세살이를 하는 오 씨는 하루라도 빨리 여기를 뜨고싶지만 수사도 덜 끝나고 시누이 때문에 날짜를 못잡고 있다.
피 토할 것 같아서 집에도 못들어가고 신문보 안보고…이 친구 저 친구 와서 다른 얘기를 할 때만 잠시 잊었다가…물도 잘 못삼키고 신경안정제에 의지해 하루하루 넘기고 있다는 김 씨는 한인사회의 공조대응에 대해 내 일처럼 돌봐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주류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유족들과 심층인터뷰를 한 CC타임스지는 27일(토)자 3-4면에 걸쳐 미망인 편파수사 의문을 제기하다라는 제목 아래 관련기사를 싣고 말미에 이번 사건을 인권침해사건으로 보는 배 변호사의 주장을 덧붙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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