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과연 정보의 시대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면, 간단히 구글이나 야후에 접속하여 키워드를 침으로써 한 두개의 정보가 아닌, 수천, 수만 수십 만개의 웹 페이지가 쏟아져 나온다. 구글(www.google.com)에 ‘SAT Test’라 입력하면 0.5초만에 무려 1,280만개의 정보 리스트가 쏟아진다. 실로 숨이 막힐 것만 같은 엄청난 양의 정보다. 이 많은 정보 가운데 키워드를 좀 더 잘 선택하거나 다양한 키워드를 주다 보면 좀 더 초점이 좁혀진 정보를 구해 낼 수 있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우리는 이렇게 광대한 정보의 물결을 타고 하루하루를 편리하게 산다.
교육정보 또한 홍수를 이루고 있기는 매 한가지다. 10여년 전에만 해도 자녀교육을 위한 교육정보를 이처럼 쉽게 손에 넣기는 매우 어려웠다. 열심히 노력하여 묻고 배우며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민사회도 일간지의 교육면을 펼쳐 들면 온 섹션이 자녀교육에 대한 정보로 빼곡이 들어차 있다. 교육면을 몇 달 모으면 훌륭한 교육정보 철이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자녀교육이 이전보다 쉬어졌다고 하는 학부모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개개 학부모들이 자녀를 기르며 느끼는 정보에 대한 갈증의 정도가 크게 줄어든 것 같지도 않다. 또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서 대학 입학이 좀 더 쉬어졌다거나 자녀교육이 예전보다 수월해졌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정보가 분명히 우리의 곁으로 다가와 있고 순식간에 눈앞에 펼쳐 볼 수도 있지만 그러한 편리함이 자녀교육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어려운 자식은 아직도 기르기 어렵고 그냥 놔두어도 혼자 잘 알아서 하는 자녀는 아직도 그러하며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의 낮은 합격률도 아직도 낮거나 더욱 낮아지고 있다. 또 좋은 학군은 역시 그대로 좋은 학군이다. 좀 더 아는 것이 크게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 같지는 않다.
정보뿐 아니라 통신에 있어서도 우리는 빠르고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며 살고 있다. 이전에는 하루 1시간 전화통화로 충분히 사는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해내었다. 지금은 누구나 모바일폰을 휴대하고 언제 어디서나 통화를 해 손쉽게 중요한 정보를 순식간에 얻어낼 수 있다. 더 이상 상대가 응답해 올 때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 낭비하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궁금증을 식힌다는 점에서는 편리해 진 것 같다. 이런 빠른 통신 수단으로 우리는 자녀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 지 손쉽게 알아낼 수 있다. 궁금증과 염려를 줄여줄 대단한 수단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걱정과 불안이 줄어들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자녀들이나, 부모들이나 할 것 없이 순간만족(instant gratification)에 길들여져 인내심이 적어지고 쉽게 포기하게 되는 성향들이 강해지는 안타까운 변화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이 주는 편리함의 이면에 그로 인해 어떤 면에서는 자녀교육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나 아닌가 싶다. 삶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켜 주는 정보와 통신의 발달이 자녀교육을 수월케 해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즈음과 같이 정보와 속도 그리고 편리함이 크게 강조된 시대에 젖어 사는 현대 부모들이 잊어서는 안될 간단하고도 막중한 원리는 ‘교육의 중심에는 저마다 너무도 달라서 같은 잣대와 틀로 쉽게 다룰 수 없는 자녀들이 서 있고, 그 바깥에는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며, 인생을 보는 시각과 삶을 살아내는 성실성(integrity), 삶의 방식(life style)이 독특한 부모들이 있으며 정보는 그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직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알고 그들의 탄생 목적과 능력, 재능, 소망을 알고, 그리고 부모 자신의 교육관을 제대로 세운 후에야 그 언저리에 있는 정보를 비로소 유용하게 사용하여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겠다. 혹 정보가 중심에 있고, 부모가 그 주변에, 그리고 자녀가 그 언저리에 서 있는 격이 된다면 정보는 힘을 발휘하기보다는 병이 되기도 한다. 쏟아지는 정보의 물결 속에서 특별히 우리 학부모들의 변별력이 필요한 때다. 문의 (818)341-6088
양민
<닥터양교육센터 대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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