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버섯 스탁
입맛이 돌지 않아 아침 먹기가 힘들거나 피곤에 지쳐 저녁상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는 시원한 맑은 국이 최고다. 아침저녁으로 입맛에 맞는 국 한가지만 잘 챙겨도 매일 든든한 식사가 되고, 부드러운 건더기가 있어 씹는 맛을 더하면 포만감까지 느껴진다. 끼니마다 힘들여 요리하지 않고 후루룩 마실 수 있는 국 어디 없을까. 여유 있을 때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놓은 ‘스탁’(stock·육수)이 바로 국거리 해결책이다. 스탁은 양지머리로 우려낸 ‘고기 육수’와 닭뼈와 양파, 당근 등 각종 야채를 이용한 ‘닭 육수’, 다시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다시마 멸치육수’가 일반적이지만, 입안이 텁텁할 때 살짝 데워 마실 수 있는 ‘야채 스탁’이나 ‘버섯 스탁’은 느끼하지 않아 여름철 별미로 통한다.
야채 스탁 만들기
야채 스탁은 요리를 하고 남은 자투리 야채(무, 당근, 파, 양파, 시금치 등)를 냄비에 넣고 물을 8부정도 부은 다음 30분 가량 끓여 푹 우려서 식혔다가 거즈에 받쳐서 맑은 물만 받아내면, 시원하면서 담백한 맛이 우러나는 육수가 된다. 그러나 아무리 끓여도 밋밋한 맛 또는 간장, 소금 맛만 나서 실패라고 생각된다면 1시간 투자로 만들어지는 야채 스탁 레서피 대로 도전해 보자.
▲재료(5컵):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2큰술, 껍질을 벗겨 보기 좋게 썬 당근 2개, 껍질 채 깍둑썰기한 양파 1개, 잘 씻어 썬 감자 1개, 셀러리 1대, 껍질 벗기지 않은 마늘 2∼3쪽, 중간 크기의 흰 버섯 5∼10개, 파슬리 줄기나 잎 10∼20개, 소금, 후추, 간장 2큰술
▲만드는 법: 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중간보다 센 불로 가열한다. 1분 정도 지나면 당근, 양파, 감자, 셀러리, 마늘, 버섯을 모두 넣고 5분간 볶은 다음 한두 번 저어준다.
야채가 갈색으로 익은 것 같이 보이면 파슬리와 물 6컵, 후추를 넣고 팔팔 끓인다. 불을 조절해가며 야채가 푹 익을 때까지 30분 정도 부글부글 끓인 후, 국물만 걸러낸다.
간장과 후추를 더 넣고 맛을 본 후 간장 혹은 소금간을 한다.
야채 스탁을 이용한 두부 달걀국
두부 ½모를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고 곱게 으깬 후, 달걀 2개를 깨뜨려 넣어 고루 섞은 뒤 소금으로 약하게 간한다. 시금치 6뿌리를 잘 다듬어 한 줄기씩 떼고 들깨 1큰술을 굵직하게 간다. 냄비에 야채 스탁을 담고 두부와 달걀 섞은 것을 한 숟가락씩 떠 넣어 몽글몽글하게 끓이다가 시금치를 넣어 살짝 익힌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들깨를 얹어 맛을 내면 아침식단에 걸맞은 고소한 국이 된다.
버섯 스탁 만들기
제5의 맛이라고 알려진 우마미(umami·MSG가 내는 감칠 맛)가 부럽지 않은 담백한 맛의 야채 스탁을 만들고 싶다면 송이버섯과 표고버섯, 포르치니, 중국산 검은 버섯을 사용해보자.
▲재료(7컵):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2큰술, 잘게 썬 작은 양파 1개(혹은 샬롯 2개), 잘게 썬 당근 2개, 잘게 썬 셀러리대 2개, 소금과 금방 간 후추, 잘게 썬 송이버섯 1파운드, 말린 표고버섯(혹은 포르치니나 검은 버섯) 1온스, 파슬리 줄기나 잎 10∼20개, 간장 1큰술
▲만드는 법: 커다란 팬에 오일을 1큰술 두른 후 중간보다 센 불로 가열한다. 양파, 샬롯을 넣고 가끔 저어가며 3분 정도 볶은 다음, 당근과 셀러리를 넣고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완전히 익을 때까지 잘 저어가며 10분 정도 조리한 후 구멍 뚫린 국자로 떠낸다. 팬에 나머지 오일을 두른 후 송이버섯을 넣고 센 불에서 10분 정도 달달 볶는다. 소금을 뿌린 후 말린 표고버섯과 먼저 떠낸 익은 채소를 넣고 잘 섞는다. 물 8컵을 넣고 파슬리와 간장을 넣고 저어서 섞는다.
보글보글 끓으면 불을 약하게 줄여 1-2회 가량 저어 가며 채소가 푹 삶아질 때까지 30분 정도 끓인다. 끓이는 도중에 생기는 거품은 수시로 걷어야 하며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불을 조절해야 한다.
다 끓으면, 야채를 꾹꾹 눌러 국물만 걸러낸 다음 간장이나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버섯 스탁으로 만든 버섯 덮밥
버섯 스탁에 저민 양송이 버섯 100g과 표고버섯 100g, 팽이버섯 20g, 다시마 1장을 넣고 다시 끓인다.
달걀 2개를 소금을 넣고 풀어 끓는 육수에 끼얹어주고 참기름과 후춧가루를 약간 넣어준 다음, 실파 4줄기와 파, 저민 마늘을 넣은 후 다시 끓인다.
그릇에 밥을 적당량 담고 위에서 만들어 놓은 버섯육수를 붓고 김을 부셔서 위에 올려 마무리한다.(4인분)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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