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9일 오전 5시12분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 에드워즈공군기지에 안착했다.
7명의 승무원을 태운 디스커버리호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체류를 포함해 14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귀환해 지난 2003년 컬럼비아호 참사의 악몽을 떨쳐냈다.
디스커버리는 이날 2만7천㎞의 속도로 대기권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한 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시간에 순조롭게 착륙했다.
▲ 디스커버리 지구 무사 귀환: 디스커버리호는 당초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착륙하려 했으나 기상악화에 따라 4차례나 착륙을 미룬 뒤 결국 대체지인 에드워즈 공군기지를 이용했다.
휴스턴 임무통제센터의 우주비행사 켄 함은 디스커버리가 활주로에 멈추자 승무원들에게 “극적인 실험 비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환영했으며 에일린 콜린스 디스커버리 선장은 “다시 돌아와 행복하며 전 대원들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빌 리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은 “이번 귀환으로 우리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음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우리는 앞으로 더 해야할 일이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알고 또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착륙지가 당초 예정지와 반대편인 캘리포니아로 옮겨지면서 승무원들은 10일에야 가족들과 재회할 예정이다.
▲ 우여곡절 겪은 발사 과정: 디스커버리는 발사 단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NASA는 애초 지난 7월 14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발사 2시간전 연료 탱크 센서 결함이 발견됐다.
당시 디스커버리에는 연료를 모두 주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네개의 연료 탱크 센서중 3개가 연료가 비어있다는 신호를 나타났기 때문.
NASA는 그후 10여일 간의 점검과 수리에 들어갔다. 디스커버리는 수리를 거쳐 26일 오후 발사됐으나 발사 도중 단열 타일 등 외장재가 떨어져나가고 단열 타일 틈을 메운 세라믹 소재의 충전재가 돌출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단열재 이탈 문제는 2003년 컬럼비아 폭발 참사를 유발했던 것으로 당시엔 이탈한 단열재가 컬럼비아의 날개에 손상을 입혀 지구 대기권 재돌입시 기체가 분해됐지만 디스커버리의 경우 떨어져나간 단열재가 기체에 손상을 입히진 않았다.
그러나 우주 유영을 통해 돌출한 세라믹 소재의 충전재를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해야했다.
▲ 무슨 임무 수행했나: 디스커버리의 첫 임무는 컬럼비아 폭발 참사후 취해진 새로운 안전 조치들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컬럼비아호 참사 이후 우주 왕복선에는 10억 달러를 들여 새로 설계된 외부 연료탱크, 신형 센서, 선체 파손 여부 검사에 사용되는 새로운 붐(활대) 등이 갖춰졌다.
디스커버리는 발사 이틀 후인 7월 28일 ISS와 도킹, 보급품을 전달했으며 우주유영을 통해 단열보호시스템인 단열재 수리, 별도의 과학실험, ISS 위치추적 시스템 안테나 설치, ISS의 정확한 방향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자이로스코프 교환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또 원래 계획했던 이런 임무외에 발사시 단열타일 틈을 메운 세라믹 소재의 충전재가 돌출된 것을 성공적으로 제거하는 등 사상 최초로 우주 유영을 통한 왕복선 선체 정비라는 추가 임무도 수행했다.
▲ 무사 귀환 의미: 디스커버리호의 지구 무사 귀환은 컬럼비아호 참사 이후 2년 반 만에 이뤄진 성공적 우주비행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향후 우주 왕복선 프로그램의 장래가 달려있었던 것으로 평가돼왔다.
의회에서는 NASA 예산의 3분의1 이상을 잡아먹으며 다른 우주계획의 발목을 잡아온 우주왕복선,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돼 왔으며, 컬럼비아 참사 이전 75%에 달했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민 지지도도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디스커버리가 발사직후 단열 타일 등 외장재가 떨어져나가고 단열 타일 틈을 메운 충전재가 돌출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무사 귀환여부에 관심이 집중돼왔다.
따라서 디스커버리호의 무사 귀환은 이런 미국내 부정적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동시에 차세대 유인우주탐사선에 자리를 내주고 은퇴하는 오는 2010년까지 미국이 국제 사회에 약속한 ‘국제우주정거장’ 완공에 필요한 20여 차례의 추가 비행을 유지해갈수 있는 길을 열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우주탐사 비전’을 통해 2010년까지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차세대 유인우주탐사선을 개발, 오는 2020년께 달을 우주 식민지화하고, 그 이후 에는 화성을 여행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제시해 놓고 있다.
때문에 새 탐사선이 준비될 때까지는 인간을 우주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우주왕복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디스커버리호의 무사귀환은 위험하고 수십억 달러 의 비용이 드는 점을 들어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해온 목소리를 잠재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 향후 계획: NASA는 디스커버리 발사 과정에서 단열 타일 등 외장재가 떨어져나오자 이런 문제가 시정될때까지 우주왕복선 운항 계획을 전면보류한다고 밝혔다.
NASA는 발사때 단열재 이탈과 갭 필러 문제가 해결돼야 다음 번 우주 왕복선인 애틀란티스가 발사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NASA 전문가에 따르면 47건의 `크고 작은’ 사항들이 시정되면 우주 왕복선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시기는 빠르면 9월 22일이 될 예정이다.
ISS 계획 책임자인 빌 거스턴메이어는 9월 22일은 발사 가능 시간대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발사 가능 시간대는 22일부터 26일까지이고 이 시기를 넘기면 11월초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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