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가이드 / 라브레아 ‘루나 파크(Luna Park)’
아시아+유럽 혼합된 아메리칸 컴포트 요리
저렴하고 푸짐한 안주 젊은이들 항상 몰려
4년 전엔가 독자들에게 소개했던 라브레아 길의 중국 식당 럭키 덕(Lucky Duck)이 어느 날 지나다 보니 문을 닫았다. 레스토랑 칼럼을 쓰는 사람에게 이럴 때만큼 난감한 순간이 또 있을까. 기사가 나간 바로 그 주에 신문에 난 레스토랑을 찾는 독자들도 있지만 적지 않은 수가 한참 후, 때론 몇 년 뒤에 발걸음을 내디디니 아이고, 이 원망을 어떻게 감당하나 싶었다.
바로 그 럭키 덕 자리에 2년 전 어느 날, 레스토랑 루나 파크(Luna Park)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루나 파크는 보헤미안, 신 여피족, 아방가르드... 이런 명사가 어울리는 LA의 젊은이들 사이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높은 천장이 시원한 루나 파크는 붉은 벽돌 건물에 따뜻한 느낌의 커튼이 치렁치렁 드리워진 인테리어가 안락한 느낌을 준다.
벽에는 만화가가 그린 독특한 그림이 걸려있고 벼룩시장에서 사온 샹들리에는 영롱하진 않더라도 편안한 빛을 비춘다. 커튼이 드리워진 개별 공간을 보며 70~80년대, 갈 곳 없는 연인들을 위해 마련해 놓았던 서울의 어두컴컴한 카페를 떠올리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게다.
이 외에도 부스와 오픈 다이닝 공간, 멋쟁이들이 앉아 있는 바 (Bar) 모두가 루나 파크의 분위기를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되게 연출한다.
루나 파크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미국과 아시아 음식의 액센트를 더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 그리고 아메리칸 컴포트 요리로 요약할 수 있다. 완탕 칩을 곁들인 하와이안 튜나 포키(Marinated Hawaiian Tuna “Poke”)는 참치회의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토마토를 섞어 무친 것이 색깔을 더욱 예쁘게 하고 영양도 보충해 좋다. 프렌치프라이와 홍합 요리(Moules Frites)는 적극 추천 메뉴. 특히 두껍게 썬 감자를 튀긴 프렌치프라이는 그것만이라도 따로 시켜먹고 싶을 만큼 맛있다. 양젖 치즈 퐁뒤와 사과(Warm Goat Cheese Fondue with Grilled Bread and Sliced Apples)는 와인 안주로 그만인 전채. 콥 샐러드(Cobb Salad)와 니스 풍의 샐러드(Nicoise Salad) 등 커다란 접시에 넘쳐날 만큼 푸짐하게 담아오는 샐러드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신 여피족들이 자주 주문하는 메뉴.
몇 가지 안 되는 파스타 종류가 썩 괜찮다. 버섯, 시금치, 트러플 오일로 조리한 폰티나 라비올리(Fontina Stuffed Ravioli), 야채와 조갯살 리조또(Spring Vegetable and Seared Scallop Risotto), 오븐에서 구운 마카로니 치즈(Oven Baked Macaroni & Cheese and Broccoli) 등 파스타 종류는 아쉬움 없이 메인 디시를 대신할 만하다.
오븐에서 구운 바다농어(Oven Roasted Seabass), 시골풍으로 튀긴 송어(Country Fried Trout)는 야채와 샐러드를 푸짐하게 곁들였다. 버섯과 그뤼에르 치즈로 속을 채운 포크커틀릿(Breaded Pork Cutlet Stuffed with Mushrooms and Gruyere Cheese)은 위에 끼얹은 애플 크랜베리 소스 맛이 짭짤한 치즈 향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유러피언 요리 외에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방의 특별식 쿠스쿠스(Cous Cous), 국물과 야채를 가득 넣고 천천히 조린 쇠고기 요리(Pot on Fire) 등 특이한 메뉴도 마련하고 있다. 매일 바뀌는 데일리 런치 스페셜 가운데는 프라이드치킨과 버터밀크 비스킷, 오븐에서 구운 마카로니치즈, 미트로프와 감자 으깸 등 미국인들에게 된장찌개 백반만큼 편안한 음식(Comfort Food)도 여럿 된다. 직접 만들어 먹는 마시맬로, 초컬릿, 쿠키(Gooey Chocolate & Cooked-Marshmallow Classic)는 캠핑에 온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후식.
간단한 안주를 저렴한 가격의 칵테일,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루나 파크의 바에는 항상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양도 푸짐하다는 이유로 직장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한 잔을 나눌 때, 오랜 친구와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좋은 식사를 나누고 싶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찾는 단골들이 많다.
야채와 조갯살 리조또.
오븐에서 구운 바다농어.
튜나, 감자, 토마토를 더한 샐러드.
트러플 오일로 조리한 폰티나 라비올리.
양젖 치즈 퐁뒤와 사과.
완탕 칩 곁들인 하와이안 튜나 포키.
홍합 요리.
Tips
▲종류: 미국과 아시아 음식의 악센트를 더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 아메리칸 컴포트 푸드. ▲오픈 시간: 런치는 주중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주말 브런치는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디너, 일요일은 오후 5시30분-10시. 월-목요일은 10시30분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11시30분까지. ▲가격: 런치 전채는 6.25-9.95달러,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 간단한 런치는 7.50-11.75달러, 메인 디시 11.50-16.50달러, 데일리 스페셜은 9.50-13.25달러. 주말 브런치 칵테일은 8.50-9.75달러, 브런치는 6.25-14.95달러, 디너 전채는 6.25-11.75달러, 파스타와 메인 디시는 11.50-16.50달러. 후식은 6.95달러. 병당 20-50달러 하는 와인이 많다. ▲주차: 발레 파킹 4.50달러. ▲주소: 672 S. La Brea Ave. LA, CA 90036. 한인타운에서 Wilshire Blvd.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La Brea를 만나 우회전하면 오른쪽에 나온다. ▲전화: (323) 934-211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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