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방 수사기관이 개입하여 조사하고 있는 ‘정씨 조직’(Jung Organization) 사건을 통하여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및 인신밀수(Human Smuggling)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는데 인신매매라는 개념은 현대판 노예제도라고도 불린다. 주로 여성과 아동들이 피해자로 연루된 범죄 행위다. 연방정부에서 뿌리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범죄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2005년 8월 12일 LA Times의 기사를 토대로 내용을 살펴본다.
인신매매 통한 강제 매춘·노역
대부분 같은 민족 상대 저질러져
인신매매와 인신밀수의 차이점
인신밀수의 경우 중간에 밀수군 또는 브로커라는 존재들이 돈을 받고 미국으로 사람들을 불법 밀입국을 시키는 행위를 말하며 일단 사람들이 미국에 도착하면 그들의 관계는 정리가 된다. 반면에 인신매매란 여성, 남성 또는 아동들을 현혹하여 미국으로 밀입국시킨 후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물리적 힘 또는 정신적인 협박을 동원해 피해자들을 강제로 매춘사업에 종사하게 하고 또는 농장이나 일반 공장에서 강제노역을 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물론 중범죄다.
1996년 캘리포니아 엘 몬테 사건
약 10년전, 비교적 최근 이야기다. LA 근교에 소재한 엘 몬테라는 시에서 경악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1995년 연방 수사기관이 한 공장을 급습했는데 71 명의 태국인들이 시간당 60센트 이하의 임금을 받으며 강제로 노예생활을 하며 감금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수년동안 아무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두려움 가운데서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다가 1995년 8월2일 자유의 몸이 되었다.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대부분 가해자들이 피해자와 동일한 민족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모국에 있는 친지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자행하며 피해자들을 통제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연방정부는 인신매매의 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국가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사회봉사기관들도 이 심각한 사안에 대한 계몽운동도 벌이고 또 연방정부는 특별 예산을 책정하여 수사를 보조하고 있는 현실이다.
작년에 법무성(Department Of Justice)은 760만달러의 보조기금을 각 지역 치안당국에 공여 했으며 그중 45만달러가 LA시로 영입돼 피해자 보조 및 수사관 인력 양성에 쓰여지고 있다. 금년 7월까지 거의 200건 정도의 인신매매 관련된 수사가 진행되어왔으나 불행하게도 범죄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피해자 양상
일반적으로 피해자들은 주로 개발도상국가의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영어구사를 못하며 미국 내에 친구나 친척들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사법제도도 이해하지 못하며 추방된다는 협박 하나 만으로도 가해자의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범죄 행위는 은밀하게 이루어지며 객관적인 증인이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검찰이 기소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철저한 사전정보를 통해 급습을 하거나 탈출한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대다수가 매춘이나 강제노역에 투입되는데 일반 공장에서 노동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인이 연루된 가장 큰 사건은 미국 영토인 사모아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이 모씨가 200명 이상의 월남 및 중국계 노동자들을 구타 및 굶김으로 협박하여 강제노역을 시킨 죄로 지난 6월 유죄평결을 받고 연방 교도소에 40년형을 언도 받았다.
2000년도에 미의회는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Trafficking Victims Protection Act)이 입법화되어 많은 피해자들이 구제되고 있다. 참고로 매년 1만4,500명에서 1만7,500 정도가 미국으로 매매되어 들어오고 있다.
김기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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