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엔 냉면이 최고. 한 남성이 매콤한 비빔냉면을 한입 가득히 먹음직스럽게 맛보고 있다.
여기자들의 추천 식당
사람마다 좋아하는 입맛 천양지차
면발·육수·다대기등 중요시 하는 것도 제각각
강서·유천·칠보·함흥·용궁 중국 냉면등 손꼽아
더위엔 뭐니뭐니해도 냉면이 최고.
유난히 습도가 높아 푹푹 찌는 올여름, 차가운 육수에 겨자 식초 풀어먹는 물냉면 한사발, 매콤한 양념장에 비벼낸 비빔냉면의 쫄깃한 면발을 한 입 가득 끊어먹는 맛은 별나게 맛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냉면 찾는 발길이 잦아지는 요즘, 타운의 냉면 전문점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시원한 육수와 면발 뽑기에 여념이 없다.
사람들의 식사 중에 자주 등장하는 대화도 “어느 집 냉면이 맛있냐”는 것. 냉면만큼은 집에서 해먹기도 어렵고, 잘하는 식당 찾기가 수월치 않은 편이라 냉면 맛에 민감한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정보에 귀를 기울이곤 한다.
그러면 어떤 식당 냉면이 맛있을까? 한창 수은주가 올랐던 7월말 냉면 맛에 일가견이 있다는 특집 2부 여기자 4명(정숙희, 하은선, 성민정, 신경민)이 식당 냉면 맛보기 순례에 나섰다. 몇군데는 다 함께 찾아가 먹어보았지만 식당마다 다같이 다니며 시식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각자 먹어본 맛을 정리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LA 한인타운에서 냉면이 괜찮다고 소문난 식당을 추려보면 두 종류로 나뉜다. 강서면옥, 칠보면옥, 유천, 함흥회관 등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과 조선갈비, 박대감네, 다호갈비, 동일장 등 고기구이집 혹은 일반 한식당이지만 깔끔한 입가심용 냉면을 서브하는 식당들이다. 이외에 용궁의 중국냉면이 찬조출연했다.
재미있는 것은 냉면 맛이야말로 의견이 제 각각이이어서 개인차가 심하다는 것. 각자 좋아하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스타일이 다르고, 육수가 중요한 사람, 면발이 중요한 사람, 다대기 양념이 중요한 사람, 컵에 따라주는 뜨거운 육수 맛이 중요한 사람 등 그야말로 입맛이 천양지차라 자연히 선호하는 식당도 다르게 나타났다.
정숙희 기자가 좋아하는 냉면집은 강서면옥, 하은선 기자와 신경민 기자는 유천 칡냉면, 성민정 기자는 칠보면옥이 가장 맛있다고 하였고, 다함께 의견의 일치를 본 특미는 중국냉면이었다. (우리의 평가를 엿듣던 특집 1부의 김상경 기자는 오장동 함흥면옥의 면발이 최고라고 주장하기도.)
서울 서소문에 본점이 있는 강서면옥은 원래 시원한 물냉면이 유명하지만 열무김치가 들어간 비빔냉면도 다른데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자랑한다. 메밀을 사용한 면발 때문에 비빔냉면이 질기지 않아서 좋은데, 무엇보다 이 식당에서 가장 좋은 것은 콤보 메뉴가 있어 비빔냉면과 물냉면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천 칡냉면은 건강에 좋은 칡이 들어간 면발에 매콤한 양념과 시원한 육수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평양 혹은 함흥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독특한 스타일의 냉면을 맛볼 수 있다. 정통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퓨전 냉면’이 되겠지만 독특한 면발의 물냉면을 매콤한 육수와 함께 먹는 그 맛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칠보면옥은 함흥식에 퓨전이 살짝 가미된 냉면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100%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가늘고 쫄깃한 면발이 특징으로 함흥식 면발에 평양식 냉면의 고명을 얹어 서브되는 물냉면은 고명으로 얹은 김치 때문에 육수가 매콤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매니아들“어디 식이냐”철저
면은 메밀·칡·고구마 전분
고명, 열무·김치·홍어회등 다양
쟁반냉면등 새콤달콤 퓨전화
육수엔 동치미 국물 섞기도
고기 곁들이는 구이집들 인기
특히 비빔냉면은 양념이 너무 맵거나 진하지 않아 좋고, 커다란 쟁반에 담겨 나오는 쟁반냉면은 냉면과 각종 야채, 홍어회 등이 함께 나와 모두 비벼먹는데, 새콤달콤해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퓨전 맛이다.
