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0인치. 수많은 골퍼들이 이 작은 볼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울고 웃는다.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볼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프로선수와 전문가들이 말하는 볼 선택 방법 등 골프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볼에는 유체역학과 재료공학 등 수많은 최첨단 기술이 담겨있다. 표면의 딤플도 그냥 새겨놓은 장식이 아니다. 딤플 설계의 차이는 볼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며 코어의 소재나 조합도 볼의 특징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물론 처음부터 지금의 볼과 같은 과학적 원리가 적용된 볼이 사용된 건 아니다. 너도밤나무를 깍아 만든 나무 볼로부터 깃털 볼을 거쳐 19세기에 이르러서야 고무질로 만든 구타페르카 볼이 등장했다. 볼의 소재만을 따진다면 획기적인 발전이었다.
골프공의 역사
‘필요는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더 멀리 볼을 보내기 위한 사람들의 갈망은 볼의 발전을 재촉했다. 19세기 말 코번 해스켈이 고무 코어볼을 개발하고 1910년에 이르러 던롭사에서 딤플 볼을 최초로 제작하면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액체 코어볼이 등장하고 새로운 소재가 만들어지면서 볼은 불과 1세기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3피스에서 2피스를 거쳐 4피스의 다중 피스 볼 시대를 열었고 딤플 설계도 숫자와 배치 방법 등에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것만은 알아두자
볼이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클럽으로 때리는 힘에 밀려 날아가는 것일까?
볼이 클럽에 맞았을 때 위로 뜨는 이유는 양력이 중력보다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로프트 각에 따른 백 스핀이 걸리면서 볼의 상부와 하부의 공기흐름의 속도가 틀려진다.
상부는 공기의 흐름과 볼의 회전방향이 같아 공기흐름은 빨라져 저기압이 발생하는 반면 하부는 반대가 되기 때문에 공기흐름이 느려져 고기압이 형성된다.
결국 상·하부의 압력차가 발생하면서 하부의 높은 압력이 볼을 압력이 작은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것이다.
딤플의 역할
그렇다면 볼의 표면에 새겨진 딤플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기중을 비행하는 물체는 공기의 저항을 받게 된다. 딤플은 바로 이 공기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울퉁불퉁한 표면이 공기의 섞임을 활발하게 만들어 볼의 앞 뒷면의 압력차를 줄이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감소시켜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딤플의 숫자와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 그리고 배열방식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업체마다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보통 75~85% 내외이던 딤플 면적을 100%로 확대한 캘러웨이 HX의 경우 딤플의 표면적을 넓힘으로써 공기 저항을 줄여 비거리와 방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그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궁합이 맞는 볼은?
자신에게 맞는 볼을 찾는 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숍에 전시된 수많은 볼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소비자는 유명선수나 주위의 고수들이 사용하는 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선 볼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력이나 나이 그리고 이에 따른 헤드 스피드도 고려해야 한다. 문현희 프로는 “아마추어의 경우 너무 부드러운 볼 보다는 2피스 볼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정확한 컨트롤 보다는 거리를 위주로 플레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여성 아마추어의 경우 2피스 볼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헤드 스피드가 남자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3피스의 볼을 선택한다면 거리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 해 본지가 볼 선택에 대해 인터뷰했던 유춘배 팬텀 생산 기술팀 연구원의 설명과 흡사하다. 당시 유 연구원은 “평균 100타 이상을 기록하고 헤드 스피드가 낮은 초보자라면 비거리 위주인 2피스가 적당하며 90타 대의 경우는 2피스 볼 중에서 약간 소프트한 볼이 좋다. 한편 80타 대를 기록하는 아마추어들은 아이언 샷의 컨트롤이 중요하기 때문에 3피스 볼을 사용하는 게 무난하다”고 설명했었다.
최재우 ㈜볼빅 사장은 “미국만 해도 숍에 여성용과 남성용 볼을 구분해서 전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만약 그렇게 볼을 구분해 진열하면 여성용 볼은 전혀 팔리지 않는다. 이는 여성들이 실속 보다는 남들이 많이 쓰는 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고려보다는 유명프로가 사용하는 볼에 먼저 손이 간다. 하지만 이런 선택이 라운드에서 베스트 기록을 깰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골프공 Q & A
■볼 선택 요령은?
같은 비거리용 볼이라 해도 각 브랜드 별로 실제 비거리는 천차만별이다. 특정 브랜드의 볼이 마음에 들었다면 하이핸디캐퍼의 경우 그 브랜드에서 나오는 가장 싼 볼부터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실력이 늘어갈수록 좀 더 洲?볼로 옮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에게 맞는 한가지 브랜드의 볼을 계속 사용해야 거리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 룰만 제대로 지켜도 최소한 5타는 줄일 수 있다.
■최신 볼의 딤플 구조의 특징은?
최근의 딤플 구조는 딤플과 딤플 사이의 공간이 없도록 딤플이 서로 맞물린 형태의 패턴으로 출시되고 있다.
또 딤플의 크기는 커지고 수는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경향도 보인다.
이러한 구조를 가진 볼의 장점은 대칭성이 좋아져 드라이버 타구 시 런이 많아짐에 따라 비거리가 증가하고 방향성이 좋으며 퍼팅 시 흔들림의 편차가 적다는 것이다.
■계절에 따라 볼 선택이 달라지나?
기온에 따라 볼 선택은 달라져야한다. 이는 볼의 콤프레션(Compression)이 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코어의 탄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콤프레션 수치가 올라가고 기온이 높아지면 반대가 된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콤프레션을 비교해 여름에는 높은 볼을 고르고 겨울에는 낮은 볼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레탄과 설린 소재 볼의 차이점은?
최근 출시되는 3피스 볼에는 우레탄 소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장점은 내마모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또한 정확한 타격이 가능한 프로 및 로우핸디캐퍼의 경우 기존 설린 제품보다 스핀량을 높일 수 있어 정확도가 높아지고 볼의 제구성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설린 커버보다 두께가 얇은 특징이 있는 데 이는 힘의 전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한편 설린 커버는 2피스 볼에 주로 사용되는 데 경도가 높아 비거리 증대 효과가 높으나 스핀량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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