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추진 위원장 주 평
제1회 교회 성극 경연대회의 막은 오르고, 막은 내려갔습니다. 이번 대회의 주최측인 한국일보 강 승 태 부사장이 인사말씀에서 적었듯이 우리는 설래 이는 마음으로 무대를 향하며 보고 듣고 느낄 준비를 했습니다.
이번 대회의 개최 목적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이전에 나는 미주이민 사상 처음인 성극 대회 개최를 한국일보 측에 권유 하기는 했지만 그 성과에 대해 막이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가슴을 죄이고 있었습니다. 집사람과 나는 하루에도 몇 차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우리 노부부 뿐 아니라 참가 교회 목사님이나 출연진들 그리고 온 성도들도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기도했을 것입니다.
내가 이 대회를 추진하면서 가슴 조였던 첫째 이유는 몇 백만 불의 제작비가 투입되었고 또 본국의 유명 탈렌트들이 출연하는 대형 뮤지컬의 막이 우리 행사와 같은 시기에 올라가기 때문에 우리의 공연이 초라하게 보이지나 않을까 하는 기우 때문에서였습니다. 물론 우리 지역에서 자생(自生)으로 행해지는 우리 공연과 그들의 공연의 의의가 다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내가 염려한 두 번째 이유는 우리의 성극이 학예회 수준을 벗어 나지 못할까 하는 점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염려와는 달리 미개(未開)의 풍토에다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주최측과 한마음이 되어 이 일을 추진해 왔던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장(章)을 여는 출발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드디어 대회 첫날인 7월 10일 Santa Clara Convention Center에서 그 첫 번째 막이 올라갔습니다. 막이 올라간 수분 후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연극의 막이 올라간 몇 분 후의 반응이 그 연극의 승패를 가늠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대 앞좌석에서 연극을 지켜보던 나는 그제 서야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됐구나, 좋구나 !라고 소리쳤습니다. 이러한 나의 심정을 외람 되게 비유한다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뇌이시던 첫 번째 말씀 좋았더라라고 표현하셨던 그 표현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우리 성극 공연은 사흘 동안 계속 되면서 그 열기와 호응이 더해 갔습니다. 내가 이 지역에서 막을 올린 수 십 회의 다른 공연 때 보다 그 박수 소리는 컷으며 또 그 박수의 햇수도 많았습니다. 그 박수 소리는 이 일을 추진했던 우리들의 걱정을 날려보내는 소리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 대해 크게 기대를 걸었다가 그 기대의 수치(數致) 만큼 크게 실망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가를 경험해 왔습니다. 그 예를 영화에서 찾아본다면 과거 우리는 톨스토이 원작 영화 <전쟁과 평화>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그 기대만큼 크게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았던 <벤 허>가 우리들에게 크게 감명을 던져 주었던 사실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이번 성극 대회는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것에 대한 성과라고 자위(自慰)해 봅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6개 팀 ! 이 숫자는 다른 음악대회나 운동경기에 있어서의 몇 십 게 팀의 참가와 맞먹는 숫자라고 나는 강조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연극이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많은 단위 예술이 한데 어울러져야 연극이 성립된다는 사실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통하여 얻어진 성과는 뛰어난 연기력 뿐 아니라 연출, 조명, 효과, 의상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뛰어난 자질(資質)을 지닌 인재들이 각 교회마다 숨어 있었다는 그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내가 펼칠 일반 연극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내가 펼치는 연극에 동참시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치르고 난 후의 또 하나의 소감은 예상외로 업그레이드(Up Grade) 된 이번 대회의 수준이 2회, 3회로 이어져 갈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수준에 올라간 한 행사의 전통은 그 행사의 역사(歷史)로 이어진다는 습성 때문에 말입니다.
앞으로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연극 팀의 시범공연의 막이 또 한번 올라갑니다. 이 시범공연에는 많은 관객이 몰려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속된 표현일지는 몰라도 <입 선전>이란 몇 만장의 포스터나 몇 십 번의 신문 전면 광고보다 더 효과가 있기 때문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시범공연이 끝나면 하와이 교역자협의회 주최 한국일보 하와이 지사 특별후원의 우리 팀의 하와이 초청공연의 막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입상 팀 50명은 상하(常夏)의 섬 하와이로 날아갈 것입니다.
한편 이번 우리 대회를 참관(參觀)하기 위하여 Oregon 주에서 그리고 남가 주에서 세 분의 연극 관계자들이 찾아왔다는 사실은 우리가 뿌린 씨앗이 민들레의 홀씨가 되어 전 미주로 퍼질 징조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그저 감회가 깊을 따름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내 여생(余生)의 여력(余力)을 다해 이 대회를 위해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괭이질을 할 것입니다.
주최측인 한국일보사와 이번 대회를 빛내준 참가 교회와 성극 팀과 많은 관객들에게 깊이 감사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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