타운에서 가장 오래된 냉면전문식당 함흥회관은 이북 출신의 한인들이 즐겨 찾는 곳. 특별히 비빔냉면이 원조 함흥식이라 그 맛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함흥회관을 최고로 친다.
한편 냉면 전문점이 아니면서 제대로 된 냉면을 서브하는 식당이 동일장과 조선갈비.
특히 동일장 물냉면은 전통적인 육수 맛이 깨끗하고 담백해 한번 먹어보면 다시 찾게 된다. 단점이 있다면 육수의 양이 너무 적어 항상 모자란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 동일장 비빔냉면은 양념장 맛이 다소 진하고 고추장 맛이 강해 뒷맛이 조금은 탁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쫄깃하면서도 적당히 질긴 면발이 입맛을 당기고 뜨거운 육수는 맑은 쇠고기 장국으로 담백한 국물에 납작하게 썰어 넣은 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조선갈비의 물냉면도 감칠맛 나는 시원한 육수와 깨끗한 면발이 일품. 특히 고기를 구워 먹은 후 입가심으로 먹기 딱 좋은 담백한 맛이다.
또 다른 고기구이집 박대감네와 다호갈비도 고기와 냉면의 궁합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
이밖에 꼭 권하고 싶은 냉면이 중국냉면으로, 자장면 같은 흰 면발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닭 국물로 우려낸 시원한 육수에 고소한 땅콩 소스와 톡 쏘는 겨자를 풀어먹는 맛은 여름철 꼭 한번 먹어볼 만한 별미 중 하나다. 그러나 모든 중식당이 중국냉면을 메뉴에 포함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
용궁의 중국냉면은 맑고 깔끔한 육수에 두툼한 면, 그리고 해파리, 새우, 오이채, 달걀지단 등이 고명으로 얹어 나온다. 푸짐한 중국요리 후 입가심용으로 제격. 특히 자장면처럼 생긴 면발을 씹으면 쫄깃하게 씹히는 맛도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타운의 냉면집들
▲ 날씨가 갑자기 더워진 요즘 한인타운의 냉면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 오픈한 칠보면옥의 점심식사 시간 풍경.
함흥과 평양냉면
함흥냉면 전문점에서는 비빔·회를
평양은 물냉면이 대표적
함흥 면발은 고구마·감자 전분 사용 가늘고 쫄깃
평양은 메밀로 굵고 부드러워
요즘은 국물이 매콤한 퓨전 냉면이 유행이다.
물냉면은 시원한 평양식을 최고로 친다.
대표적인 이북 음식인 냉면은 크게 두 종류,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이다. ‘맛만 있으면 어느 식이든 좋다’는 사람도 많지만 미식가로 자처하는 냉면 매니아들은 나름대로 구분이 철저한 편이다.
함흥식 하면 비빔냉면, 평양식은 물냉면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함흥냉면 전문점에서는 비빔이나 회냉면을, 평양냉면 전문점이라면 물냉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 두 냉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면발. 가늘고 쫄깃한 면발이 중요한 함흥냉면은 고구마나 감자 전분으로 만드는 반면, 뚝뚝 끊겨야 제 맛인 평양냉면 면발은 메밀로 만들며 다소 굵고 부드러운 편이다.
매운 양념장에 오돌오돌 씹히는 홍어회 무침과 무, 오이 등의 고명을 올려내는 회냉면은 대표적인 함흥냉면인데, 뽀얗게 우려낸 뜨끈뜨끈한 육수를 후후 불어가며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이다.
이에 비해 평양냉면은 시원한 물냉면으로, 쇠고기 삶은 육수를 차게 식혀 기름을 걷어낸 국물에 씹을수록 고소한 메밀 면발이 어우러져 시원하면서도 담백하다. 한결 감칠맛 나는 냉면 육수를 만들기 위해선 쇠고기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기도 한다.
사람의 입맛이 천차만별이라 함흥냉면과 평양냉면 중 어떤 것이 더 맛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가슴속까지 시원한 물냉면이 먹고 싶다면 평양식 냉면을, 톡 쏘는 매콤한 양념이 당긴다면 함흥식 냉면을 시도해 볼 것이다.
<정숙희·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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