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출산율이 2003년 부부 당 1.19명을 기록, 1980년의 2.83명에서 현저히 떨어져 사회적 이슈가 됐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1.29명보다 낮은 상태다. 비단 한국뿐 아니다. 이곳 한인사회에서도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인한 출산기피가 나타나 고령 임신과 불임부부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과 미국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불임 전문의이자 오렌지카운티 소재 호프 불임센터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 김세웅 박사는 “가임 부부중 15%가 불임”이라며 “아기를 갖기를 원한다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기 갖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건강한 가임 부부의 한달 평균 임신 가능성은 25% 정도. 1년이면 85%가 아이를 가질 수 있다. 불임의 정의는 35세 미만의 경우 1년간 피임을 하지 않고 규칙적인 성 관계를 가진 후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35세 이상은 6개월 시도했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해당된다.
문제는 여성의 나이다. 일반적으로 40세 전후에도 쉽게 임신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좀더 커리어를 쌓는다던가 공부를 더하거나,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아기 갖는 것을 늦추게 되는데,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은 힘들어 진다.
불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속설이 많다. 불임 전문의 김세웅박사의 도움말을 통해 불임의 잘못된 상식을 되짚어보면서 불임에 대해 알아보았다.
불임에 대한 잘못된 상식
불임은 여성만의 문제?
40세넘은 여성도 쉽게 임신?
금욕기간이 길면 임신 쉽다? “NO!”
# “여성은 40세 이후에도 쉽게 임신할 수 있다”
아직은 젊은 20대나 30대 초반이라 해서 ‘40에도 애를 낳을 수 있지’하며 안심하고 일부러 임신을 늦출 필요는 없다.
평생 꾸준히 정자를 생산하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일생동안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40세 때는 난자 생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난자의 기능이나 질도 저하돼 임신이 힘들어진다. 보통 여성은 태어날 때 200만개 정도의 난자를 갖고 태어나는데, 사춘기 때 생리를 시작하면 난자 수는 30만개 정도로 줄어들고 한 달에 5,000개씩 감소한다.
김 전문의는 “성형수술로 얼굴은 고칠 수 있어도 난소의 나이는 속일 수 없다”라며 “35~37세부터는 난자수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아이를 가지려면 35세 이전에 갖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40세 이후 임신은 유산 확률이나 다운증후군, 기형아 가능성도 높다.
#“불임은 여성만의 문제다”
불임의 원인은 여성, 남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불임의 원인이 여성에게 있는 경우는 전체 불임의 40~45%, 남성은 35~40%, 여성·남성 모두 문제가 있는 경우는 10%,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10%다.
여성의 원인뿐 아니라 희소 정자증, 정자 이상 등 남성문제로 불임이 될 수 있으므로 부부가 함께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불임은 질병이 아니다”
불임이 질병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보험회사 커버도 받을 수 없지만 불임은 정상적인 신체의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인 아이를 갖는 능력에 장애가 있는 질병으로 볼 수 있다.
# “장기간 노력하면, 언젠가는 아기를 가질 수 있다”
나팔관이 막힌 경우, 자궁내막증, 골반 염증 등 원인으로 임신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나이가 들게 되면 불임치료를 해도 성공률이 떨어진다. 시험관 아기 시술의 경우 미국 전역에 성공률이 35~40% 사이인데 39세 미만인 경우 50~55%의 임신율을 보이다가 40∼41세에 15%로 확 떨어진다.
30세 이후 1년, 2년 기다리다가는 적당한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임신이 안된다면 불임 전문의와의 상담을 하도록 한다.
#“생리주기 중간쯤에 1~2회의 성관계만으로도 임신이 충분하다”
한 달의 한 두 번 정도의 성관계만으로는 배란 시기를 놓치기 쉽다. 난자는 12~24시간이면 소멸되고 정자는 사정 후 몸 속에서 3일 동안 살아있어 3일마다 규칙적인 성관계를 한다면 난자를 놓칠 가능성을 줄여 임신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정확한 배란시기를 알면 임신에 큰 도움이 된다. 산부인과에서 검사 후 날짜를 잡거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Ovulation predictor test(배란 예측 검사기)’를 통해 배란일을 체크해 둔다.
#“남성이 성관계 전 금욕기간을 길게 갖게 되면 정자수가 많아지고 임신에 큰 도움이 된다”
정자는 계속 생성되므로 죽은 정자가 몇 주 정도 쌓여있게 되면 질이 좋지 못하다. 한편 2~3일정도 금욕하고 성관계를 맺는 것은 임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배출된 정자의 질은 당일 컨디션에 좌우된다”
당일 배출된 정자는 그날 생성된 것이 아니다. 성숙된 정자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약 70일 정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날 배출된 정자의 질은 당일 컨디션에 좌우되지는 않는다.
#“음주, 흡연, 카페인은 임신에 영향을 주지만 불임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지나친 흡연, 음주는 난소기능을 저하시키며 여성 생식력에 나쁜 영향을 준다. 또한 남성의 경우 대마초나 알콜이 정자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불임 치료제(배란 촉진제)는 폐경을 촉진시키거나 암 유발의 부작용 걱정이 있다”
아직까지는 불임치료가 암 유발의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로 학계에서는 계속 연구중이다. 하지만 불임 치료제 사용시에는 불임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필요한 양만 투여하므로 심각한 부작용은 극히 드문 편이다. 한편 배란 촉진제의 장기 복용이 난소암이나 유방암 발병확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 경우 장기복용은 10년 이상이었다. 또한 지난 20년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불임치료제가 폐경을 촉진시킨다는 보고는 없었다.
#“피임약을 장기 복용하면 건강에 해로우며 불임을 일으킬 수 있다”
과거 호르몬을 다량 함유한 피임약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작용 가능성이 높았지만 최근 사용되는 피임약에는 부작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피임약을 사용해 난소 종양, 유방질환, 골반염의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대부분 피임약을 중지한 후 곧 정상적인 배란이 이뤄지므로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임신이 힘들다는 생각에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 한편 대부분의 피임약은 안전하지만 루프의 경우 골반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도움말=호프 불임센터 김세웅 디렉터(불임전문 산부인과 전문의) (714)670-9369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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