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미국 대학의 학비는 물가인상률보다 빠른 속도로 매년 인상을 거듭하고 있고 내년에도 미국내 공립대학은 약 8%, 사립대학은 약 5.7%의 학비 인상이 전망된다. 거액의 장학금 수혜 행운은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으므로 가능한 학비 부채 규모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이에 지난주 학년별, 월별 대학 진학 준비 계획에 이어 이번 주에는 대학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요령을 알아본다.
■AP과목을 가능한 많이 수강한다. 고교에서 대학 학점을 미리 취득할 수 있는 AP(Advanced Placement)과목은 많이 이수할수록 대학 재학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학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고교에서 AP과목을 택하지 못한 학생이라도 대학 입학 후 칼리지보드에서 주관하는 과목별 시
험을 치러 학점을 보다 빨리 취득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학점 이수 시험으로는 `클렙(CLEP·College Level Examination Program)’과 `단테(DSST·Dantes Subject Standardized Test)’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학에 따라서는 이 같은 시험을 인정하지 않는 곳도
있으므로 학교측에 사전 문의하도록 한다.
■학비 분할 납부를 신청한다. 대학 학비는 일시불 지급할 수도 있지만 매월 또는 분기별로 일정액씩 나눠 분할 납부하는 방법도 있다. 대학에 따라서는 분할 납부시 50달러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도 하지만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 힘들다면 분할 납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는데 큰 힘이 된다.
■서머스쿨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강한다. 4년제 대학 재학생들도 서머스쿨은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나 자신이 재학하는 대학이 아닌 타 대학에서 수강할 수 있다. 학비 절감 차원에서 교양과목은 학비가 싼 다른 4년제 대학이나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수토록 한다.
■4년제 대학으로 곧장 진학하지 말고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를 거쳐 4년제로 편입하는 것도 확실한 학비 절약 방법이다.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의 연간 학비는 평균 2,000달러 선. 4년제 공립대학 학비(거주민 기준)의 1/2의 수준이고 일반 사립대학 학비와는 1/10의 수준이다. 특히 2년제를 거쳐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면 학비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원하는 우수 명문대학 입학의 꿈을 보다 확실하게 이룰 수 있어 권장된다. 고교에서 곧장 지원한 경우보다 2년제 편입생들의 우수 대학 합격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월스트릿 저널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피드몬트 커뮤니티 칼리지의 올해 졸업생 150명 가운데 3분의2가 버지니아 대학(UV)에 올 가을 편입할 예정이다. 대학에 입학을 신청하는 고교 졸업생의 절반이 합격하는 것과 비교하면 편입생 합격률이 훨씬 높은 셈이다. 실제로 UV 편입
생의 3분의1은 고교 12학년 때 지원했다가 불합격됐던 학생들이었다.
최근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마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거나 학비를 할인해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곳도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대학 재정사무국에 학비 지원금을 늘려 줄 것을 요청한다. 대학은 입학 지원자에게 대학이 지원할 수 있는 연간 학비 지원금 내역을 개별 통보하며 학생들은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기에 앞서 각 대학이 발송한 내역서를 꼼꼼히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 지원하는 학비 보조금이 충분히 않을 경우 협상을 시도한다. 특히 입학 신청서 접수 후 부모의 실직, 사망, 이혼, 상해 또는 조부모를 모시게 됐거나 의료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의 재정상태가 악화됐다면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것도 협상에 도움이 된다. 각 대학마다 학비 지원금 산출 기준에 차이가 있어서 같은 지원자에 대한 대학별 지원금 규모도 제 각각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협상을 요청하면 일정 범위 내에서 지원금을 높여줄 수 있다. 뉴욕 유니온 칼리지 경우 한해 평균 150여건의 학비 지원 재협상 요청을 접수받아 이중 4분의3에게 학비 지원금을 늘려주고 있고 미시건주 호프 칼리지 등 기타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학비 보조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재정사무국에 협상을 시도할 때에는 보조금 협상을 제시하기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심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캠퍼스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캠퍼스 학생 식당, 도서관, 행정사무국 등에서 일하며 학업 할 수 있는 근로 장학 프로그램을 신청한다.
■연방 섹션 529 플랜이나 교육 세이빙스 계좌(구 교육 IRA)를 통해 학자금을 미리 적립해두는 것도 자녀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선행해야 할 자녀양육 과제의 하나다. 뉴욕주는 뉴욕 칼리지 세이빙스 프로그램을, 뉴저지주는 뉴저지 베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학 신입생에게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요구하지 않은 이상 굳이 기숙사 생활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기숙사 비용만 줄여도 큰 절약이 가능하므로 등·하교 할 수 있는 거리의 대학에 다닌다면 집에서 통학하도록 한다.
■입학 신청서 제출시 납부 수수료를 줄이는 것도 절약의 한 방법이다. 대학마다 수수료가 적게는 30달러에서 많게는 75달러 선까지 천차만별이다. 매사추세츠주 스미스 칼리지와 같이 일부 대학에서는 온라인으로 입학을 신청하면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다른 대학들은 온라인 신청시 수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형제·자매가 같은 대학에 등록할 경우 등록금을 할인해 주는 대학도 많다. 조지 워싱턴 대학은 학비를 절반으로 줄여주고 있고 버지니아주 랜돌프 메이콘 여대는 쌍둥이 자매가 등록할 경
우 각각 15%까지 학비를 할인해준다.
■부모가 직장을 구하는 중이라면 대학의 교직원 자리를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많은 대학에서는 교직원 자녀들에게 학비를 전액 또는 일부 할인해주고 있다. 남가주 대학(USC)은 교직원 자녀에게 학비를 부과하지 않으며 조지 워싱턴 대학도 풀타임으로 4년 이상 근무한 교직원 자녀에게는 87%까지, 고용기간이 1년 미만이면 47%를 보조해준다.듀크 대학도 5년 이상 근무한 교직원에게는 1,750달러의 디덕터블을 제외한 나머지 학비의 75%까지 지원하며 시카고 대학 교직원 자녀들은 타 대학에 진학해도 학비를 보조 받는다.
■기숙사 등지에서 RA(Resident Assistants)로 활동하면 최소한 기숙사 비용은 벌 수 있다. 칼리지보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기숙사 비용 평균은 연간 7,000여 달러선. RA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관련한 개인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주당 평균 15시간 근무 조건으로 기숙사 시설과 식사비용을 제공받기도 한다. 특히 RA 경력을 통해 돈도 벌고 대학 졸업 후 사회 진출 시 유용한 기술적 경험도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는다. UCLA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경우 매년 160개 RA자리를 놓고 300
여명 이상이 지원할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인기도 높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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