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되는 프리스쿨러들이 학원에서 포닉스도 배우고 숫자개념도 익히며 색깔과 모양등의 구분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형아나 언니들이 앉을 법한 큼직한 책상에서 2∼3명이 모여 건너편에 앉은 튜터로부터 1주일에 한시간씩 2번 레슨을 듣는다. 시간당 수강료는 학원마다 다르지만 대략 45달러. 한창 세상모르고 놀아야 할 나이의 이들이 무엇을 하는 것인가? 킨더가튼 입학준비를 위해 선행학습을 하고있는 것이다. 조기교육 열풍에 휩싸이다 보니 한국이나 아시아에서 유행인 선행학습이 미국에까지 들이닥쳐 이제 이곳 부모들도 내 아이만 쳐질 수 없다는 생각에 혹은 남보다 조금 더 앞서고 싶은 생각에 프리스쿨러들도 학원행차를 하고 있다.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
아시아서 극성 ‘선행 학습’ 미국에까지
4∼5세 아이들 읽기·수학 개인교습·학원행
전문가들 “6∼7세 된후 시작 바람직” 권고
부모들은 놀라고 있다. 요즘 킨더가튼에서 10여년 전의 1∼2학년 수준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10여년 전만해도 3살 때는 상오 9시∼12시까지 3번, 4세 때는 같은 시간대에 4번 프리스쿨에 다니는 것이 고작이었다. 5세가 되면 킨더가튼에 들어가서 그것도 오전만 공부하는데 공부라고 해봐야 색깔구분, 가위질하며 만드는 공작, 소문자와 대문자 알파벳 구분, 0에서 30까지 정도가 커리큘럼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읽기는 1학년에 올라가서야 비로소 시작됐으며 3학년까지 짧은 챕터북을 자유자재로 읽을 줄 알면 대만족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킨더가튼에서 배우던 학과목을 프리스쿨에서 가르치고 킨더가튼에 입학하자 마자‘CAT ON THE MAT’ 정도는 읽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부시대통령의 ‘낙오자 없는 교육정책 (No Child Left Behind)’프로그램에 자극받아 각 교육구들이 킨더가튼 학습지침을 상향조정한데다가 유아기 때 언어, 책, 음악에 일찍 노출될수록 후에 학교생활에 성공적이라는 두뇌에 대한 리서치조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된데 기인하고 있다.
부모들은 4∼5세에 축구, 가라테, 야구, 피아노 등을 가르쳤는데 이제 읽기, 수학 등이 더 추가되고 있다며 아이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킨더가튼 프렙스쿨을 드나든다.
이에 성업중인 프리스쿨러들의 프렙스쿨로는 볼티모어의 에듀케이트사가 소유하고 있는 ‘실반’과 일본의 KIE사 소유의 ‘쿠몬 노스아메리카’, 카플란사의 ‘스코어’등이 있다.
그리고 아직 위에 언급한 러닝센터만큼은 주류사회에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한국에서 건너온 ‘눈높이’와 ‘재능’등도 이에 가세중이다.
실반에서는 오는 겨울까지 미전국 1,200개 러닝 센터에서 킨더가튼생을 위한 튜터링을 시작할 것이며 쿠몬에서는 이미 최연소 2세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실반 프로그램은 플래시 카드, 퍼즐, 워크북, 워크시트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인 반면 167개 지점의 스코어에서는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도 사용하지만 컴퓨터를 토대로 한 튜더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젊은 학부모들의 극성과 조바심 또 학원가의 마케팅에 맞물려 돌아가는 조기교육 열풍에 대해 터프트대학의 아동발달학 교수인 데이빗 엘카인드는 어린이들이 놀시간이 없는데 대해 개탄해 마지않으며 “부모나 교사들은 적어도 6∼7세가 될 때까지 읽기 학습을 연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연구가들은 유아들이 앉아서 워크시트와 암기위주의 공부를 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 시기의 유아들은 이야기에 대한 연극, 노래, 퍼즐 맞추기등 손과 몸을 움직이는 동작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의 이런 견해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집에서 책 읽어주는 것은 왠지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기꺼이 연간 열달, 4,000여달러의 튜더링에 아이를 맡기는 추세다.
실반은 킨더가튼 입학준비반이 1년간 한 시간씩 36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코어는 자신의 학습능력 향상에 따라 진도를 나갈 수 있는 자동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프리스쿨러 ‘프렙스쿨’
‘실반’‘스코어’등
주류사회서 성업중
한국에서 건너온
‘재능’‘눈높이’가세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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