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1964)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스파게티 웨스턴의 효시작, 스페인서 찍은 영화의 감독은 세르지오 레오네. 이 영화는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좋아한 레오네가 아키라 쿠로사와의 걸작 사무라이 영화 ‘요짐보’(Yojimbo)를 서부 영화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미 멕시코 접경지대의 한 마을을 말아먹는 두 라이벌 가족에 고용된 무명의 건맨이 두 집을 오락가락하며 싸움을 붙여 두 집안을 모두 멸망시킨다. 세계적으로 빅 히트해 후속편인 ‘황야의 무법자 속편’(For a Few Dollars More)과 ‘선한 자, 악한 자 그리고 추한 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가 나왔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최면적이다. 27일 하오 8시 레오네 회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오트리 내셔널센터(323-667-2000)서 상영.
‘와서 봐’(Come and See)
러시아 감독 엘렘 클리모프의 1986년산 걸작 반전영화로 꼭 보시도록.
1943년 나치가 러시아를 침공할 때 이 전쟁의 광기와 공포 속에 내 던져진 어린 10대 소년의 처절한 성장기, 어떤 상황하에서도 개인의 인간성과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강렬한 영화다. 표면상으로 초현실적인 성장기의 악몽이라는 형식을 취한 가혹하고 집요한 전쟁에 대한 단죄적 작품.
12세 난 플로리아(알렉세이 크라브첸코의 연기가 훌륭하다)가 버려진 총을 발견한 뒤 나치에 맞선다고 신나게 러시아군에 입대한다.
그러나 이 소년의 애국적 환상은 전쟁의 참담한 현실과 정면 충돌하면서 산산이 깨어지고 소년은 그야말로 지구상의 지옥에 떨어져 온갖 처참한 경험을 하게 된다. 보면서 영육이 소진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140분. 27일 하오 7시 이집션극장(6712 할리웃)
‘세계’ (The World)
무대는 베이징 변두리의 디즈니랜드를 닮은 위락단지. 여기에는 에펠탑, 피사의 사탑, 피라미드 그리고 트원 타워의 축소판이 세워져 관광객들은 한꺼번에 세계 유람을 할 수 있다. 영화는 연인들인 무용수 타오(자오 타오)와 경비원인 타이셍(첸 타이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타오는 관객들을 위해 세계 각국의 포크댄스를 추는데 힌두 처녀도 됐다가 기모노를 입었다가 하면서 하루에 여러 나라 여자가 된다. 영화는 이들의 자질구레한 일상과 단지서 같이 일하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와 함께 모조품 세계적 상징물들을 활용하면서 때론 코믹한 효과를 낸다.
타오와 타이셍은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도시에 왔으나 가짜 세상 속에 갇혀 꿈의 잔재를 밟고 다니며 무기력하게 산다. 현대화와 세계화에 밀려난 소시민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성인용.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패사디나 원콜로라도(626-744-1224)
‘레드 아이’(Red Eye)
악천후 속 달라스 발 마이애미 착 비행기에 나란히 않은 두 승객 레이철과 잭슨. 둘은 탑승 전 공항에서 대화를 나눴는데 레이철은 젊고 지적으로 생긴 잭슨에게 마음이 간다. 레이철은 마이애미 고급 호텔 럭스 애틀랜틱의 객실담당 간부 사원으로 조모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귀가하는 중이다.
레이철과 잭슨이 대화를 나눈 지 얼마 안 돼 잭슨은 자신이 킬러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자기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지상에 있는 레이철의 아버지 조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한다. 호텔에 전화를 걸어 가족과 함께 투숙할 조국안보부 차관 키프의 방을 자기가 지정해 준 방과 바꾸라는 것. 잭슨의 지시를 어기면 자기 아버지가 죽고 지시를 따르면 살인공범이 될 처지에 빠진 레이철은 위기를 모면하려고 갖가지 기지를 동원하나 모두 냉철한 잭슨에 의해 좌절된다. PG-13. 전지역.
‘준봉자’(The Conformist)
이탈리아의 베르나르도 베르롤루치 감독의 1970년산 걸작. 깊이 있는 정치 드라마이자 성격탐구 영화. 파시즘이 극성을 떨던 1930년대 후반의 이탈리아의 사상적 혼돈과 부르좌 계급의 퇴폐적 생활상 그리고 동성애 문제들을 주변에 순응 안 하려고 애쓰는 주인공들은 통해 가차없이 철저하고 사실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원작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 촬영, 세트, 의상, 연기 등이 모두 뛰어난 필견의 명화로 장-루이 트랑티냥, 스레파니아 산드렐리, 도미니크 산다 공연.
특히 비토리오 스토라로의 어둡고 시적인 촬영이 눈부시다.
‘혐의 없는 시민에 대한 수사’
(Investigation of a Citizen above Suspicion·1970)
역시 이탈리아 영화로 막강한 경찰 고위간부가 정부를 살해한다. 법의 눈먼 허점을 파헤친 영화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수상. 26~27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 상영.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영원한 10대의 영화로 10대를 이해 할 수 없는 부모와 10대간의 괴리를 사실적으로 파헤진 영화. 제임스 딘, 나탈리 우드 주연.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1955년 작품(사진). 28~30일. 뉴베벌리 시네마 동시 상영.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존 스타인벡의 소설이 원작으로 제임스 딘의 데뷔작. 1955년산으로 엘리아 카잔 감독. 캘리포니아 북부 채소농장지 샐리나스에 사는 트래스크 일가의 부자지간의 애증과 형제지간의 대결을 그린 격정적인 작품으로 성경의 카인과 아벨의 얘기를 현대화했다. 동생 칼(딘)은 형 아론을 더 사랑하는 아버지의 사랑을 얻어내려고 몸부림치나 끝내 거절당하자 형에 충격적인 복수를 가한다. 가족을 버리고 색주가 포주가 된 칼의 어머니 케이트로 나온 조 밴 플리트가 오스카 조연상 수상.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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